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여론조사, ‘언론 보도를 신뢰하는 미국인은 28%’

갤럽 여론조사, ‘언론 보도를 신뢰하는 미국인은 28%’

갤럽이 목요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언론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거의 70%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이는 최근 찰리 커크 암살 사건과 노스캐롤라이나 경전철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인 살해 사건에 대한 보도 논란으로 더욱 부각되었다.

 

9월에 실시된 1,000명의 성인 대상 조사에서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가 뉴스를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매우’ 또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28%에 불과했다. 이는 작년의 31%, 5년 전의 40%에서 하락한 수치이며, 1970년대 거의 70%에 달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반면 36%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34%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정당 노선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공화당 지지자의 언론 신뢰도는 처음으로 한 자릿수인 8%로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51%는 언론 보도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무소속은 27%가 신뢰를 표했고 32%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의견이 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의 불편한 관계가 이러한 분열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은 트럼프 임기의 첫 100일간 보도가 압도적으로 부정적이었다고 분석했고, 미디어 리서치 센터는 ABC, NBC, CBS의 저녁 뉴스 보도 중 90% 이상이 트럼프에게 비판적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두 번째 임기 100일째 되는 날, 트럼프 행정부는 “100일간의 거짓 보도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주요 언론사들이 “끊임없는 거짓과 조작”을 퍼뜨렸다고 비난하고 48건의 허위 보도 사례를 나열했다.

 

3년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세대 간에도 명확한 차이를 보이며 지난 10년간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65세 이상 성인의 43%가 언론을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 더 젊은 연령대에서는 어떤 그룹도 28%를 넘지 못했다. 갤럽이 1972년 처음 추적을 시작한 이래 언론에 대한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신뢰도는 꾸준히 하락해왔다. 당시에는 68%가 매우 신뢰한다고 답했고, 언론사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미디어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1월 21일부터 6월 21일 사이 CNN, MSNBC, ABC, CBS, NBC, PBS와 같은 진보 뉴스 매체들은 ‘극우’와 같은 표현을 1,222회 사용한 반면 ‘극좌’나 유사한 표현은 86회만 언급했다. 주류 언론 매체들은 9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발생한 23세 우크라이나 난민 이리나 자루츠카에 대한 흑인 남성의 칼부림 사건을 며칠간 외면하고 보도하지 않았다.

 

언론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시청률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미디어아이트가 수요일 발표한 3분기 시청률에 따르면 CNN은 프라임타임 평균 시청자 수가 53만 8천 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핵심 시청층인 25~54세에서는 8만 7천 명에 그쳤다. MSNBC 역시 프라임타임 평균 80만 2천 명, 핵심 시청층 6만 6천 명을 기록하며 1998년 이후 최저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폭스뉴스는 프라임타임 네트워크 1위를 차지했으며, 제시 워터스의 프로그램이 평균 33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숀 해니티는 290만 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정당 정치를 넘어 구조적 변화도 전통 매체를 잠식하고 있다. 로이터 연구소가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팟캐스터와 AI 챗봇이 뉴스 유통에서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35세 미만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소셜 미디어와 비디오 네트워크를 주요 정보 출처로 활용하고 있다. 갤럽 조사는 9월 2일부터 16일 사이에 실시되었으며 전국 50개 주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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