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터닝포인트USA

미국 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터닝포인트USA

미국 최대 보수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USA(TPUSA)가 전국 고등학교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단체가 운영하는 Club America는 현재 미국 내 3,300개 이상의 고등학교에 설립되었으며, 공화당 소속 주지사 최소 8명이 자기 주의 모든 공립 고등학교에 이를 도입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우리 주 모든 고등학교에 TPUSA 챕터가 생길 것”이라고 공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이 흐름을 밀착 취재하며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등에 업은 이 조직이 미국의 교실 안으로 들어올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뉴욕주 오논다가 카운티의 고등학생 제이컵 케네디의 사례는 그 긴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선교사 부모 밑에서 자라 해외에서 대부분의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처음으로 미국 공립학교에 들어서며 자신의 기독교적 보수 가치관을 공유할 공간을 찾지 못한다고 느꼈다. Club America 설립에 나선 그는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학생들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신청은 지역 사회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찰리 커크의 단체라는 것 자체가 많은 걸 말해준다. 이 클럽은 모두를 위한 게 아니다”라는 반응이 학부모들로부터 쏟아졌다.

 

이 갈등은 오논다가 카운티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연방법은 학생이 자발적으로 설립하고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어떤 클럽도 허용하도록 학교에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예수 모임부터 방과 후 사탄 클럽까지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Club America 역시 이 조항을 근거로 전국의 학교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단체 측은 “자유로운 발언, 애국심, 작은 정부”를 내세운다. 하지만 케네디는 동시에 “이민법이든 낙태든 나는 종교를 먼저 놓고 그다음 정치관을 정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TPUSA 대해 가지고 있는 기독교 단체로서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 단체가 지금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거액의 자금망이 있다. 그레이존과 팔레스타인 크로니클 등의 탐사보도에 따르면, TPUSA 창립 초기 주요 기부자의 90% 이상이 데이비드 호로위츠 행사를 통해 커크에게 소개된 인물들이었다. 이 네트워크에는 친이스라엘 성향의 보수 억만장자들이 포진해 있었으며, 로버트 실먼처럼 “이 펜과 수표 책으로 나는 탄약을 제공한다”고 공언한 인물도 있었다. 기부자들의 영향력은 단순한 재정 지원에 그치지 않았다. 커크가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기부자들은 그에게 “무엇을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쏟아냈고, 커크는 이 압박을 “두려워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암살 이틀 전 유출된 메시지에서 그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내막이 드러남에도 TPUSA는 커크 사후에 오히려 팽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커크를 “위대한 친구”라 칭했고, 워싱턴 DC 교육부 건물 외벽에는 커크의 5층 높이 초상이 걸렸다. 친이스라엘 기부자들이 키운 단체가 이제 미국 행정 권력과 맞닿아 있다. 창립 때부터 이 단체에 돈을 댄 네트워크가 원한 것은 기독교 청년의 육성이 아니었다. 다음 선거에서 표를 행사할, 친이스라엘 정서가 몸에 밴 예비 유권자 세대였다. 이제 TPUSA는 수백만의 청년 유권자가 있는 전국 공립 고등학교의 문을 열고 있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가 TPUSA와 손잡고 주 내 모든 고등학교에 클럽 아메리카를 확산하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엿새 뒤, 아칸소대학교 TPUSA 챕터는 결별을 선언했다. 챕터 대표 디노 판테그로시는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커크가 암살된 이후 그의 이름이 TPUSA에 의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우리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커크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라는 식의 표현은 많은 경우 진정성이 없거나 조작으로 느껴졌습니다. 커크는 더는 스스로 말할 수 없는데, 우리는 타인이 그를 대신해 말하는 방식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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