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가 추진 중인 디지털 신분증 계획이 경찰의 전국민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민자유단체 빅브라더워치(Big Brother Watch)는 이번 주 내각부가 공개한 협의 문서에 경찰이 정부 보유 안면인식 및 생체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포함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디지털 신분증에는 “규정 요건을 충족하는 현행 고해상도 생체 얼굴 이미지”가 저장된다. 내각부 문서에는 “경찰의 안면인식 활용에는 법적 근거가 있으며, 이는 정부가 보유한 생체정보 접근을 포함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나아가 디지털 신분증은 “법 집행 목적의 안면인식 활용”에 관한 현행 및 신규 법적 체계의 적용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빅브라더워치의 재슬린 차가르는 이를 “협의문에 몰래 끼워 넣은 내용”이라고 규정했다. 그녀는 “경찰이 우리의 디지털 신분증 사진을 머그샷으로 전용해 전국민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협의문에 버젓이 인정돼 있다”고 지적하며 “불법 이민 차단이든, 공공서비스 개선이든 갖가지 명목으로 포장돼 왔지만, 결국 국가에 더 많은 권력과 개인정보를 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녀는 공개 반발, 높은 비용, 심각한 데이터 유출 위험, 사실상 강제화 가능성을 들어 정부가 이 계획을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당 정부는 지난 화요일 디지털 신분증 시제품을 공개하며 ‘앱 기반 정부’ 구현을 향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았다. 우선 디지털 취업 자격 확인에 활용하고, 이후 보육, 세금, 국민보험, 혼인 등록으로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복지 수당 신청이나 쓰레기 수거일 안내에 이르기까지 각종 공공서비스와 연동할 계획이다.
정부는 8주간의 공개 협의와 시민 패널 운영을 거쳐 의회에 입법안을 제출하고, 이번 회기 내 앱을 운영한다는 일정을 밝혔다. 정부는 디지털 신분증 소지가 의무가 아니며 관련 법안에도 이 점이 명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다렌 존스 수석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구축하는 디지털 신분증 시스템은 경찰이나 다른 누구에게든 제시해야 하는 강제적 신분증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법 집행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우려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안심하셔도 된다. 이 시스템은 공공서비스 이용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영국은 이 길을 한 번 걸어본 적이 있다.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가 추진한 국가 신분증 제도는 지문, 얼굴 스캔, 홍채 스캔 등 3종의 생체정보를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집중 저장하는 구상이었고, 블레어는 이 지문 정보를 미제 범죄 수사에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가 강한 반발을 샀다. 거센 시민 저항 끝에 이 제도는 2011년 폐기됐다. 같은 당이 같은 구상을 다시 꺼내들면서, 이번에는 경찰 활용 근거를 협의문 한 귀퉁이에 조용히 묻어뒀다. 블레어가 대놓고 말해 실패한 것을, 스타머는 작은 글씨로 통과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The Government’s digital ID planscould include repurposing our ID photos for a population-wide facial recognition database
A sprawling digital ID system would hand “more of our personal information to the state, at our expense.” – Jasleen Chaggar⤵️https://t.co/K2X1Hpm4t7 pic.twitter.com/eunAVJ7Qi5
— Big Brother Watch (@BigBrotherWatch) March 14, 2026
The continuous false flag perpetuated by the UK government in an act of high treason designed to provide the excuse for mandatory digital ID and facial recognition everywhere in the UK. https://t.co/pNEW8934XP
— Lateralish (@lateralish) March 14,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