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DNI) 직에서 털시 개버드가 물러난다. 공식 사유는 남편의 건강 문제이지만, 사임 발표 직전 이란의 핵무장 의도에 관한 정보 평가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으로 충돌한 사실이 워싱턴 안팎에 이미 알려진 터였다. 민주당 하원의원에서 출발해 공화당 행정부의 핵심 자리까지 오른 그녀의 공직 경력은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정보기관 수장이 대통령 앞에서 사실을 말한다는 것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를 되짚게 만든다.
개버드는 2002년 하와이 주의회에 입성하며 공직에 발을 들였다. 당선 직후 하와이 육군 주방위군에 자원입대해 이라크에 파병됐고, 전투 훈장까지 받았다. 군 복무 때문에 주의회 의원직을 중단해야 했던 경험은 이후 그녀가 현역 군인의 처우와 전쟁의 대가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배경이 됐다. 2012년 연방 하원에 입성한 뒤에는 국토안보, 군사, 외교 위원회에 동시에 몸담으며 국가안보 전문가로서의 기반을 쌓았다.
민주당 내에서의 경력은 2016년 분기점을 맞았다.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던 그녀는 데비 와서먼 슐츠 의장이 힐러리 클린턴의 경선 승리를 위해 당 기구를 편파적으로 운용한다고 공개 비판하며 부의장직을 내던졌다. 그 뒤 버니 샌더스 지지를 선언했다. 정치적 자살 행위로 읽힐 수도 있는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당내 기득권에 굴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이 사건은 개버드가 이후 끊임없이 맞닥뜨리게 될 구도, 즉 ‘기득권 대 원칙’의 갈등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2020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개버드는 중동의 끝없는 전쟁에 대한 비판, 미국과 러시아 관계의 실용적 재정립 필요성, 북대서양조약기구 동진 정책에 대한 재검토 등을 일관되게 제기했다. 그러자 주류 언론과 당내 주류는 그녀에게 ‘러시아 요원’이라는 낙인을 찍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2019년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앞잡이”라는 표현을 직접 입에 올렸다. 2017년 의원 자격으로 시리아를 방문하고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을 면담한 사실도 공격의 빌미가 됐다. 이라크 파병 경력을 가진 참전 군인에게 적국 간첩 딱지를 붙이는 무모한 전략이었다. 개버드는 명예훼손 소송으로 대응했고, 클린턴과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경선 탈락 이후 개버드의 행보는 단순한 당적 이동으로 읽히지 않는다. 그녀가 2022년 민주당을 떠나 트럼프 진영과 연대한 것은 트럼프의 이력과 함께 보아야 이해가 쉽다. 개버드, 케네디, 트럼프 세 사람은 모두 민주당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가 개혁 요구를 거듭 외면한 당에 등을 돌린 공통점이 있다. 무소속으로는 당선이 불가능한 선거 구조 속에서 트럼프는 공화당 지지 기반을 발판으로 삼았을 뿐, 공화당 기득권과 노선을 같이한 것이 아니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거둔 대승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유색인종과 중도층이 대거 이탈한 결과였으며, 개버드와 케네디는 그 균열의 상징이었다.
개버드가 2024년 공화당에 공식 입당하고 국가정보국장 후보로 지명되기까지의 과정은 이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상원 인준 청문회는 예상대로 거칠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근원에 관한 발언, 우크라이나 소재 미국 지원 생물학 실험실에 대한 문제 제기, 러시아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두 차례 중동 파병을 마친 군 경력은 간첩 프레임이 끝내 뚫지 못한 방벽이었다. 인준은 통과되었다.
국가정보국장으로서 개버드의 행보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케네디 대통령,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관련 기밀 문서 수십만 페이지를 공개하도록 이끈 것이다. 다른 하나는 2016년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오바마 행정부의 정보 판단을 전면 재검토해 러시아 공모 주장의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수사 의뢰한 것이다. 어느 쪽이든 기득권 세력의 서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동이었다.
개버드의 사임을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이란 문제였다. 정보 공동체는 이란이 현재 핵무기 개발을 적극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위협을 이유로 강경 노선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개버드는 이 평가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트럼프는 “그녀가 틀렸다”고 공개 반박했다. 정보기관 수장이 대통령에게 이 말을 듣는 것은 사실상 신임을 잃었다는 신호나 다름없다. 이후 사임이 발표되었다.
개버드의 이력이 불편한 이유는 그것이 쉽게 정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개혁파에서 출발해 공화당 행정부의 핵심 직책까지 맡았지만, 정작 그녀가 일관되게 지킨 것은 정당 노선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한 판단이었다. 그 판단이 민주당 주류와 충돌했을 때는 탈당으로 이어졌고,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했을 때는 사임으로 귀결됐다. 외부에서 가해진 색깔론은 여론의 지지를 흔들지 못했지만, 안에서 비롯된 정치적 압력은 그녀가 버틸 수 있는 자리의 한계를 확인시켰다.
그녀의 사임 배경에는 또 다른 정황이 있다. 탐사보도 기자 캐서린 헤리지의 보도와 CIA 내부 고발자의 증언에 따르면, CIA는 개버드의 직속 조사단을 감시하고 있다. 조사단원들의 업무용 기기에 입력되는 모든 키 입력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조사단은 케네디 암살, 코로나19 기원, 하바나 증후군의 배후로 의심받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 공격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CIA는 이 조사들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기밀 해제 작업이 진행 중이던 케네디 암살 및 MK울트라 관련 문서 40여 상자도 국가정보국으로부터 회수하여 논란이 되었다.
Today, with great humility and sincere appreciation, I shared the below letter with President Trump. It has been a profound honor to serve the American people as DNI. pic.twitter.com/p7AZ4wa9Yi
— DNI Tulsi Gabbard (@DNIGabbard) May 22, 2026
Treason..
“The CIA illegally monitored the computer and phone usage of DIG personnel, their investigations, and their contact with whistleblowers. These were Americans being SPYED upon illegally while executing duties directed by President Trump and under the authority of DNI… https://t.co/g8ZYwG0PG2 pic.twitter.com/7BV2EfPGE8
— MJTruthUltra (@MJTruthUltra) May 13, 2026
🚨 BREAKING: President Trump has 100% total confidence in DNI TULSI GABBARD, White House officially confirms
The reports she’s about to be fired were FAKE NEWS.
“President Trump has total confidence in DNI Tulsi Gabbard, and any insinuation otherwise is totally fake news.”… pic.twitter.com/sjW4IPqUhU
— QUANTUM GUARD ™️ (@QuantumGuard17) April 12, 2026
🚨 Tulsi Gabbard is about to drop NUKE BOMBS on her way out the door.
Word is she’s preparing to expose the stolen 2020 election — and the Democrats’ attempt to steal the 2016 election too.
Tulsi about to BLOW UP the Democrat Party’s lies for good in her final acts as DNI.… pic.twitter.com/0mF5PifDil
— GRANDPA’s FREE ADVICE (@GOP_is_Gutless) May 25,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