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빌 게이츠가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을 수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 달 브라질에서 열릴 세계 기후 정상회담을 앞두고,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인류 멸종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기후변화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특히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그렇겠지만, 인류의 종말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가까운 미래에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살아가고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출량 전망치가 낮아졌으며, 적절한 정책과 투자를 통한 혁신으로 배출량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게이츠는 “종말론적 전망이 기후 커뮤니티로 하여금 단기 배출 목표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만들고 있으며, 온난화되는 세계에서 삶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효과적인 일들로부터 자원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이를 3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했던 “전략적 전환”에 비유하며, 전 세계 기후 커뮤니티가 인간 복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우선시하는 전략적 전환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회사의 경우 최고 책임자가 한 명뿐이기 때문에 이런 전환이 비교적 쉽지만, 세계의 기후 우선순위나 전략을 정하는 CEO는 없으며, 그것이 옳다”며 “COP30과 그 이후 기후 커뮤니티가 전략적 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적 압박에 직면한 여러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관련 예산을 축소하고 있어 게이츠의 지적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은 2025년 2월 해외 원조 예산을 국민 총소득의 0.5%에서 0.3%로 대폭 삭감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27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2.5%로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 영국의 기후변화 지원금은 이미 축소된 원조 예산에서 나오는데, 이번 삭감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후변화 지원 약속인 116억 파운드(147억 달러) 목표 달성이 더욱 어려워졌다.
프랑스 역시 기록적인 재정 적자와 지속되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원조 자금을 삭감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5년 예산에서 주택 생태 개보수 지원금인 마프림레노브(MaPrimeRénov’) 예산을 줄이기로 했는데, 이는 2030년까지 주택 부문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와 모순된다. 네덜란드는 2025년 “네덜란드 우선” 접근법의 일환으로 기후 금융을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스위스도 이미 일부 기후 금융을 삭감했다.
COP29에서 선진국들은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에 매년 최소 3천억 달러의 기후 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지만, 최근 유럽의 원조 삭감은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이 이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발언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일부에서는 게이츠가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 위해 기후변화 입장을 후퇴시켰다고 주장했다. 더 버지의 한 작가는 게이츠가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경험하지 못하거나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의의 부자처럼 들린다”며 “어조 단속”을 한다고 비판했다. 어떤 이는 게이츠가 “위험할 정도로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고 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의 기후변화 전문 기자 데이비드 겔레스는 게이츠가 2015년 청정에너지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가 올해 초 기후 정책 부문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드 필란트로피의 편집자 데이비드 캘러핸은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는 의도의 연장선일 수 있다”고 트럼프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도 기후변화에 관한 “선동적인 수사”가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며, “비관주의보다 낙관주의에 기대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 많은 연구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게이츠의 이번 입장 변화는 주요 기후변화 경고자 중 한 명이었던 그의 극적인 전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1년 그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출간하며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강력히 주장했다. 당시 게이츠는 “제로(배출)에 대한 근거는 확고했고, 지금도 그렇다”며 “배출량을 줄이기만 하고 제거하지 않는 목표를 세우는 것은 소용없다. 유일하게 합리적인 목표는 제로”라고 강조했다. 불과 4년 만에 그는 지금까지의 성과와 미래 혁신을 결합하면 재앙을 막기에 충분하다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21년에 영국 배스 대학이 주도한 10개국 1만 명의 16~25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기후 불안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거의 60%가 매우 걱정되거나 극도로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45% 이상이 기후에 대한 감정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4분의 3은 미래가 두렵다고 생각했고, 절반 이상(56%)은 인류가 파멸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3분의 2가 슬픔, 두려움, 불안을 느낀다고 보고했으며, 많은 이들이 공포, 분노, 절망, 슬픔, 수치심과 함께 희망도 느낀다고 답했다.
Bill Gates changes his tune on climate change. Now he calls the “doomsday view of climate change” wrong.
Welcome to the club, Bill.
Here 3 climate scientists debunk several of the doomsday myths: pic.twitter.com/jV9TYxdzHt
— John Stossel (@JohnStossel) October 28, 2025
🚨 NEW — Bill Gates Walks Back His ‘Apocalyptic’ Climate Change Narrative, Pushes More Vaccines
“We won’t achieve our best goal, the 1.5 or even the 2 degrees … We have to frame it in terms of overall human welfare ….. If we stopped funding all vaccines and that saved you 0.1… pic.twitter.com/ndOaafW5jY
— Chief Nerd (@TheChiefNerd) October 28,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