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볼로냐대학교 공학 박사 알베르토 도니니가 기자 대피라미드의 연대를 재평가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이 연구는 피라미드 기단부의 침식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건축물이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원전 2,580년경이 아니라 2만 년에서 4만 년 전 사이에 세워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도니니가 사용한 ‘상대 침식 방법’은 피라미드가 건축된 이후 줄곧 외부에 노출되어 있던 석재와, 약 675년 전 외부 피복석이 제거된 후에야 비로소 드러난 인접 석재의 침식 정도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두 표면의 마모 차이를 측정함으로써 오래된 석재가 얼마나 오랫동안 외부에 노출되어 있었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방법의 핵심이다. 도니니는 피라미드 기단부 주변 12개 지점을 조사했고, 각 지점에서 침식된 물질의 부피를 측정한 뒤 비율을 계산했다. 이를 통해 산출된 연대는 기존 추정치를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 결과는 지점마다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 일부는 약 5,700년의 침식을 시사한 반면, 다른 지점들은 5만 4,000년 이상의 연대를 가리켰다. 하지만 평균값을 계산한 결과, 피라미드가 약 1만 1,000년에서 3만 9,000년 전 사이에 건축되었을 확률이 68퍼센트로 나타났으며, 전체 평균은 약 2만 4,900년으로 추정되었다. 도니니는 상대 침식 방법이 정확한 건축 시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연관된 확률과 함께 구조물의 연대 범위를 추정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도출된 연대 범위가 넓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고고학 연대인 기원전 2,560년일 확률은 낮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도니니 박사가 제시한 연대가 정확하다면, 기자 대피라미드는 쿠푸 왕의 통치 시기는 물론이고 알려진 어떤 고대 문명의 등장보다도 앞선 시기에 세워진 것이 된다. 이는 인류 역사와 고대 건축 지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도니니는 쿠푸 왕이 피라미드를 새로 건축한 것이 아니라 기존 구조물을 보수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러한 가설은 피라미드의 원래 건축자에 대한 기존 가정을 수정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기자 고원의 세 피라미드 중 가장 큰 기자 대피라미드는 이집트 제4왕조 시기 쿠푸 왕이 건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카프레 피라미드, 멘카우레 피라미드, 대스핑크스와 함께 정확한 배치, 독특한 건축 방법, 논쟁적인 용도 때문에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고대 이집트에 대한 오랜 가정에 도전장을 내밀며 고고학자, 역사학자, 엔지니어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을 촉발했다. 일부 학자들은 피라미드 건축에 대한 증거가 항상 문헌 자료, 특히 나중에 기념물 내부에서 발견된 비문에 크게 의존해왔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비문들은 실제 건축 시기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연대 측정은 비문이나 모르타르에 포함된 유기물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에 의존하는데, 비문은 보수 시 추가될 수 있고 모르타르 역시 후대 보수 작업의 산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석회암 자체는 수억 년 된 암석이라 직접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니니는 석재가 언제부터 외부에 노출되었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집트 건축물의 연대에 대한 이러한 논쟁은 도니니가 처음 제기한 것이 아니다. 1990년대 초 보스턴대학교의 지질학자 로버트 쇼크 교수는 대스핑크스의 물 침식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기념물이 기원전 7,000년에서 5,000년 사이에 건설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쇼크는 스핑크스 주변 석회암 벽면의 수직 침식 흔적이 바람이 아닌 강수에 의한 것이며, 이는 이집트에 충분한 강우량이 있었던 시기, 즉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건축 연대인 기원전 2,500년보다 훨씬 이전에 조성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는 당시 고고학계에서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이집트 고대 유적의 연대에 대한 학문적 재검토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 산성비, 보행 통행량, 모래에 부분적으로 매몰된 상태 등 많은 요인들이 계산에 불확실성을 가져온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12개 측정 지점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은 피라미드 기단부가 수만 년의 노출을 견뎌왔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번 발견이 수 세기에 걸친 이집트 학계의 합의를 뒤집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이 연구는 이미 고고학계의 해묵은 논쟁을 재점화했다. 전통적인 연대 측정 방법과 새로운 물리적 분석 기법 사이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 그리고 인류 문명의 기원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확실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Who Was There Before the Pharaohs? The 20,000-Year-Old Great Pyramid Claimhttps://t.co/lOscSzvJTG pic.twitter.com/dWIg6EaV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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