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2월 28일 이란에 기습 공격을 감행한 것을 두고, 미국인 과반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덮으려는 의도로 전쟁을 시작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 데이터 포 프로그레스가 1,27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이란 공습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엡스타인 파일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매체 제테오와 드롭 사이트 뉴스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시각이 트럼프 지지층 내부에서도 일정 부분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화당 지지자 중 최소 4분의 1이 같은 의심을 품고 있었으며, 45세 미만 응답자 중에서는 무려 3분의 2가 이 견해에 동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쟁이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밝혔으나, CNN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장기 군사 충돌 가능성이 최소 “어느 정도 높다”고 판단했다.
전쟁 자체에 대한 여론도 싸늘하다. NPR, PBS 뉴스·마리스트가 약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이번 군사 행동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이란의 위협 수준에 대해서는 55%가 “경미하거나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트럼프의 이란 전쟁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데이터 포 프로그레스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가 전쟁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 두 조사의 결과가 일관되게 맞아떨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른 분야에서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한때 강점으로 꼽혔던 이민 정책 지지율은 40%로 내려앉았으며, 경제 분야 지지율은 35%까지 추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지지율은 38%에 머물렀다. NPR 수석 정치 편집장 도메니코 몬타나로는 이번 전쟁이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 문제에 집중하려는 트럼프의 노력에 오히려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쟁은 이미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정치권 내에서도 트럼프의 의도에 대한 의혹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습 다음 날, 공화당 소속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사회관계망 서비스 엑스(X)에 “지구 반대편 나라를 폭격한다고 엡스타인 파일이 사라지지 않는다. 다우지수가 5만을 돌파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이라고 직격했다. 매시 의원은 민주당의 로 칸나 의원과 함께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전면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법’을 공동 발의했고, 트럼프는 이를 마지못해 서명했다.
독립 유권자들의 이탈은 오는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에 가장 위협적인 신호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쪽으로 기울며 승패를 갈랐던 이 층이 이번 조사에서는 61%가 이란 개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PR, 마리스트 조사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투표 의향 질문에서 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는 민주당이 지지를 얻었다기보다 트럼프 스스로 자충수를 거듭한 결과에 가깝다. 경제 대통령을 자임했던 트럼프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과 엡스타인 파일 논란이 겹치며 경제 메시지 자체를 잃어버렸다.
아이러니는 에너지 정책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트럼프는 올해 국정연설에서 낮은 유가를 자신의 경제적 성과로 자랑스럽게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이란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고, 이스라엘은 이란 내 정유 시설을 타격했다. 공습 직전 배럴당 73달러였던 국제유가는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으며,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올해 초보다 70센트 가까이 뛰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원유 생산량이 회복되기까지 최소 두 달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A new survey finds that by a 50-42% margin, American voters believe Donald Trump went to war with Iran at least in part to distract from the Jeffrey Epstein scandal.
Poll of 1,200# likely voters conducted by DFP and paid for by Drop Site & Zeteo https://t.co/jMBCsHREqp pic.twitter.com/6sbVmWjuBj
— Ryan Grim (@ryangrim) March 11, 2026
41% of Americans believe Trump is going to war with Iran on behalf of Israel. No president in history has gone to war with that many Americans believing he was fighting for a foreign country.
Source: Drop Site/Zeteo/Data For Progress survey of likely voters pic.twitter.com/fC7tI7CCiD
— Mondoweiss (@Mondoweiss) March 11, 2026
BREAKING: US oil prices rise back above $90/barrel as the Iran war continues and energy infrastructure is targeted.
Iran is now calling for oil to hit to $200/barrel. pic.twitter.com/mSS5nnQUJI
— The Kobeissi Letter (@KobeissiLetter) March 11,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