지난 대선에서 크게 패한 미국의 민주당이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AP 통신과 시카고 대학의 NORC이 5월 1일부터 5일까지 전국의 1,175명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미래를 낙관하는 응답자는 35%, 비관적인 응답자는 36%였다. 반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55%는 공화당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았고, 비관적인 답변은 21%에 불과했다.
폭스뉴스가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전국 설문조사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41%, 반대가 56%를 기록했는데, 폭스뉴스가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해당 여론조사에서 역대 최악의 결과였다. 4월의 퓨 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호감 38%, 비호감 60%였고, 월스트리트 저널의 여론조사에서도 호감은 36%, 비호감은 60%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관련한 또 다른 여론조사는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의 리더 부재를 보여주고 있다. 5월 7~9일에 실시된 민주당의 얼굴이 누구인지를 묻는 Co/Efficient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인물은 26%를 기록한 ‘아무도 없다(nobody)’였다. 4월에 실시된 갤럽의 민주당 의회 지도부 신임에 관한 여론조사는 신뢰도 25%를 기록하며 기존 최저치에서 무려 9포인트나 하락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은 코미디언 앤드루 슐츠와 아카시 싱의 팟캐스트 Flagrant에 출연하여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주장했던 민주당이 오히려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민주당 지자인 슐츠는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지난 네 번의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발언권이 없었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공화당의 독재, 과두 정치, 민주주의 장악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관점에서 볼 때 저는 평생 민주당원으로서 민주당이 유권자들로부터 민주적 절차를 완전히 제거한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들은 이것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샌더스 의원은 동의했다. “이견이 없습니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힐러리 클린턴을 민주당 최종 후보 내정한 후 버니 샌더스를 경선에서 탈락시키기 위한 음모를 꾸민 사실이 민주당전국위원회의 이메일 유출로 드러났다. 당시 이메일을 유출한 내부자 세스 리치는 야간에 등에 총을 맞은 채 거리에서 발견되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도 카멀라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낙점한 후 경선을 생략하여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샌더스는 미국의 고장 난 정치 시스템을 고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와 달리, 기존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민주당의 인식은 일반 미국인들의 인식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민주당은 미국 서민이 아닌 부자를 위한 정당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60년대와 70년대에 민주당은 부유한 사람들로부터 많은 돈을 모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선거 자금 조달 등이 모두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부유층의 자금을 지원받는 민주당 조직이 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컨설턴트들이 선거 운동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 계급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016년,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월가로부터 많은 돈을 기부받았다. 대표적으로 카멀라 해리스는 2024년 9월에 뉴욕에서 열린 자금 모집 행사에서 월가로부터 2천7백만 달러를 모금하며 트럼프를 압도했다. 이 행사는 미국 정치사에서 역대 최고 단일 기부 행사로 기록되어 있다. 해리스 캠페인은 총 3억 6천1백만 달러, 트럼프 캠페인은 총 1억 3천만 달러를 모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