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에서 이스라엘 비판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캘리포니아 주지사

학교 내에서 이스라엘 비판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캘리포니아 주지사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이 학교 내 반유대주의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 AB715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2026년부터 시행되며, 새로운 시민권 사무소를 설립하고 그 안에 반유대주의 예방 코디네이터를 두어 차별 신고를 검토하고 시정 조치를 권고하도록 한다. 이 기관의 권한에는 교사가 이스라엘 정부를 부당하게 비판했다는 학생, 학부모, 학교 관계자의 주장도 포함된다.

 

뉴섬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2주년에 이 법안에 서명했다. 당시 공격으로 1,20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고,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50배가 넘는 67,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캘리포니아주 교육부는 입법 과정에서 산호세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2023년 학생들에게 이스라엘이 (외지인이 이주하여 정착한) 정착민 식민지 국가라고 말했고, 마린 카운티의 한 교사가 작년 10월 “학군에 유대인이 너무 많아서” 원주민의 날이 아닌 로시 하샤나(유대인 새해)에 휴일을 준다고 말한 사례를 인용했다.

 

이 법안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반유대주의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초안에는 이스라엘 정부 정책 비판을 신고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언어가 포함되어 있었고, 최종 버전에서는 이를 바이든 행정부가 채택한 전략으로 대체했다. 이 전략은 2016년 국제홀로코스트기억연맹(IHRA)이 설정한 기준을 참고하는데, “이스라엘 국가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교육을 반유대주의로 분류한다.

 

다시 말해, 반유대주의의 범위가 정의되지 않아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모든 비판 또는 부정적인 발언이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대인 평화의 목소리(Jewish Voice for Peace)의 세스 모리슨은 이 법이 법정 다툼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동안 일부 교사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해 논의하는 것조차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학문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효과를 낳는다.

 

더 큰 아이러니는 민주당이 그토록 비판하는 공화당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호에서는 의견을 같이 하는 점이다. 트럼프는 UCLA의 반유대주의 처리 방식을 문제 삼아 캘리포니아대학교에 10억 달러를 요구했고, UC 버클리는 연방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160명의 학생, 교수진, 직원의 이름과 “반유대주의 의혹 보고와의 잠재적 연관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미국-이슬람관계협의회의 후삼 아일루시는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검열 각본이다. 모호한 기준을 무기화하고, 교사를 표적으로 삼고, 교육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인권을 지워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 법안은 반유대주의라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겠다는 명분으로 제정되었지만, 정작 무엇이 반유대주의인지 명확히 하지 않음으로써 이스라엘 정책 비판 자체를 억압하는 도구가 될 위험이 크다. 캘리포니아 교사협회, 캘리포니아 교육위원회 협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모두 이 법안에 반대했음에도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반유대주의 반대라는 명분 앞에서 실질적인 시민권 침해 우려가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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