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보국(DNI)의 털시 개버드 국장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꾸민 CIA 내부 세력과 치열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개버드 국장이 37명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보안 허가를 취소하며 딥스테이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새로운 질서의 도입을 주도하는 것만큼 손에 잡기 어렵고, 실행하기 위험하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일은 없습니다.”
DNI와 CIA의 갈등 중심에는 CIA 분석가 줄리아 거가누스가 있다. 거가누스는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거짓 내용을 담은 2017년 정보공동체 평가보고서를 주도한 인물이다. 개버드 국장이 이 보고서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자 CIA는 올해 6월에 거가누스를 ‘비밀 요원’으로 재분류했다.
CIA는 거가누스를 비밀 요원으로 만들어 개버드 국장이 그녀를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 없도록 법적 장벽을 세우려 했다. 현역 비밀 요원의 신원 공개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버드 국장은 CIA의 자료들을 기밀 해제하고 공개한 다음 거가누스의 보안 허가를 박탈했다.
CIA 분석국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거가누스가 현역 비밀 요원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려 개버드 국장이 공개 반박을 할 수 없도록 대응했는데, 개버드 국장이 비밀 요원 신분 공개 금지법 때문에 자신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변호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계산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에서 ‘비밀 요원’의 이력이 언급되면서 거가누스의 정체가 드러났다. 거가누스가 비밀 요원이 아닌 공개된 CIA 직책에 있었으며, CIA가 6월에 임의로 그녀의 지위를 바꾼 사실이 쉽게 들통났다.
분노한 개버드 국장은 국가정보위원회를 해체하고 마이크 콜린스 위원장과 마리아 랑간-리에코프 부위원장을 해임했다. 또한 대통령 일일 브리핑 자료의 통제권도 가져왔다.
CIA는 본질적으로 일방향 정보 시스템이다. 정보가 기관으로 들어가면 특정 관점에 맞게 가공될 수 있지만, CIA 국장도 조작된 정보 유출을 막을 실질적 수단이 없다. 관료들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상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론에 흘린다.
CIA는 이번 사건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CIA는 원칙적으로 해외 정보활동만 하고 미국 내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거가누스가 ‘비밀 요원’으로 미국 정부 내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거나 CIA가 불법적으로 미국 내에서 활동한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개버드 국장은 무기화된 정보 공동체와 맞서 싸우는 진실의 전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딥스테이트는 그녀의 활동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이런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