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파라카스 ‘원뿔 두개골’ 미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한 최신 DNA 분석이 또다시 불확실한 결론에 머물렀다. 미국 리버티 대학교 연구팀은 1920년대 페루에서 발굴된 300여 구의 파라카스 두개골 표본에서 치아 분말을 추출해 유전자 프로파일 구축을 시도했으나, 확정적 판단을 내리기에는 유전물질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이어온 외계 기원설이 이번 연구로도 공식적으로 배제되지 않은 셈이다.
파라카스 두개골은 기원전 800년부터 기원전 100년 사이에 존재했던 문명의 유골로 추정된다. 이 두개골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상적인 인간의 두개골과 현저히 다른 길쭉한 원뿔 형태 때문이다. 기존의 시각적 분석을 근거로 한 연구들은 이를 ‘두개골 결박’이라는 문화적 관행으로 설명해 왔다. 천이나 판자로 갓난아기의 두개골을 수개월 동안 압박해 형태를 변형시키는 이 풍습은 안데스산맥 일대 페루,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고대 문명에서 사회적 지위나 부를 나타내는 표식으로 기능했다고 연구자들은 본다.
리버티 대학교 연구팀은 치아가 수백 년에 걸친 부식을 버텨내는 천연 보관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두 가지 방식으로 DNA 추출을 시도했다. 치아 뿌리 내부에서 소량의 분말만 채취하는 완만한 방식과, 커피 그라인더로 치아 전체를 갈아내는 강도 높은 방식이다. 강도 높은 방식이 다섯 배 이상 많은 DNA를 회수했으나, 두 방식 모두 유전자 분석 장비가 명확한 결과를 산출하는 데 필요한 최소 기준치인 나노그램 당 마이크로리터 20단위에 한참 못 미쳤다. 완만한 방식은 2.3단위, 강도 높은 방식은 14.1단위에 그쳤다.
연구팀은 유전물질 자체가 애초에 미량이었거나 오랜 세월로 인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에비게일 맥도웰은 “두개골 결박이라는 문화적 관행이 두개골 변형의 원인이라는 것이 고고학계와 유전학계의 주된 시각”이라면서도, “일각에서는 이 미라들이 인간이 아닌 종의 후손이거나 외계 존재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탈무기질화라는 새로운 분쇄 방식을 시도해 더 많은, 더 온전한 DNA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비주류 역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 두개골을 둘러싼 논의는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헤리티지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 ‘에인션트 에일리언스’에 출연한 데이비드 차일드리스는 브라이언 포에르스터와 함께 펴낸 저서에서, 태평양의 외딴섬들을 포함한 전 세계 다양한 문명에서 두개골 결박 관행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이유 자체가 더 깊은 물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두개골을 길쭉하게 만들겠다는 발상이 어디서 비롯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논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2014년이었다. 파라카스 역사박물관장 후안 나바로는 소장 중인 두개골 35점 가운데 5점에서 모발, 치아, 두개골 뼈, 피부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를 맡은 유전학자에게는 선입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샘플의 출처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당시 공개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모계를 통해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지구상에 알려진 어떤 인간, 영장류, 동물에서도 발견된 적 없는” 변이가 검출됐다고 포에르스터는 전했다.
포에르스터는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과도 전혀 다른 새로운 인간형 존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16년 실시된 2차 검사에서는 유럽과 중동 기원의 DNA가 검출돼 아메리카 대륙의 인구 이동 역사를 다시 써야 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리버티 대학교 연구팀이 치아에서 추출한 DNA와 미라의 모발 DNA를 대조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간다면, 파라카스 문명의 유전적 기원에 관한 이 오랜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New DNA analysis of mysterious ‘Conehead’ mummies fuels alien origin theorieshttps://t.co/qXYTZKblm4#Aliens
— TerraMysteria (@terramysteria) June 4,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