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학자들 “뇌 무기는 공상과학 아냐” 경고

영국 학자들 “뇌 무기는 공상과학 아냐” 경고

영국 브래드퍼드 대학의 마이클 크롤리와 말콤 단도 교수는 인간의 의식, 지각, 기억, 행동을 공격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는 정교하고 치명적인 ‘뇌 무기’가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두 학자는 곧 출간할 책을 통해 전 세계에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하며, 이번 주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주요 국가 회의에 참석해 인간의 정신이 전쟁의 새로운 최전선이 되고 있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크롤리 교수는 “공상과학처럼 들리지만, 위험한 것은 이것이 과학적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왕립화학회에서 출판되는 이 책은 신경과학, 약리학, 인공지능의 발전이 결합되어 새로운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크롤리 교수는 “우리는 뇌 자체가 전장이 될 수 있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며 “중추신경계를 조작하여 진정시키거나 혼란시키거나 강요할 수 있는 도구들이 더욱 정밀해지고, 접근 가능해지며, 각국 정부들에게 더욱 매력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책은 중추신경계 작용 화학물질에 대한 국가 주도 연구의 충격적인 역사를 추적한다. 냉전 시기와 그 이후 미국, 소련, 중국은 모두 중추신경계 작용 무기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구”했다고 크롤리 교수는 밝혔다. 이러한 무기들의 목적은 의식 상실, 진정, 환각, 착란, 마비, 방향 감각 상실 등을 포함한 장기적 무력화의 유발이었다.

 

가장 광범위하게 문서화된 사례는 미 육군의 에지우드 아스날 실험이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메릴랜드주 에지우드 무기고에서는 수천 명의 군인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중추신경계 무기 실험이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실험의 구체적 내용이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동원되었으며, 군 명령 체계 안에서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물질은 ‘BZ’로 알려진 3-퀴누클리디닐 벤질레이트였다.

 

BZ는 1961년 정식으로 군사 무기로 채택되었으며, 중추신경계의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해 수 시간에서 며칠 동안 지속되는 심각한 착란, 환각, 과제 수행 불능 상태를 유발한다. 에지우드 아스날에서는 BZ 외에도 LSD, 케타민, 펜타닐 등 다양한 중추신경계 작용 물질이 실험되었으며, 이 연구는 1975년까지 계속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나중에 의회 청문회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피해자들은 장기간의 건강 피해를 호소했다.

 

중추신경계 작용 무기가 실제로 대규모로 사용된 유일한 사례는 2002년 러시아 연방이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개입한 경우다. 무장한 체첸 무장세력이 900명의 관객을 인질로 잡은 이 사건에서, 러시아 보안군은 펜타닐 유도체를 사용하여 인질범들을 제압하려 했다. 대부분의 인질은 구출되었지만, 120명 이상이 화학 물질의 영향으로 사망했으며,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상당수의 생존자들이 장기적인 건강 손상을 입거나 조기 사망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이후 신경과학 연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두 학자는 한때 상상할 수 없었던 훨씬 더 “정교하고 표적화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현재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에는 메신저 RNA를 뇌로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지질 나노입자 기술이 개발되면서, 혈액뇌장벽을 통과하여 특정 뇌 세포를 표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치료 같은 의학적 목적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의 특성이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다.

 

단도 교수는 “신경학적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바로 그 지식이 인지를 방해하고, 순응을 유도하며, 심지어 미래에는 사람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작원으로 만드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연구자는 이 위협이 “실재하며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국제 무기 통제 조약들에는 이를 효과적으로 다룰 공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단도 교수는 브래드퍼드 대학의 국제안보 명예교수이며 생물학 및 화학무기 통제 분야의 선도적 전문가다. 크롤리 교수는 같은 대학 평화학 및 국제개발 부문의 명예 방문 선임연구원이다. 이번 주말 두 학자는 헤이그에서 열리는 당사국 회의 제30차 회의에 참석한다. 이 회의는 화학무기금지협약의 이행을 감독하는 국제기구이다.

 

책은 기존 무기 통제 조약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통합적 무기 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추신경계 작용제 및 무력화 물질에 관한 실무 그룹 설립을 포함해 훈련, 감시, 정의 규정과 관련된 실행 가능한 조치들을 제시한다. 단도 교수는 “사후 대응적 거버넌스에서 사전 예방적 거버넌스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학자는 뇌와 중추신경계에 대한 연구가 인류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과학적 진보를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 의도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크롤리 교수는 “지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과학의 온전성과 인간 정신의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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