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표현의 자유 제한해야”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억만장자

“미국은 표현의 자유 제한해야”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억만장자

이스라엘 출신 기술 분야 억만장자 슐로모 크레이머가 미국인들에게 수정헌법 제1조를 제한할 것을 촉구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이버 보안 기업 카토 네트웍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크레이머는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와 임퍼바를 공동 창업한 사업가로, CNBC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권위주의 정부에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에 비해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레이머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의 무제한적인 표현이 양극화를 부추기고 적대적 세력이 사회와 정치의 근간을 훼손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와 테크 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직접 통제하고 누가 발언할 수 있는지, 그 발언이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온라인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모든 사람의 진정성을 등급화하고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을 제안하며, 그 순위에 따라 발언 권한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제안을 정부가 규제할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가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도구에 대한 긴급 대응책으로 프레이밍 했다. 크레이머는 중국은 정부가 하나의 목소리만 허용해 사회를 안정시키는 반면, 미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는 다양한 의견을 허용하다 보니 적대 세력에 악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레이머의 발언은 X에서 즉각적인 반발을 촉발했다. 사용자들은 그를 검열 옹호 및 미국 헌법적 권리에 대한 간섭 시도로 보았다. 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크레이머가 반유대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표현 제한을 촉구한다는 주장을 리포스트하며 간단히 “아니오”라고 응답했다. 여러 사용자들은 그를 폭군이라고 부르며, 중국의 국가 통제 표현 시스템과 다를 바 없다고 그의 제안을 비판했다.

 

한편, 크레이머가 언급한 유럽식 온라인 표현 규제 모델이 한국에도 도입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국회는 최근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참고해 설계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 및 불법 정보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에 대해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크레이머가 주장한 것과 유사한 온라인 표현 규제 체계는 이미 유럽연합(EU)에서 디지털서비스법(DSA)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DSA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온라인에서 보호하고 사이버 불링, 불법 콘텐츠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법안으로 그루밍, 유해 콘텐츠, 문제적이고 중독성 있는 행동, 사이버 불링, 유해한 상업적 관행 등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공식적인 취지와 달리 정치적 검열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2025년 7월 보고서를 통해 EU가 DSA를 유럽과 미국, 전 세계에서 핵심적인 정치적 담론을 검열하도록 요구하는 검열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EU 내부 워크숍에서 “우리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일상적인 정치적 구호가 플랫폼이 검열해야 할 “불법적인 혐오 표현”으로 분류된 사례를 공개했으며, 유머와 풍자 역시 주요 검열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국제유럽문제연구소(IIEA)도 DSA가 진실하고 합법적이며 무해한 콘텐츠까지 과도하게 삭제하도록 유도하여 해로운 검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셜미디어 기업의 콘텐츠 규제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비판해 왔으며, 특히 EU의 DSA가 미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라고 문제 삼아 왔다. 미 국무부는 최근 DSA 제정을 주도한 EU 인사 5명을 비자 제한 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한국의 이번 법안 역시 2026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향후 한미 간 표현의 자유와 통상 문제를 아우르는 외교 현안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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