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세력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발언이 유럽 현직 정상의 입에서 나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달 12일에 개최된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 대담에서 AI, 빅테크, 자본, 정치권력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가 민주주의를 겨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나눈 대화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프레데릭센은 몇 년 전 올트먼과 수 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대화가 끝날 무렵 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괴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렇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이제 당신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답을 찾아야 합니다.’” 올트먼은 자신이 만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책임을 타인에게 넘긴 것이다.
프레데릭센이 우려한 것은 소수의 특정 기업이나 인물이 아니다. 그녀가 지목한 것은 카르텔이다. “권력, 정치권력, 자본, 빅테크, AI 사이에 완전히 확립된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그녀는 이 연결고리의 목적이 민주주의 약화라고 말했다. “이것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반대합니다. 바로 이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입니다.” 단순한 기술 위험론이 아니라, 의도를 가진 세력의 프로젝트로 본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대중이 이에 무지할 뿐만 아니라 그들에 맞설 현실적인 수단도 없다는 점이다. 프레데릭센은 “빅테크 기업들이 민주주의에 역행하며 열심히 작동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믿으려 하지도 않고, 너무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자들이 위험의 실체를 직시하지 못하는 사이,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버드 경영대 명예교수 쇼샤나 주보프는 이 구도를 학문적으로 먼저 규명한 인물이다. 그녀는 저서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가질 수 있고, 아니면 감시 사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둘 다는 가질 수는 없습니다.” 프레데릭센이 정치 무대에서 경고한 것을 주보프는 10년 전 학문적으로 증명했다. 그러면서 빅테크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프레데릭센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토대로 사회적 결속을 들었다. “사람들이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고 믿지 않으면,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은 사라집니다.” 덴마크가 민주주의 만족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불평등이 심하지 않고, 복지 체계가 작동하며, 어떤 일이 생겨도 누군가 자신을 지켜 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린다는 것이다.
그녀의 경고가 공허한 수사가 아니라는 것은 수치로 확인된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 산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평균 민주주의 수준은 1985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같은 해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국가 수(88개)보다 권위주의 국가 수(91개)가 많아졌다. 전 세계 인구의 40%가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나라에 살고 있으며, 민주주의가 진전되는 나라에 사는 인구는 5%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언론 검열과 정부 주도 허위정보 유포를 권위주의화 국가의 핵심 수단으로 지목했다. 팬데믹 기간 백신 부작용이나 공식 방역 지침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학적 견해가 빅테크 플랫폼에서 삭제된 것은 그 패턴이 서방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반복됐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검열의 도구는 더 이상 국가 기관이 아니었다. 빅테크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올트먼은 자신이 ‘괴물’을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 괴물을 다루는 일은 ‘당신들’, 즉 정치인과 시민의 몫으로 돌렸다. 프레데릭센의 발언이 가리키는 것은 바로 이 간극이다. 기술을 만드는 쪽은 이미 알고 있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쪽은 두려워하며 머뭇거리거나 아예 그 위험을 모른 채 환영하고 있다.
Denmark’s PM Mette Frederiksen:
There is a total established link between power, political power, capital, tech giants and AI. And the purpose of this is undermining democracy.
That’s the goal because the people who are developing this stuff are against democracy.
I met Sam… pic.twitter.com/ROl7vEyg6h
— Clash Report (@clashreport) May 31,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