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만찬 총격 사건에서 발견되지 않는 총알

백악관 만찬 총격 사건에서 발견되지 않는 총알

지난 4월 25일 워싱턴 D.C.의 워싱턴 힐턴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 기자단 만찬 행사장 외곽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료 수십 명이 긴급 대피하면서 행사는 전면 취소됐다. 당국은 트럼프를 향한 세 번째 암살 시도로 이 사건을 규정하고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러나 발표가 거듭될수록 사건의 전모는 명확해지기는커녕 추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의 발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의 튜터 겸 엔지니어 콜 토머스 앨런은 12구경 산탄총과 38구경 권총, 다수의 흉기를 소지한 채 볼룸 위층 보안 검색 구역으로 질주했다. 그는 시속 약 14킬로미터로 달리다 자기공명촬영기 장치에 무릎을 부딪혀 넘어졌고, 법 집행 요원들에게 즉각 제압됐다. 비밀경호국 요원 한 명이 가슴에 총격을 입었으나 방탄조끼 덕분에 생명을 건졌다. 앨런은 현재 대통령 암살 미수 등 세 가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건 발생 이틀 뒤인 4월 27일,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기자들 앞에 섰다. 한 기자가 몇 발이 발사됐으며 총알이 모두 수거됐는지를 물었다. 그 답으로 돌아온 것은 “탄도 증거 수집은 매우 복잡한 과학”이라는 설명과 함께 “찾을 때도 있고, 찾지 못할 때도 있으며, 때로는 그냥 사라진다”는 발언이었다. 법 집행 측에서 다섯 발을 쏜 것으로 현재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앨런이 몇 발을 발사했는지 끝내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공식 발표의 첫 번째 균열은 총알의 행방이다. 비밀경호국의 공식 문서와 C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상당한 요원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총알은 조끼 주머니 속 휴대전화를 직격했을 가능성이 있다. 방탄조끼와 휴대전화는 탄환의 운동 에너지를 흡수하는 물체이므로 탄환은 접촉한 지점 인근에 남아야 한다. 며칠에 걸쳐 전문 증거 수집팀이 현장을 수색했다면, 요원의 몸에 닿은 총알이 발견되어야 정상이다.

 

총알을 찾지 못한 이유로 블랜치가 제시한 논리, 즉 산탄이 어디에 맞느냐에 따라 ‘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은 이 경우에 맞지 않는다. 블랜치 자신도 인정했듯이 그 설명은 탄환이 어떤 재질을 뚫고 멀리 튀어나갔을 때 적용되는 이야기다. 두꺼운 방탄 소재에 막혀 멈춘 산탄이 ‘사라진다’는 설명은 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수사 당국은 이 모순에 대해 별도로 해명하지 않았다.

 

주요 언론사들의 보도 역시 핵심 사실에서 일관성을 잃었다. 앨런이 발사한 총성에 대해 CNN 앵커 울프 블리처는 현장에서 “최소 여섯 발”을 목격했다고 전했고, 일부 매체는 “최소 한 발”로 보도했다. 부상 요원을 타격한 총알의 출처도 엇갈렸다. 뉴욕타임스는 증거가 앨런이 해당 요원을 쏜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위키피디아에 공개된 수사 정황에서는 요원을 맞힌 것이 앨런의 산탄이 아니라 요원 자신이 쏜 다섯 발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팩트체크 매체 스놉스는 이러한 의문을 비판했다. 스놉스는 블랜치 발언이 맥락 없이 유통되고 있다며 그가 “증거 수집팀이 밤새 작업했으며 수거된 증거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자가 던진 질문은 분명했다. 총알을 다 찾았느냐는 것이었고, 이에 대한 답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수집팀이 밤새 일했다는 사실은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원래의 질문을 다른 발언으로 대체해 마치 답이 주어진 것처럼 제시하는 방식은 사실 검증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실제 암살 시도였는지, 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따지는 것과 수사 발표의 내용이 일관성 있게 확인되는지를 따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총알이 어디에 있는지, 앨런이 몇 발을 쐈는지는 복잡한 정치적 해석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물리적 사실이다. 평소 트럼프 행정부를 과도할 정도로 추적하고 비판해 온 언론사들이 정작 이 질문에는 입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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