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격 취소는 사실상 연기

미국의 이란 공격 취소는 사실상 연기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막판에 취소한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결정이 외부의 설득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이었다고 강조하지만, 복수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미국의 이란 공습이 한때 ‘임박했다’고 전하면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이집트와 함께 이스라엘의 고위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아무도 나를 설득하지 않았다. 내가 나 자신을 설득했다”고 말하며 외부 개입설을 부인했다. 그는 특히 이란 당국이 시위대에 대한 대규모 사형 집행 계획을 철회한 점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하루에 800명 이상이 처형될 예정이었지만 집행이 취소됐고, 이에 대해 “나는 그 결정을 매우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경제난과 물가 상승을 계기로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고, 이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진압 과정에서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추정도 나왔다. 트럼프는 시위대에 “도움이 오고 있다”고 말하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해 왔고, 실제로 미국은 항공모함과 구축함 등을 중동에 전개하며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다. 동시에 이란 보안 당국자들과 기관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도 단행했다.

 

그러나 예루살렘 포스트,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의 보도를 보면, 공격 연기에는 이스라엘 측의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공격을 서두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이 예상보다 빠르게 공격 태세로 전환하자 네타냐후는 미국의 공격 시점과 이란의 반격에 대비한 이스라엘의 방어 태세를 충분히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방공망의 대비 수준,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에 얼마나 즉각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제한적인 군사 공격이 실제로 이란 정권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여기에 걸프 국가들의 외교적 중재가 겹쳤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은 막판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한 번의 기회’를 주자며 공격이 역내 전체로 확산될 경우 심각한 역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이란에도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경우 역내 국가들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트럼프는 이후 “상대편의 매우 중요한 소식통들로부터 사형 집행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고 말하며 긴장 완화를 시사했다.

 

결국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개인적 판단’이라는 형식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이란 내 시위 상황의 급변, 사형 집행 중단, 중동 동맹국들의 외교 압박, 그리고 이스라엘의 준비 시간 요청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은 공격을 취소했지만 군사 자산은 여전히 중동에 남아 있고, 제재와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긴장은 일시적으로 완화됐을 뿐, 언제든 다시 고조될 수 있는 불안정한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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