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스파이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조너선 폴라드가 이스라엘의 다음 군사 목표로 터키와 이집트를 지목했다. 지난 5월 20일 이스라엘 언론사 아루츠 쉐바 팟캐스트에 출연한 그는 이란 문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도, “다음 전쟁은 아마도 튀르키예와 이집트를 상대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해군 민간 정보분석관 출신의 폴라드가 사실상 공인처럼 이스라엘 매체에 등장해 중동의 미래 전쟁을 예고하는 이 장면은 그 자체로 현재 이스라엘 외교안보 노선의 단면을 드러낸다.
폴라드는 1984년부터 1985년 사이 미 해군 정보국에서 수백 건의 기밀 문서와 1,000건 이상의 첩보 전문을 이스라엘 모사드 연계 공작관들에게 넘겼다. 1985년 이스라엘 대사관에 망명을 시도하다 체포되어 1987년 간첩죄로 기소된 그는 동맹국을 상대로 한 간첩 행위로는 역대 최고 형량인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캐스파 와인버거 국방장관은 재판부에 제출한 서한에서 “피고가 이스라엘에 팔아넘긴 정보의 범위, 미국 안보에 대한 결정적 중요성, 민감도를 고려할 때, 이보다 더 큰 국가 안보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약 30년을 복역한 폴라드는 2015년 가석방됐으나 미국 내 이동 제한 조건이 붙었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한을 해제했고, 그는 공화당 최대 후원자였던 카지노 재벌 셸던 아델슨의 전용기를 타고 이스라엘로 출국했다. 이스라엘 도착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활주로에 나와 그를 영웅으로 맞이했다. 나중에 터커 칼슨이 “현대 미국 역사상 최대의 반역자”라고 칭한 폴라드를 이스라엘 총리가 공개 환영한 이 장면은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 첩보 갈등의 오래된 상처를 다시 건드렸다.
폴라드는 이번 팟캐스트에서 튀르키예와의 전쟁을 예고하는 한편, 이스라엘이 현재 군사 점령 중인 시리아 남부 지역을 영구적으로 합병해야 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시리아 과도정부가 튀리키예군을 이스라엘 국경 인근에 배치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이란에 대해서는 “반드시 완수해야 할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가자지구와 레바논 헤즈볼라 문제도 미해결 과제로 거론했다. 진행자가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그는 “희망은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악마였고, 그 이유가 있다”고 답했다.
그의 공개 발언이 단순한 개인 의견으로 그치지 않는 이유는 현재 그가 교류하는 인물들 때문이다. 폴라드는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의회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벤그비르는 메이르 카하네 랍비의 유대 우월주의 운동인 카흐당에서 성장한 인물로, 이 운동은 팔레스타인인의 무력 추방과 유대 율법의 강경 적용을 옹호해왔다. 전직 이스라엘 국방장관 모셰 야알론은 2024년 말 벤그비르를 국제형사재판소의 전쟁범죄 기소 대상으로 규정하며, 이 운동의 성격을 ‘나치 독일을 뒤집어 놓은 나의 투쟁’에 비유했다.
폴라드의 미국 내 행보도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해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마이크 허커비가 그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비공개 면담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이 면담이 대사 공식 일정에서 의도적으로 제외됐으며, 소식을 접한 CIA 이스라엘 지국장이 “경악”했다고 보도했다. 폴라드는 2021년 한 인터뷰에서 유대인들은 “항상 이중 충성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미국 안보기관에서 일하는 젊은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하라고 공개적으로 권유하기도 했다.
폴라드가 확전을 예고하는 사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은 미국의 외교 판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미·이란 휴전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휴전을 의미한다. 한 전선에서의 위반은 전체 휴전의 위반”이라고 밝히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전 대테러 책임자 조 켄트는 이미 이스라엘이 미·이란 합의를 ‘사보타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폴라드가 다음 표적으로 지목한 튀르키예와 이집트는 1982년 이스라엘 외무부 관계자 오데드 이논이 작성한 중동 재편 구상에서 이미 분열 및 약화 대상으로 거론된 나라들이다. 그의 발언이 즉흥적 전망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이유이다.
“The storm is coming”: U.S.-born Israeli spy Jonathan Pollard says war against Turkey and Egypt is coming after Israel finishes its wars in Gaza, Lebanon and Iran. pic.twitter.com/7OOXPbmva3
— LifeSiteNews (@LifeSite) May 29,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