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이란 전쟁 확전이 세계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출구 전략도 없이 전쟁을 시작한 미국 지도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IMF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영국의 2026년 성장률 전망치로 0.5%포인트 낮춘 0.8%를 제시했다. G7 국가 중 가장 큰 하향 조정이다. 물가상승률은 영국 정부 목표치인 2%의 두 배에 가까운 4%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영국 경제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특히 취약한 데다, 2025년 말 이미 부진한 성장세를 보인 상태에서 중동 분쟁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IMF는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6년 중반까지 충격이 가라앉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성장률이 지난해 3.4%에서 3.1%로 낮아진다. 유가가 올해 배럴당 100달러(약 14만 원) 수준을 유지하다 2027년 75달러로 내려앉는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2.5%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이 5.4%까지 치솟는다. 유가가 110달러(약 15만 4000원) 이상을 유지하는 ‘심각한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성장률이 2%대로 무너진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린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고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 이어질수록 부정적 시나리오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제적 대가를 두고 영국 정부는 미국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이란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지만 영국에도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확한 목표도, 출구 전략도 없이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목표가 무엇인지, 어떻게 끝낼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분쟁에 뛰어드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그의 발언은 영국 정부가 동맹국 미국을 향해 쏟아낸 가장 강도 높은 비판으로 기록됐다.
비판은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쟁 초기 유대계 이스라엘인의 93%가 지지를 보냈지만 이 수치는 올해 3월 하순 78%로 낮아졌고, 미국에서도 53%가 전쟁에 반대하며 56%는 이 전쟁이 미국보다 이스라엘에 더 유리하다고 답했다.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알바니아, 체코 등 일부 국가는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했지만, 전쟁을 주도한 두 나라 안에서조차 여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 전쟁의 정당성 논란이 이제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정책을 놓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는 사이, 전쟁의 청구서는 동맹국 가계로 전가되고 있다. 전쟁을 결정한 쪽은 워싱턴이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과 성장률 하락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쪽은 한국, 영국을 비롯한 순에너지 수입국들이다. 리브스가 “이 전쟁이 영국뿐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 가정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 구조적 불균형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IMF는 경제적 충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각국 정부에는 가격 상한제나 보조금처럼 설계가 부실하고 비용이 큰 무차별적 지원책을 피하고, 일시적이고 목표를 좁힌 재정 대응에 집중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되는 한 어떤 처방도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 IMF의 솔직한 진단이기도 하다.
GLOBAL GROWTH IS LOSING STEAM.
Before the Iran war, forecasts pointed to 3.4% growth in 2026. Now, the IMF has slashed its projections to just 3.1%.
THE US-ISRAELI WAR ON IRAN = MAJOR LONG-TERM DAMAGE. pic.twitter.com/Q2UvmWSb0o
— Steve Hanke (@steve_hanke) April 18,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