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 대한 군사 작전을 미국에 요구하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자국에 대한 군사 작전을 미국에 요구하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노벨평화상은 인류의 평화와 화해를 증진한 이들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영예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보여준 행보는 이 상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그녀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 군사력 증강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자국에 대한 외국의 군사 개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마차도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 고조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집행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변했다. 그녀는 마두로가 지난해 선거에서 “불법적으로” 권력을 장악했으며, 자신이 출마가 금지되었던 그 선거에서 야당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진정한 승자라고 주장한다. 마차도에게 마두로 축출은 “전통적 의미의 정권 교체”가 아니라 “마약테러 조직의 해체”를 의미한다. 그녀는 마두로를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닌 마약테러 조직의 수장”으로 규정하면서, 그의 제거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실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카리브해 지역에서 마약 단속 작전을 명목으로 군사력을 대폭 증강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서부 카리브해에 해군 함대를 배치했고, 9월부터는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에서 마약 밀수 의심 선박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내부에 대한 직접 공격 계획을 부인했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베네수엘라 내 잠재적 타깃 목록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은 마두로를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마약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군사적 압박의 명분을 쌓아왔다.

 

마차도는 미국의 군사력 사용이 유일한 해법이냐는 질문에 위협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신뢰할 수 있는 위협을 갖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녀의 논리다. 그녀는 베네수엘라 군대와 경찰의 80% 이상이 야당 편에 설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일단 시작되면” 질서 있는 정권 이양에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미 정부를 인수받을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차도의 이러한 발언은 심각한 외교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마차도를 미국의 베네수엘라 불안정화 시도의 전면에 내세워진 인물이라고 비난하며, 그녀가 외국 자금을 반정부 “파시스트” 단체에 유입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마차도는 수십 년간 미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2005년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녀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접견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군사 위협에 대응해 러시아, 중국, 이란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마두로는 미국의 마약 밀매 혐의를 부인하며 트럼프가 “새로운 전쟁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라카스는 미국의 작전을 주권 침해이자 쿠데타 시도로 규정하고, 방어력 강화를 위해 우방국들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월요일 베네수엘라와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비준했으며, 마차도의 발언과 미국의 해군 증강을 새로운 지역 분쟁을 촉발할 수 있는 무모한 도발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자국에 대한 외국의 군사 개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이 전례 없는 상황은, 평화를 위한 상이 정권 교체를 위한 군사적 압박을 옹호하는 인물에게 수여된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마차도의 발언이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대변한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외국 군대의 개입을 촉구하는 것이 과연 평화적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노벨평화상의 정신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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