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감독위원회가 공개한 이메일을 통해 성범죄자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이 비트코인 개발에 직접 자금을 대고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동안 엡스타인과 암호화폐 업계의 연결고리는 소문으로만 떠돌았지만, 이번 문서는 그가 비트코인의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는 데 구체적으로 관여했음을 보여준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개입 시기가 비트코인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뀐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2015년 4월, MIT 미디어랩은 ‘디지털 화폐 이니셔티브(DCI)’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비트코인은 특정 회사나 정부가 아닌 자발적 개발자들이 만들고 유지하는데, DCI의 목적은 이들 개발자에게 안정적인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당시 비트코인 개발자들을 후원하던 비영리 단체인 ‘비트코인 재단’이 재정난으로 사실상 파산하면서 공백이 생겼고, MIT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DCI 설립 10일 후, 당시 MIT 미디어랩 책임자였던 조이치 이토는 엡스타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기부 자금을 사용해서 신속하게 움직여 이번 라운드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토가 전달한 내부 메시지에는 “많은 조직들이 개발자들을 장악하기 위해 서둘렀지만, 우리가 세 명의 핵심 개발자를 영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엡스타인은 “개빈은 영리하다”고 답하며 개발자들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엡스타인은 사모펀드 거물 레온 블랙을 통해서도 MIT에 거액을 기부하도록 주선했다. 블랙은 나중에 엡스타인에게 1억 5,800만 달러를 지불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엡스타인의 MIT 미디어랩 기부 총액은 최소 750만 달러로 추정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익명으로 처리됐다.
비트코인이 변질된 2017년
엡스타인의 비트코인 개입이 단순한 투자를 넘어섰다는 의혹은 2017년에 집중된다. 비트코인 백서는 “순수한 P2P 전자 화폐 시스템”을 표방하며, 금융기관 없이 직접 송금할 수 있는 ‘디지털 현금’을 목표로 했다. 실제로 2016년까지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는 1달러 미만이었고, 확인 시간도 10분 내외였다. 많은 업체들이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2017년, 비트코인에 ‘세그윗(SegWit)’이라는 기술적 변화가 도입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거래 수수료가 평균 55달러까지 치솟았고, 확인에 수 시간에서 수일이 걸리게 됐다. 게임 플랫폼 스팀, 결제 서비스 스트라이프, 여행사 익스피디아, 온라인 포럼 레딧 등 주요 업체들이 잇달아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했다. 스트라이프는 “비트코인이 교환 수단이 아니라 자산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쓸 수 있는 돈’에서 ‘보관하는 금’으로 변모한 것이다.
바로 이 시기, 엡스타인은 비트코인에 대한 유일한 공개 발언을 했다. 2017년 10월, 그는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화폐가 아니라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MIT DCI가 자금을 지원한 핵심 개발자들이 세그윗을 도입해 비트코인을 ‘디지털 현금’에서 ‘디지털 금’으로 바꾼 바로 그때, 엡스타인이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의 연결고리
엡스타인의 의도를 추론할 수 있는 또 다른 단서는 MIT 미디어랩이 진행한 CBDC 프로젝트들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정부가 모든 거래를 추적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크다. MIT는 2020년부터 연방준비은행과 함께 ‘프로젝트 해밀턴’, ‘프로젝트 시더’, ‘규제책임네트워크(RLN)’ 등 세 차례의 CBDC 시범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 모든 프로젝트에 MIT 미디어랩이 관여했다.
엡스타인이 2019년 체포되기 전 MIT 미디어랩에 자금을 댄 것과, 이후 같은 조직이 정부의 CBDC 개발을 주도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엡스타인이 비트코인을 일상적 결제 수단으로 쓸 수 없게 만들어 CBDC 도입의 길을 닦으려 했다고 의심한다. 사람들이 현금 대신 쓸 수 있는 대안이 사라지면, 정부가 통제하는 디지털 화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완의 퍼즐
엡스타인의 자금이 CBDC 개발이나 비트코인 변질에 직접 사용됐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정황은 의미심장하다. 비트코인이 일반인의 대안 화폐로 자리 잡으려는 순간, 엡스타인의 돈을 받은 개발자들이 그것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곧이어 엡스타인이 자금을 댄 같은 기관이 정부 통제 화폐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9년 언론이 엡스타인의 기부를 폭로하자 이토는 하루 만에 사임했다. MIT는 익명 기부 정책을 강화했지만, 엡스타인의 영향력은 이미 비트코인 생태계와 미래 화폐 시스템 설계에 깊이 각인된 뒤였다. 그가 정확히 무엇을 노렸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New court files in the Epstein case hint at something wild…
Leaked emails show he allegedly met “Satoshi” at a Climate Summit in 2014 & even FUNDED early $BTC Core dev.Suddenly Peña’s old quote hits different:
“If you knew who started Bitcoin, you couldn’t sleep at night.”📉 pic.twitter.com/d4DjxRFymt— 3am Bruv (@3ambruv) November 17,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