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표현의 자유 억압 혐의로 영국 NGO 대표 두 명 입국 금지

미 국무부, 표현의 자유 억압 혐의로 영국 NGO 대표 두 명 입국 금지

미국 국무부가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했다는 이유로 영국인 두 명과 전 유럽연합 집행위원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제재 대상은 ‘디지털 혐오 대응센터(CCDH)’ 대표 임란 아메드와 ‘글로벌 허위정보 지수(GDI)’의 클레어 멜포드다. 아메드는 추방 조치에 직면했으며, 멜포드는 미국 비자가 취소된다. EU의 디지털 서비스법을 주도한 전 유럽연합 집행위원 티에리 브르통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사라 로저스 미국 공공외교 차관은 이들이 미국인에 대한 역외 검열에 관여했다고 비난했다. 로저스 차관은 X에 올린 일련의 게시물에서 “너무 오랫동안 유럽의 이념주의자들이 미국 플랫폼에 압력을 가해 자신들이 반대하는 미국인의 견해를 처벌하도록 조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더 이상 이러한 심각한 역외 검열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저스 차관은 특히 멜포드의 GDI가 납세자 자금을 사용해 미국인의 발언과 언론을 검열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리도록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제재가 표현의 자유 억압 시도에 대응하는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외교정책은 미국 주권 침해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다른 외국 행위자들이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오늘의 명단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로저스 차관은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에 대해서도 이 법이 다른 국가들에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 플랫폼에서 미국 사용자들의 미국 정치 관련 발언을 검열하려는 시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한계선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하원에서는 영국 통신규제기관 오프콤 등 외국 정부나 규제기관을 상대로 검열 혐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그래나이트법’이 검토 중이다.

 

임란 아메드는 과거 영국 노동당 정치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2018년 CCDH를 설립했다. 회사등기소 기록에 따르면 현재 키어 스타머 총리의 다우닝가 비서실장인 모건 맥스위니가 CCDH 설립 초기부터 2020년 4월 6일까지 이사로 재직했는데, 이는 스타머가 노동당 대표가 된 지 이틀 후였다. CCDH는 2021년 팬데믹 당시 백신 관련 허위정보의 약 3분의 2를 유포했다고 지목한 12명의 명단을 공개한 ‘허위정보 12인’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현 미국 보건복지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포함됐다.

 

2023년 머스크는 X가 혐오 발언과 허위정보의 온상이 되었다는 CCDH 보고서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2024년 3월 연방 판사가 기각했다. 이후 유출된 문서에서 CCDH가 ‘머스크의 트위터 죽이기’를 연간 우선순위 중 하나로 설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GDI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를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위주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역시 제재 대상에 오른 독일 단체 ‘헤이트에이드’의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를 법치를 무시하고 비판자들을 침묵시키려는 정부의 탄압 행위로 규정했다.

 

EU의 디지털 서비스법은 2022년 통과 당시 온라인상 아동 보호와 불법 콘텐츠 규제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유해 콘텐츠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고 허위정보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 법이 실제로는 정치적으로 불편한 견해를 검열하는 도구로 변질됐다고 지적한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콘텐츠 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머스크의 X에 1억 2천만 유로 벌금을 부과하는 근거가 됐다.

 

영국은 같은 수법을 답습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9월 불법 이민 단속을 명분으로 취업 시 디지털 신분증을 의무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신분증은 이름, 생년월일, 국적, 사진을 포함하며 안면인식이나 지문으로 신원을 인증한다. 정부는 16세 이상 모든 거주자에게 발급하고 13세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온라인 안전법에 따른 연령 인증과 청소년 고용 절차 간소화가 명분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감시 체계의 시작이라고 경고한다. 빅브라더워치의 실키 카를로 대표는 “아이들까지 이 광범위한 생체인식 신분증 시스템에 등록하려는 전망은 불길하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디지털 신분증 도입 반대’ 청원에는 296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법학대학원의 조너선 털리 교수는 올해 9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부와 빅 테크 간 검열 공조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힐러리 클린턴이 EU의 디지털 서비스법의 배후에 있다고 말했다. 털리 교수는 저서 ‘필수불가결한 권리’를 언급하며 “정부, 기업, 학계, 심지어 언론까지 조율하여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검열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이 다른 나라들처럼 충분한 토론을 하지 못한 대가로 심리적, 발달적 문제를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털리 교수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과학자들이 차단되고 금지되고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며 “반대 의견을 제기한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 서명자들이 여러 면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 클린턴이 유럽으로 건너가 악명 높은 EU 입법인 디지털 서비스법을 이용해 미국인을 검열하라고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털리 교수는 머스크가 이 싸움에서 홀로 맞서왔으며, 이후 메타가 합류했고 이제 구글까지 동참하게 됐다며, 특히 매우 공격적인 반표현의자유 캠페인을 벌이는 EU에 맞서기 위해 이들 기업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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