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약 350만 건의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수석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이 엡스타인과 나눈 방대한 교신이 드러났다. 로저 스톤이 X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공개된 엡스타인 이메일에서 배넌은 1,700회 이상 언급되며 두 사람이 직접 주고받은 수백 건의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NBC뉴스는 저자 마이클 울프를 인용해 배넌이 엡스타인의 맨해튼 타운하우스와 파리 아파트를 “자주 드나들었으며, 두 사람은 거의 매일 전화와 이메일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정작 배넌 본인은 누구보다 강하게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촉구해온 인물이었다.
2019년 1월 1일, 민주당이 2018년 중간선거로 하원을 탈환한 지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다. 바로 그날 엡스타인과 배넌 사이에 오간 문자가 이번 문서에 담겨 있다. 엡스타인은 배넌에게 자신이 접촉한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배넌은 민주당이 “출발선에서부터 그를 날려버릴 것”이라며 백악관에 “반격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엡스타인은 트럼프의 정신 상태를 우려하며 그가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배넌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경계선 너머라고 생각한다, 수정헌법 제25조”라고 직접 거론했다. 자신이 모셨던 대통령을 직무 불능으로 몰아낼 수 있는 헌법 조항이었다.
엡스타인은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준 게 아니었다. 그는 민주당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며 정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그 정보를 백악관 핵심 인사 출신인 배넌에게 건네고 있었다. 민주당은 그해 1월 3일 하원을 공식 장악하자마자 탄핵 결의안을 재상정했고, 결국 2019년 12월 트럼프를 탄핵시키기에 이른다. 배넌과 엡스타인의 문자는 바로 그 소용돌이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오갔다. 이번 파일이 드러낸 더 깊은 역설은 여기에 있다. 엡스타인은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에 세력을 구축해 놓았고, 겉으로는 서로 싸워야 할 진영들이 그의 네트워크 안에서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었다.
공개된 문서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취재원과 저널리스트의 경계를 훨씬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배넌은 2018년부터 2019년 엡스타인이 체포되기 직전까지 그의 이미지 쇄신 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엡스타인에게 “먼저 거짓말에 반박하고, 소아성애자 및 인신매매 서사를 분쇄한 다음, 자선사업가로 재건하자”는 전략을 제시했고, 선임할 변호사를 추천하며 2019년 4월에는 엡스타인의 집에서 직접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2019년 7월, 배넌이 엡스타인의 뉴욕 저택을 방문하기로 한 전날 밤 엡스타인이 성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됐다. 배넌에게 온 마지막 문자는 “모두 취소됨”이었다.
이 폭로가 알려지자 MAGA 진영의 핵심 인사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 전 장군은 “배넌과 엡스타인이 그 배후에 있었다면 배넌은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고,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도 “배넌이 트럼프를 위해 감옥까지 갔다는 건 알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엡스타인과 그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에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CNN이 수십 시간의 방송을 검토한 결과, 배넌은 1월 30일 법무부의 첫 파일 공개 이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이 문제를 단 한 번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배넌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해명했다. “저는 수십 년 경력의 영화감독이자 방송인으로서 논란이 많은 인물들을 취재해왔으며, 이 사적인 대화들은 오직 그 렌즈로만 해석돼야 합니다. 은둔형 인물에게서 50시간 분량의 인터뷰를 확보하기 위해 작업하던 다큐멘터리 감독의 시각으로.”
To MAGA believers who trusted him: Steve Bannon is a liar!
Bannon says, release Epstein files it is the key “picks the lock” on secrets involving individuals, institutions, intelligence agencies, ECT.
He never thought that they would be released!pic.twitter.com/jtm16crDga pic.twitter.com/03CQi31VIA
— Dr. Dawn Michael (@DawnsMission) February 19, 2026
🚨🇺🇸 JEFFREY EPSTEIN WASN’T JUST SOCIALIZING WITH STEVE BANNON
DOJ and House Oversight records show sustained coordination from 2017–2019.
Epstein advised Bannon on funding (“need to understand flow of funds”), strategy, and messaging (“brilliant… help me develop that… https://t.co/VvUwAr3mYU pic.twitter.com/qpKA5ycSAy
— Mario Nawfal (@MarioNawfal) February 9,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