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비 90% 절감? 상하이 해저 데이터센터의 도전

냉각비 90% 절감? 상하이 해저 데이터센터의 도전

중국에서 세계 최초 수준의 상용 해저 데이터센터가 곧 가동된다. 상하이 인근 부두에서 노동자들이 완성 중인 대형 노란색 캡슐은 서버를 바닷속에 담가 냉각에 드는 막대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시도의 산물이다. 웹사이트와 앱을 떠받치는 데이터센터 수요는 인공지능 확산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육상 시설은 공기 냉각이나 증발식 수냉 등 에너지 집약적 방식에 의존한다. 이에 반해 해저에서는 해류가 서버를 식히기 때문에 냉각 전력의 90%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해양 장비 업체 하이랜더는 국영 건설사들과 함께 이번 해저 캡슐을 준비 중이며, 이달 중순 상하이 앞바다에 설치해 중국전신과 국영 AI 컴퓨팅 기업 등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시도는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코틀랜드 해역에서 시험했던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으로, 중국 정부의 탄소 감축 정책과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추진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랜더는 2022년 하이난에서 진행한 비슷한 프로젝트에 4천만 위안(약 79억 원)을 지원받았다.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 들어서는 해저 데이터센터는 기술적 실험을 넘어 전략적 의미도 크다. 데이터 인프라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로, 해저 시설은 해외 해저 케이블이나 극지방 개발과 같은 미래 네트워크 경쟁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 훈련과 클라우드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냉각 비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세계적인 추세와 맞닿아 있다.

 

캡슐은 육상에서 조립된 뒤 바다에 설치되며, 인근 해상 풍력 발전에서 대부분의 전력을 공급받는다. 하이랜더는 사용 전력의 95%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난관도 많다. 바닷물 부식과 습기를 막기 위해 유리 조각이 포함된 특수 코팅을 적용했고, 유지 보수를 위해 수면 위 구조물과 연결된 엘리베이터도 설치한다. 그러나 해저에서 육상까지의 인터넷 연결 구축은 전통적 센터보다 복잡하며, 일본과 미국 연구진은 수중 음파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위험을 지적했다.

 

또 다른 우려는 환경 문제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해양 생물학자는 열이 특정 종을 끌어들이거나 내쫓을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현재까지 충분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이랜더는 2020년 남중국해에서의 시험 운영에서 수온이 허용치 이내였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대규모 시설로 확대할 경우 열 오염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업적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건설 및 운영 비용, 유지 보수의 어려움, 해양 생태계에 대한 잠재적 영향 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단기적 실험에 머물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기업의 기술 축적이 이어진다면, 이번 상하이 프로젝트는 미래 데이터센터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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