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서 유방암 및 방광암 위험 일관되게 높아… 학술 논쟁이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이탈리아 30만 명 코호트 연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서 유방암 및 방광암 위험 일관되게 높아… 학술 논쟁이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이탈리아 30만 명 코호트 연구

이탈리아 볼로냐대학교 체칠리아 아쿠티 마르텔루치, 안젤로 카포디치 연구팀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암 입원율의 관계를 분석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볼로냐대학교와 페라라대학교, 페스카라 지역 보건당국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 페스카라주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했으며, 2025년 7월 국제 학술지 ‘EXCLI Journal’에 게재됐다. 저자들은 백신 접종과 암 발생의 연관성을 코호트 방식으로 정식 평가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페스카라주에 거주하는 만 11세 이상 주민 29만 6,015명의 의료 기록을 최대 30개월간 추적했다. 전체 주민 가운데 16.6%인 약 4만 9,000명이 미접종자였고, 83.3%가 1회 이상, 62.2%가 3회 이상 접종을 받았다. 분석 대상 백신은 화이자 바이오엔텍의 BNT162b2, 모더나의 mRNA-1273, 아스트라제네카의 ChAdOx1, 노바백스의 NVX-CoV2373, 얀센의 JNJ-78436735 다섯 종류였다. 나이, 성별, 코로나19 감염 이력,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신장 질환 등 기저질환을 보정한 콕스 비례위험 모델을 적용해 결과를 분석했다.

 

전체 사망률에서는 백신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회 이상 접종자의 사망 위험은 미접종자 대비 약 58% 낮았고(위험비 0.42), 3회 이상 접종자는 30% 낮았다(위험비 0.70). 이 수치는 원본 논문 게재 이후 2023년 인구통계 데이터셋의 오류가 발견돼 같은 해 12월 정오표를 통해 수정된 것이다. 데이터 공유 과정에서 외부 연구자가 2023년 사망자 수가 공식 인구조사 수치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고, 확인 결과 미완성 데이터셋이 사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자 수는 6,512명에서 7,555명으로 늘었으나 핵심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원저자들은 코로나19 직접 사망 예방 효과만으로는 이 수치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건강한 사람이 백신을 더 많이 맞는 경향인 ‘건강한 접종자 편향’이 일정 부분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암 입원율에서는 상반된 신호가 포착됐다. 1회 이상 접종 집단의 전체 암 입원 위험이 미접종자보다 23% 높았고(위험비 1.23), 3회 이상 접종 집단에서도 9% 높게 나타났다(위험비 1.09). 부위별로는 유방암과 방광암이 가장 일관된 신호를 보였다. 유방암 위험비는 1회 이상 접종에서 1.54, 3회 이상 접종에서 1.36이었고, 방광암은 각각 1.62와 1.43으로 집계됐다. 대장 및 직장암도 1회 이상 접종 집단에서 위험비 1.35로 유의미한 증가를 나타냈다. 반면 폐암, 전립선암, 난소암, 갑상선암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접종 후 경과 시간에 따른 분석이다. 접종 후 최소 365일 이상이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높이자 전체 암에서의 위험 증가는 유의미하지 않아졌다. 그러나 유방암과 방광암만은 이 조건에서도 위험 증가가 사라지지 않았다. 3회 이상 접종 집단에서는 365일 기준으로 폐암과 전립선암 입원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결과도 확인됐다.

 

코로나19 감염 이력에 따라 집단을 나눠 분석하자 결과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감염 이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4개 암종에 걸쳐 접종과 암 입원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된 반면, 감염 이력이 있는 집단에서는 해당 연관성이 사라지거나 오히려 접종자의 암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방광암 위험 증가가 남성에서만 관찰됐고, 암 입원과 접종의 연관성은 mRNA-1273을 제외한 대부분의 백신 종류에서 나타났다.

 

연구팀은 mRNA 백신이 암을 유발하거나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설들도 소개했다. 백신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지질 나노입자의 전신 분포, 세포 내 마이크로RNA 조절 변화, 인터페론 활성 감소, 일시적 림프구 감소 등이 제시된 기전들이다. 연구팀은 이 가설들이 아직 검증 단계에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와 함께 추가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7월 게재 이후 한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2월에 학술 논쟁이 불붙으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토리노대학교 마르코 알레산드리아 연구팀 등 이탈리아 연구자 4명이 같은 학술지에 비평을 게재하면서 사망률 분석의 방법론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코호트 연구에서 추적 관찰 시작 시점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멸 시간 편향’으로 인해 접종자의 실제 사망률이 미접종자보다 낮게 보이도록 수치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재분석에 따르면, 편향을 교정하자 접종자의 사망 위험 감소가 대부분 사라지고, 2회 및 3회 이상 접종 집단의 사망 위험이 미접종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원저자인 만졸리 교수팀은 자신들이 사용한 콕스 모델이 이미 추적 관찰 기간의 차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비평 측의 재분석은 나이 보정을 생략한 결함이 있다고 반박했다. 접종 3회 및 4회 집단이 미접종자보다 평균 8세 높은 상황에서 나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분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저자들은 자신들의 분석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논쟁이 사망률 수치를 둘러싼 것이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평 측은 암 신호에 대해서는 별도의 반박을 내놓지 않았다.

 

연구팀은 접종자의 의료 이용률이 높아 암이 더 일찍 발견될 가능성, 흡연 등 미측정 교란 변수의 존재, 입원 기록만으로는 전체 암 발생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스스로 한계로 제시했다. 암 등록 자료와 일반의 데이터를 결합하고 생활 습관 변수까지 통제한 후속 대규모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연구가 주목받으면서 한국에서도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직접 비교하는 유사한 코호트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한국은 2021년 초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성인 1차 접종률이 90%를 넘어 이탈리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암 발생자 수는 증가했지만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처럼 접종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나라에서는 전체 인구의 연도별 암 발생 숫자만으로는 백신의 영향을 다른 요인들과 분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팀이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한국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서 840만여 명의 자료를 분석해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암 발생 위험을 비교한 코호트 연구를 2025년 9월 ‘Biomarker Research’에 발표했다. 갑상선암(위험비 1.351), 위암(1.335), 대장암(1.283), 폐암(1.533), 유방암(1.197), 전립선암(1.687) 등 여러 암종에서 접종자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논문 게재 직후 방법론 비판이 제기됐고, 학술지 편집진은 같은 해 10월 검토에 들어갔다. 비판의 요지는 두 집단에 서로 다른 기준 날짜를 적용해 발생한 시간적 불균형이다. 이 문제를 교정할 경우 관찰된 위험비가 얼마나, 어느 방향으로 변화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한국 언론이 이 연구를 보도하자 질병관리청은 “암 발병 기전에는 수년이 걸리므로 접종 후 1년 관찰만으로는 인과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이 반박은 연구가 제기한 질문에 정확히 답하지 못한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두 연구가 포착한 것은 수십 년에 걸쳐 새로 생겨난 암이 아니라, 접종 후 단기간에 나타난 암 진단의 급증이다. 이는 백신이 이미 잠복해 있던 미세 종양의 진행을 가속하거나 면역 감시 기능을 교란했을 가능성을 묻는 것으로, 통상적인 암 발생 기전과는 다른 차원의 질문이다. 이탈리아 연구에서 접종 후 365일 기준에서도 유방암과 방광암 신호가 사라지지 않은 것은 이 질문이 단순한 통계적 착시로 처리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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