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가 그린란드 이누이트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 진행한 강제 피임 캠페인에 대해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이는 덴마크와 자치령인 그린란드 간의 관계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사안 중 하나이다.
1960년대부터 1992년까지 덴마크 당국은 약 4,500명의 이누이트 여성들, 즉 출산 가능 연령 여성의 약 절반에게 동의 없이 자궁 내 장치(IUD)를 강제로 삽입했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이누이트 출산율을 줄이는 것이었으며, 2022년 덴마크 방송공사의 팟캐스트 “스피랄캄파녜”가 이 프로그램의 전체 규모를 밝혀내는 기록들을 공개할 때까지 대부분 숨겨져 있었다.
이 관행은 특히 어린 피해자들에게 충격적이었다. 많은 여성들이 장치가 삽입될 때 아이였으며, 피해자 중 한 명인 헨리에테 베르텔센은 당시 불과 13세였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의 경험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말한 나야 리베르트는 그 시술을 “고문 같았고, 강간 같았다”고 묘사하며, 의료 기구들이 어린 자신의 몸에 비해 너무 컸다고 회상했다.
캠페인의 결과는 파괴적이고 지속적이었다. 많은 여성들이 영구적으로 불임이 되었으며, 거의 모든 피해자들이 신체적 또는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았다. 일부 여성들은 출산 후 아무런 설명 없이 장치를 삽입 받았고, 다른 경우에는 언어 장벽으로 인해 시술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덴마크를 대표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프레데릭센 총리는 성명에서 밝혔다. 그녀는 그린란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체계적인 차별을 받은 것에 대해 인정하며, 피임 캠페인을 넘어 강제 입양과 그린란드 아이들을 가족으로부터 강제로 분리한 일 등 다른 역사적 불의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린란드의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총리 역시 1992년부터 그린란드가 의료 시스템을 관리하게 된 후에도 소규모로 계속된 사례들에 대해 사과했다. “여러분이 요청하지도 않고 통제할 수도 없었던 개입에 노출되어 그 결과와 함께 살아온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피해자들과 법적 대리인들은 이번 사과를 환영하면서도 이것이 정의를 향한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약 150명의 여성이 자신들의 권리 침해에 대해 덴마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2024년에는 현재 70~80대인 143명의 여성들이 총 약 4,300만 크로네(약 630만 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하며 덴마크 내무보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마즈 프라밍 변호사는 “제 의뢰인들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는 큰 진전입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제 국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을 제공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겠습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피해자 중 한 명인 헨리에테 베르텔센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기쁘다면서도 “아마도 늦은 것 같다”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 스캔들에 대한 독립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는 2025년 9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조사 완료 후 그린란드 정부와의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여기에는 피해 여성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 문제가 포함된다.
이번 사과는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나왔다. 같은 날 덴마크 공영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미국 관리들이 그린란드에서 덴마크를 나쁘게 보이게 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안보상의 이유로 전략적 위치에 있고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를 인수하겠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이에 대해 덴마크 외무부는 자국 업무에 대한 “간섭”이라며 미국 대리대사를 소환해 회담을 가졌다.
그린란드는 1953년에 덴마크의 헌법이 개정되면서 덴마크의 일부가 되었지만 종속적인 지배 관계는 계속되었다. 덴마크는 2022년에 1950년대에 그린란드 아이들을 강제로 덴마크로 데려가 덴마크인으로 동화하는 실험을 실시한 과거에 대해 공개 사과한 바 있다.
Denmark’s prime minister on Wednesday presented a long-awaited apology to the victims of Denmark’s forced contraception campaign in Greenland, lifting a key point of tension with its autonomous territory. https://t.co/Ls2uvKvyLH pic.twitter.com/D2A3YgGte0
— AFP News Agency (@AFP) August 27,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