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은하 경계까지 1만 3,300광년, 중심보다 가장자리에 가깝다

지구는 은하 경계까지 1만 3,300광년, 중심보다 가장자리에 가깝다

국제 연구팀이 은하수의 경계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수십 년 동안 천문학자들을 괴롭혀 온 이 문제에 대해, 연구팀은 은하 중심부의 블랙홀로부터 약 4만 광년 떨어진 지점이 은하수의 실질적인 외곽 한계선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구가 은하 중심보다 가장자리에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뜻한다. 지구와 은하 경계 사이의 거리는 1만 3,300광년에 불과하다.

 

문제는 은하수가 뚜렷한 경계선을 지니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심 지역이 서서히 주택가로 이어지듯, 별들의 분포도 어느 순간 갑자기 끊기는 것이 아니라 점차 희박해지는 형태를 띤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별이 태어나는 영역’, 즉 항성 형성 원반의 경계를 기준점으로 삼았다. 이 경계 안쪽은 가스와 먼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별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활동적인 구역이고, 바깥쪽은 다른 곳에서 이동해 온 늙은 별들만이 흩어져 있는 조용한 지대다.

 

연구팀이 활용한 핵심 방법은 별의 나이 분포 분석이었다. 은하는 중심부부터 별 형성이 시작돼 수십억 년에 걸쳐 바깥쪽으로 점차 확장하는 방식, 이른바 ‘안에서 밖으로’ 성장한다. 이 원리에 따르면 은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별들은 점점 더 젊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가장 바깥쪽 경계에 가까울수록 항성 형성 과정이 비교적 최근에 도달한 만큼, 그곳의 별들이 가장 어리다. 그러나 이 규칙은 일정 지점에서부터 역전된다. 경계를 지나면 오히려 별들이 갑자기 늙어지면서 나이 분포 그래프가 알파벳 ‘U’ 자 모양을 그리게 된다.

 

이탈리아 인수브리아 대학교의 카를 피테니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말타 대학교 박사 과정 재학 중 이 연구를 수행했으며 말타, 영국, 이탈리아, 중국, 스위스, 미국, 브라질, 칠레 등 총 8개국 기관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은하수 내 별 10만 개의 나이를 측정해 학술지 ‘천문학 &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예상대로 별들의 나이는 은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낮아지다가, 중심으로부터 3만 5천 광년에서 4만 광년 사이 지점에서 바닥을 찍었다. 이 데이터를 최신 시뮬레이션과 결합한 결과, 같은 지점에서 항성 형성 활동이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이 경계 너머에도 별은 존재한다. 은하 중심에서 무려 1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도 은하수 소속 별이 발견된 바 있다. 다만 그 별들은 현재 위치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피테니 박사는 “경계 바깥에서는 항성 형성이 사실상 멈추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별들은 반드시 다른 곳에서 이동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동 과정은 ‘방사상 이동(radial migration)’이라 불리며, 은하 나선팔의 중력이 별들을 서서히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현상이다. 이동 거리가 멀수록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은하 외곽에 위치한 별일수록 더 오래된 별인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연구팀이 은하의 경계를 찾아낸 것은 단순한 위치 확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항성 형성 원반의 내부와 외부는 물리적으로 전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경계선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면 은하수가 130억 년의 역사 동안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그리고 무엇이 추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피테니 박사는 “이 수치들이 은하수를 다른 은하들과 비교하고, 은하 형성과 진화에 관한 이론 모델을 검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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