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속 암호와 사타니즘

엡스타인 파일 속 암호와 사타니즘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서 350만 쪽 가운데 일부 이메일에서 ‘피자’라는 단어가 859회, ‘치즈’가 1138회 등장한다. 문제는 이 단어들이 등장하는 맥락이다. 한 이메일은 이렇게 적혀 있다. “중국 쿠키보다 낫네. 다시 피자와 포도 소다를 먹으러 가자. 다른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거야.” 또 다른 이메일은 임신한 여성의 사진에 대해 “행복과 흥분의 표정으로 부드러운 빛을 내뿜고 있다”고 묘사한 뒤 “그래, 그게 피자야”라고 덧붙인다.

 

비뇨기과 의사 해리 피시는 엡스타인에게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후 “손을 씻고 피자와 포도 소다를 먹으러 가라”는 조언을 했다. 건강에 민감한 부유층 남성들 사이에서 포도 소다는 흔한 음료가 아니다. “내일 몇 시에 피자와 포도 소다를 먹을까”라는 질문도 있다. 더 기묘한 것은 ‘비프 저키’다. 이메일들은 저키를 냉장 보관하라고 거듭 강조한다. “71번가 냉장고에 비프 저키 한 봉지가 있어… 그녀에게서 받아와.” “작은 보냉 가방이면 충분해… 많은 양의 얼음은 필요 없어.”

 

그런데 비프 저키는 원래 상온 보관 식품이다. 냉장이 필요 없다. 프란시스라는 사람은 저키 만드는 법을 보여주겠다고 제안했고, 쿡스라는 식당에서 ‘비프 저키와 스테이크’를 맛보겠다며 들떠 있었다. “저키를 분석했나? 쇠고기를 분석했나?”라는 질문도 있다. ‘더 캐니벌’이라는 식당 이름도 등장한다. 이메일 속 대화를 문자 그대로 읽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류 언론과 팩트체크 매체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스놉스는 법무부 문서에 ‘식인’, ‘인신 제사’라는 표현이 등장하지만, 이는 2019년 익명의 남성이 FBI에 한 증언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2000년 엡스타인의 요트에서 “아기들이 해체되고 내장이 제거되며 사람들이 내장에서 나온 배설물을 먹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팩트체크 매체들은 이것이 2016년 대선 당시 유행했던 ‘피자게이트’ 음모론의 재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파일 공개에서 FBI가 엡스타인 사건의 첫 번째 신고를 받고도 이를 묵살한 기록이 발견됐다. 1996년 8월 29일, 예술가 마리아 파머는 뉴욕 경찰에 엡스타인과 길레인 맥스웰이 자신과 16세 여동생 애니를 성폭행했다고 신고했고, 경찰의 조언에 따라 FBI에 연락했다. 파머는 엡스타인이 미성년 여동생들의 나체 사진을 훔쳤으며, 다수의 미성년 소녀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했다. FBI는 1996년 9월 3일 이 사건을 ‘아동 포르노’로 분류했지만, 파머가 전화했을 때 FBI는 전화를 끊어버렸고 아무런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미국 의회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소속 로런 보버트 하원의원은 뉴스맥스에 출연해 “검열되지 않은 엡스타인 파일은 많은 사람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어둡다. 심지어 인육 소비, 즉 식인 행위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버트는 고문에 대한 이메일, 자주 언급되는 ‘소비’라는 단어, ‘더 캐니벌’이라는 식당, ‘인육’으로 보이는 암호 ‘저키’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보버트는 “이것이 단순히 젊은 여성들의 인신매매만이 아닌 것 같다. 제프리 엡스타인과 그의 동료들이 일종의 소비 행위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암호가 있다. 그것이 인육 소비인가? 비프 저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 식당이 인육을 제공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곳은 아니지만,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문이 그들에게는 큰 동력이었다. 이들은 매우 역겨운 짓을 한 병든 사람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보버트는 여성들의 관여도 지적했다. “엡스타인과 길레인 맥스웰을 위해 직접 일한 여성들이 있었고, 이들 중 많은 이가 ‘여기 10살짜리, 11살짜리, 9살짜리가 있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레이첼 챈들러, 길레인 맥스웰을 비롯해 많은 여성이 아동 인신매매에 깊이 관여했다. 이 일에 관여된 여성들을 보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폴란드와 러시아 정부는 더 강력한 반응을 보였다. 폴란드 도널드 투스크 총리는 “폴란드 아동이 소아성애자 네트워크와 이 사탄적 집단의 조직자인 엡스타인에게 학대당한 사건을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며 경찰이 350만 쪽의 파일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스크는 크라쿠프에서 엡스타인에게 ‘여성이나 소녀들의 집단’을 제공하겠다고 말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있으며 “이런 단서가 더 많다”고 말했다.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도 엡스타인 파일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NTV와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파일은 서구와 딥스테이트, 아니 서구 전체를 지배하고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딥스테이트 연합의 얼굴을 드러냈다”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것이 이해할 수 없는 완전한 사타니즘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새로 공개된 문서에 엡스타인과 그의 동료들이 인신 제사를 포함한 오컬트 의식에 참여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엡스타인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은행 계좌명도 논란이 됐다. 한 문서에는 엡스타인이 1만 1,438달러를 송금하도록 요청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계좌명이 ‘Baal name’으로 적혀 있다. 바알은 고대 중동의 신으로 ‘주인’ 또는 ‘영주’를 의미하는 히브리어다. 가나안 사람들은 바알을 풍요의 신으로 숭배했다. 구약성경에서 바알은 이스라엘의 신 야훼의 주요 경쟁자로 묘사된다.

 

성경에 따르면 바알 숭배자들은 첫째 아이를 바알에게 제물로 바쳤으며, 이는 아합 왕과 이세벨 여왕 치세에 절정에 달했다.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화장된 영아와 어린아이들의 유골이 담긴 수천 개의 항아리가 발견됐다. 성경 예레미야서는 유대인들이 몰렉이라는 제물로 바알에게 아기를 희생시킨 것을 비난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엡스타인 섬에 악마 몰록에게 바쳐진 신전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일부 언론사는 ‘Baal name’이 ‘Bank name’의 오타일 수 있다며 부인했다.

 

엡스타인 피해자 중 한 명인 크리스틴 콘스탄티노는 법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 요원들은 일종의 마법(witchcraft)에 연루되어 있다. 1998년 FBI와 CIA의 사람들이 내 인생을 가지고 게임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믿지 않았지만 그것은 사실이다”라고 증언했다. 그녀는 정보부가 자신을 납치해서 엡스타인에게 데려갔고 고문에도 가담했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엡스타인 파일의 공식 기록으로 법무부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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