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가 4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는 전쟁과 외교, 정보기관 인사를 둘러싼 이스라엘 사회 내부의 균열을 수치로 드러낸다. 이란과의 전쟁 종결 전망, 미국의 영향력 확대, 레바논 합의 가능성, 안보 기관 수장 인선에 이르기까지, 유대계와 아랍계 응답자 사이의 시각 차이는 같은 국적 안에서도 전쟁을 바라보는 틀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란 문제에서 유대계 응답자의 64%는 현재 조건에서의 종전이 이스라엘 안보 이익에 “거의” 또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아랍계 응답자는 거의 절반인 48.5%가 현 조건에서의 종전이 안보 이익에 “크게” 부합한다고 반대 입장을 취했다. 전체 응답자의 62%는 이스라엘이 이란과 다시 대규모 교전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 문제에서도 유대계의 태도는 마찬가지다.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포함한 레바논 정부와의 안정적 합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유대계 응답자의 약 80%가 가능성이 낮거나 사실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레바논 정전을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자국 유대계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그 지속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셈이다. 아랍계는 이와 달리 45%가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도 뚜렷하게 바뀌었다. 응답자 51%는 이스라엘의 국방 결정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자국 정부보다 크다고 답했다. 2025년 10월 조사의 44%에서 7%포인트 오른 수치다. 유대계에서는 45%에서 56.5%로 더 가파르게 올랐다. 자국 정부가 더 영향력 있다고 본 응답자 비율은 같은 기간 23%에서 18%로 낮아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 군사 작전에 실질적으로 개입한다는 인식이 불과 반년 사이에 크게 강화된 것이다.
미국 내 반이스라엘 정서 확산에 대한 불안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전체 응답자의 72%가 이를 “다소 우려스럽다” 또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으며, 유대계와 아랍계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정치 성향별로는, 스스로를 좌파로 규정한 유대계 응답자의 90%가 우려를 나타냈고, 중도층은 82%, 우파도 64%가 같은 입장을 취했다. 이 문제만큼은 이념 노선을 가로질러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내 안보 기관에 대한 신뢰 문제도 이번 조사에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응답자의 48%는 신임 신베트 수장 다비드 지니와 내정된 모사드 신임 국장 로만 고프만의 인선 배경으로 네타냐후 총리와의 개인적 친분과 충성심을 꼽았다. 전문성을 주된 기준으로 본 응답자는 3분의 1에 그쳤다. 정착민 폭력에 대한 당국 대응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팔레스타인인을 향한 이스라엘 정착민의 폭력에 당국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유대계 응답자 비율은 2025년 7월 39.5%에서 이번 4월 46%로 조금 올랐다.
Most Israelis think ending Iran war now is not in Israel’s security interest, polls showhttps://t.co/b53xxFjwn8
— Haaretz.com (@haaretzcom) May 6,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