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코로나19 백신과 혈액암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다룬 논문 한 편이 2년에 걸쳐 국제 학술지 16곳에서 잇달아 게재를 거절당한 끝에 간신히 빛을 보게 됐다. 이탈리아, 미국, 일본의 연구자 5명이 공동 집필한 이 논문은 지난 2월 학술지 Oncotarget에 실렸다. 논문이 게재되자 저자들은 별도의 논평을 통해 이 과정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mRNA 백신의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공식 서사에 이견을 제기하는 연구를 조직적으로 배제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문제의 논문은 두 번째 코미르나티 접종 후 급성 림프모구백혈병과 림프모구림프종이 동시에 발생한 39세 여성의 임상 사례를 담고 있다. 종양내과 전문의 파트리치아 젠틸리니, 분자생물학자 잔시 린지, 의사 나후코 고니시, 종양학 명예교수 마사노리 후쿠시마, 구조생물학자 파나기스 폴리크레티스가 저자로 참여했다. 논문은 해당 환자 사례 외에도 mRNA 백신 접종 후 혈액암이 발생한 다른 사례들을 문헌 검토를 통해 정리하고, 발생 메커니즘에 관한 동료 심사 연구들을 함께 분석했다.
2024년 4월부터 본격화된 투고 과정을 들여다보면, 16곳이라는 숫자가 주는 인상과 실제 사정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저널 이름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 뒤에 있는 기업은 손에 꼽힌다. RELX 그룹의 사업 부문인 엘스비어 하나만으로도 Pathology Research and Practice, Annals of Diagnostic Pathology, European Journal of Cancer, Critical Reviews in Oncology Hematology, Radiotherapy and Oncology 등 5개 저널이 거절에 가담했다. 와일리는 Case Reports in Hematology, Advances in Hematology, Case Reports in Oncological Medicine 3개 저널로, 인포마 그룹 소속 테일러앤프란시스는 Leukemia and Lymphoma로 각각 뒤를 이었다. 스판디도스 퍼블리케이션스의 두 저널은 투고 당일 즉각 반려했다. 크로아티아, 브라질, 이란의 지역 학술단체 소속 저널 3곳을 제외하면 16건의 거절은 사실상 엘스비어, 와일리, 인포마, 스판디도스 네 곳이 나눠 집행한 셈이다.
엘스비어의 그림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동료 심사 단계까지 진행된 세 곳 중 가장 이례적인 사례는 엘스비어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KeAi Publishing이 인수한 Current Proteomics 저널에서 벌어졌다. 이 저널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던 폴리크레티스는 오픈 액세스 게재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2025년 5월 투고했으며, 세 차례의 심사 과정을 모두 통과해 8월 26일 수정 후 최종 게재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수정본 제출 이후 게재가 지연되었고, 9월 19일 편집부는 돌연 ‘실험 설계의 합리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게재 거절을 통보했다. 사례 보고와 문헌 검토 형식의 논문에 실험 설계를 요건으로 내세우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저자 측이 반박하자, 편집부는 하루 만에 사과하며 “연구의 핵심 결론이 엄밀한 과학적 추론과 일치한다”고 인정했다.
네 번째 수정 심사 끝에 10월 17일 공동 편집장이 재차 게재 승인 의사를 밝혔지만 게재는 또다시 이뤄지지 않았다. 폴리크레티스가 편집국에 지연 사유를 거듭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출판사에 직접 연락하라”는 한 줄짜리 메시지였다. 출판사 측은 처음에는 ‘기술적 검토 중’이라는 이유를 댔으나, 11월 6일 공동 편집장 명의로 최종 게재 거절 통보가 전달됐다. 거절 이유서에는 “원고가 과학적 원칙을 위반하며 매우 논쟁적”이라는 표현과 함께 아홉 가지 지적 사항이 열거됐다. 이에 저자 측은 반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엘스비어 생태계에서만 총 6번의 거절이 이뤄진 셈이다.
거절 이유서가 제시한 과학적 근거도 논쟁을 낳고 있다. 거절문은 mRNA 백신이 세포질에서만 작용하고 세포핵으로 진입하지 않기 때문에 암을 유발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삽입 돌연변이 유발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잘못된 연상을 심어주는 주장’이라고 단정했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암의 발생 원인이 유전자 돌연변이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후성유전학적 변형, 만성 염증, 면역 조절 이상, 종양 미세환경 변화 등도 초기 DNA 돌연변이 없이 독립적으로 발암 과정을 촉발할 수 있다는 학술 문헌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삽입 돌연변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제품에서 플라스미드 DNA 오염과 SV40 프로모터·인핸서 서열이 검출됐다는 2025년 동료 심사 연구를 인용하며, 이것이 FDA 및 EMA의 잔류 DNA 위험 평가 지침에 근거한 보고라고 설명했다. 폴리크레티스는 이 같은 출판사의 개입에 반발해 Current Proteomics 편집위원직을 사임했다.
정부가 학술 연구 검열에 직접 개입하는 사실을 공식 지면에서 폭로한 사례도 있다. BMJ 수석 편집장 카므란 아바시는 2020년 11월 “코로나19: 과학의 정치화, 부패, 그리고 억압”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영국 정부의 과학 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Public Health England 연구자들이 영국 정부가 대규모 항체 검사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해당 검사의 실제 성능이 제조사 주장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려 했으나, 영국 보건부와 총리실이 이를 막았다고 밝혔다. 이어 BMJ가 그 연구를 게재한 뒤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Public Health England가 이마저 차단하려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아바시는 “좋은 과학이 억압될 때 사람들이 죽는다”며 코로나19가 ‘대규모 국가 부패’를 촉발했다고 규정했다.
제약사의 압력도 팬데믹 이전부터 학계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The Lancet의 리처드 호턴 편집장은 비공개회의 자리에서 제약사들이 “방법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을 담은 논문을 싣도록 압력을 넣는다”고 밝혔으며, 이 자리에서 그와 함께한 편집자들은 과학의 신뢰성 훼손에 ‘범죄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호턴은 2015년 The Lancet 기고문에서도 “학술 문헌의 상당 부분, 어쩌면 절반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NEJM 전 편집장 마샤 앤젤 역시 20년간의 편집장 재임 경험을 바탕으로 “게재된 임상 연구의 상당 부분을 더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으며, 제약사의 영향력이 학술지 전반을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유로 자리를 떠났다.
동료 심사 과정도 이 구조적 편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집장이 심사자를 직접 선정하는 방식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는 제약사 연구비나 자문료를 받는 연구자들과 겹칠 수밖에 없다. 주요 의학저널 4곳의 심사자 1,962명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은 이력이 있었다. 문제는 이해충돌을 아예 신고하지 않은 심사자도 28~30%에 달했다는 점이다. 연구들은 업계로부터 받은 금전적 혜택이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편향을 막지 못하며, 이 과정이 무의식 수준에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심사자를 선정하는 편집장 역시 업계 자금을 수령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분석이 있다. 결국 게재 여부를 결정하는 문지기들 자신이 이해충돌 구조 안에 놓여 있다면, 업계에 불편한 연구가 심사 단계에서 탈락하는 일은 의도적 검열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이 같은 게재 편향이 개별 학술지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의대 교수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의학자 중 한 명인 존 요아니디스는 2025년 동료들과 공동으로 코로나19 관련 BMJ 게재 패턴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적극적 방역 조치를 지지한 특정 연구자 집단은 BMJ에서 제한적 조치를 선호한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 서명자 집단에 비해 64배 높은 게재 비율을 보였다. 요아니디스 연구팀은 이를 사설, 분석, 논평 등 짧은 형식 글에 집중된 게재 불균형으로 규정하며, 학술 저널이 특정 정책 노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편향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폴리크레티스 연구팀은 학술지들이 제시한 거절 사유의 과학적 타당성 여부와 별개로, 이번 사례가 더 큰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본다. 논문은 총 15차례 투고에서 16번의 거절을 거치면서 두 차례 공식 게재 승인을 받고도 게재 전 단계에서 두 번 모두 번복됐다. 저자들은 이런 사후 수락 철회가 100년 넘게 학술 출판의 근간을 이뤄온 동료 심사 원칙에 대한 중대한 배신으로 규정했다. 과학적으로 타당한 비판적 연구가 체계적으로 배제될 경우, 학술 문헌 자체가 선별적으로 구성되어 ‘과학적 합의’가 인위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저자들은 현재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논문이 얼마나 더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연구들이 결국 게재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지는 않은지를 질문으로 남겼다.
They tried to bury this one deep, but the truth is leaking out.
A peer-reviewed study just dropped linking mRNA COVID “vaccines” to blood cancers (leukemia, lymphoma — the nasty stuff). Authors say they got slammed with rejection after rejection from journals. Why? Because it… pic.twitter.com/fEwnABVuZ8
— “Sudden And Unexpected” (@toobaffled) April 12,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