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의 전면 공개를 약속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은폐를 시도한 과정이 뉴욕타임스의 심층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 본인을 포함한 측근들이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고 거듭 다짐했지만, 막상 집권하자 최소 수백만 쪽에 달하는 파일을 틀어쥐고 여론을 관리하는 데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부 내부는 파국적인 분열을 겪었고, 법 위반 논란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엡스타인 파일은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마가(MAGA) 운동 내에서 오랫동안 ‘권력층의 진실’을 담은 문서로 여겨졌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고객 명단 공개를 반복적으로 촉구했고,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엡스타인 파일을 ‘강력한 자들이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선거 메시지의 핵심 소재로 활용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팟캐스트에서 정부가 엡스타인의 ‘블랙 북’을 은폐하고 있다고 수차례 주장하며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모든 것’을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댄 본지노 FBI 부국장 역시 자신의 대형 팟캐스트를 통해 “워싱턴 늪지대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며 공개 압력을 부채질했다.
집권 직후 팸 본디 법무장관이 상황을 크게 악화시켰다. 2월 2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본디는 엡스타인 고객 명단이 “지금 내 책상 위에 있다”며 조만간 공개될 것처럼 말했다. 엿새 후 백악관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을 루즈벨트 룸으로 불러 엡스타인 파일을 담았다는 바인더를 배포했다. 그러나 내용물은 대부분 이미 공개된 자료였고, 배포 전 백악관의 사전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파일 내에 트럼프의 이름이 등장하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참모들은 인플루언서들을 급히 백악관 밖으로 안내했다. 이미 바인더를 들고 셀카를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인플루언서들은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고, 파일에 대한 기대감만 더 크게 부풀어 올랐다.
법무부와 FBI는 수개월 동안 파일을 검토했지만 그 분량에 대한 파악조차 늦었다. 엡스타인 관련 파일은 최소 300만 쪽, 많게는 600만 쪽에 달했다. 6월 본디와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이 트럼프에게 현황을 보고하면서 “파일에는 아동 음란물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트럼프에 대한 언급도 있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처음부터 어떤 것도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엡스타인 사안을 ‘가짜 뉴스’라 일축하면서 참모들에게 이 주제를 꺼내지도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에게는 파일 공개가 자신의 친구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직접 털어놓기도 했다.
7월 7일 법무부와 FBI가 발표한 메모는 “광범위한 수색 끝에 엡스타인이 고객 명단을 유지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엡스타인의 2019년 사망은 자살이라는 기존 결론을 재확인했다. 이 메모는 마가 지지층에게 노골적인 배신으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의 측근들이 바이든 집권 기간 내내 폭로하겠다고 장담했던 내용들을 스스로 뒤집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공개된 교도소 감시 영상에서는 타임스탬프가 1분가량 끊기는 장면이 발견됐고, 이는 은폐의 증거로 해석되며 분노에 불을 질렀다. 본디는 처음에 이를 ‘야간 시스템 리셋’ 때문이라고 해명했고, 나중에 해당 영상이 복원돼 추가 공개됐지만 불신은 가라앉지 않았다.
메모 발표 당일 본지노는 법무부 회의에 나타나 본디를 향해 폭발했다. “당신이 처음부터 이 일을 망쳤어요. 파일이 책상에 있다는 헛소리, 지지자들에 대한 온갖 약속들.” 본지노와 파텔은 이후 와일스 비서실장에게 본디의 사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틀 후 상황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와일스가 본지노에게 언론 유출 책임을 추궁하자, 본지노는 오히려 “나는 처음부터 계속 경고했는데 당신들이 무시한 것”이라며 강경하게 맞섰다. 와일스가 “우리 모두는 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함께하실 건가요?”라고 묻자 그는 “아니요, 이건 내 계획이 아닙니다”라고 잘라 말하고 상황실을 박차고 나갔다. 민간에서 수백만 달러의 팟캐스트 수익을 포기하고 자리를 맡았다가 자신이 반대했던 전략의 희생양이 된 그는 “이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콘트라 사태가 될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토로했다.
7월 17일 밤에는 밴스 부통령 주재로 백악관 상황실에 와일스, 블랜치, 본디, 파텔 등 행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집결했다. 상황실에서는 블랜치가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플로리다와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대배심 증언록 봉인 해제를 청구하자는 것이었다. 법원이 거부할 경우 은폐의 책임을 트럼프 행정부가 아닌 판사들에게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밴스는 파일 전면 공개를 가장 강하게 밀어붙였고, 8월 상황실 회의에서는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블랜치 대신 자신이 출연해야 효과가 크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와일스와 제임스 블레어 부비서실장은 이 사안이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낸 소동에 불과하다고 판단하며 과소평가했다.
트럼프는 엡스타인과 1990년대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이웃 사이였고 당시 둘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었다. 공개된 비행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1993년부터 1996년 사이 엡스타인의 전용기에 최소 8차례 탑승했다. 법무부 파일에 트럼프의 이름이 3만 8000회 이상 등장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파일에는 피해자 세라 랜섬이 제3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트럼프 관련 진술도 포함됐다. 랜섬은 이 진술을 담은 이메일을 나중에 일부 철회했으며, 진술은 전문에 해당하고 검찰이 기소로 이어가지 않은 미확인 주장이다.
결국 11월 19일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어떤 기록도 당혹감, 명예 훼손 또는 정치적 민감성을 이유로 보류, 지연 또는 편집될 수 없다”고 명시하며 수백만 쪽에 달하는 파일의 공개를 의무화했다. 법 시행 이후에도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공개된 파일에서는 2001년 9월 11일 직후 누군가가 맥스웰에게 ‘진짜 조종사는 어디 있느냐’고 물은 이메일과, 2003년에 로스차일드 가문과 관련된 언론인 에드워드 제이 엡스타인이 맥스웰에게 비공개 ‘9/11 그림자 위원회’ 참여를 권유한 이메일이 발견됐다. 맥스웰은 이를 거절했다. 엡스타인 파일에서 9/11과 관련된 이메일이 발견된 사실은 주류 언론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켄터키 공화당 하원의원 토머스 매시는 2월 법무부를 방문해 비공개 원본 파일을 직접 열람한 뒤, 최소 여섯 명의 이름이 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삭제됐다고 밝혔다. 매시는 NBC 방송에 나와 “토드 블랜치는 법을 위반하고 있다. 아직도 수백만 쪽의 파일이 공개되지 않았고, 피해자 자신의 진술 기록조차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일에 아무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볼 때 블랜치와 파텔 FBI 국장은 사실상 위증을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매시를 공천에서 탈락시켰고, 매시는 의회 마지막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의원 발언 특권을 활용해 원내에서 직접 이름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2026년 3월 대통령 직속 여론조사 전문가 토니 파브리치오의 내부 메모는 엡스타인 파일이 “모든 그룹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고 일부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고 기술했다.
다만 이 타임스 보도를 읽을 때 몇 가지 사실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타임스는 트럼프가 1990년대에 엡스타인의 전용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그것이 엡스타인이 인신매매망을 구축하기 이전의 일임을 명시하지 않았다. 팜비치 이웃으로 가깝게 지내던 시절의 행적을 성범죄와 연결된 맥락에 배치하는 것은 독자에게 특정 인상을 심기 위한 의도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엡스타인의 피해자 중 트럼프를 섬에서 목격했다고 증언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엡스타인 피해자 중 가장 목소리가 컸던 버지니아 주프레는 트럼프를 단 한 번도 가해자나 엡스타인의 고객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엡스타인 파일의 실질적 통제권은 처음부터 본디가 아닌 블랜치에게 있었다. 본디 자신이 2026년 5월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증언에서 “그가 처음부터 엡스타인 파일 전체 공개 과정을 책임졌다”고 밝혔다. 타임스가 본디를 혼란과 실수의 주인공으로, 블랜치를 냉정한 전략가로 묘사한 구도는 이 증언을 고려할 때 의미심장하다. 기밀 상황실 회의 내용을 이처럼 상세하게 제공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그 시각이 기사 전체에 어떻게 배어 있는지는 독자 스스로 판단할 문제다.
본디 해고의 이유도 타임스의 서술과는 다른 맥락이 있다. 본디는 4월 2일 해고됐고, 하원 감독위원회의 엡스타인 관련 의회 증언 예정일은 불과 열흘 뒤인 4월 14일이었다. 해고 직후 법무부는 “본디는 법무장관 자격으로 소환됐으므로 직위를 잃은 이상 출석 의무가 없다”는 법리를 내세워 증언을 막았다. 여야 의원들은 개인 자격으로도 소환장은 유효하다고 맞섰지만, 본디는 예정된 날짜에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이 그녀를 증언대에 세울 수 없게 했는지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BREAKING: NYT’s “Inside the White House Freakout Over the Epstein Files” is remarkable.
The paper reports Trump’s top aides held repeated Situation Room meetings as Epstein fallout spiraled into a major political crisis. JD Vance allegedly warned: “This is a huge problem,”… pic.twitter.com/yP0i8kU8tK
— Carolyn Barber, MD (@cbarbermd) June 10, 2026
🚨 BOMBSHELL! NYT exposes a massive coverup. They confirm the Trump administration was completely paralyzed by panic over the Epstein files.
While faking bravado, top aides secretly treated it as the biggest threat to his presidency, desperately hiding their terror. pic.twitter.com/Tf6xinYh2P
— Furkan Gözükara (@FurkanGozukara) June 10, 2026
Why would Todd Blanche (in private law practice at the time) be copied in on confidential Epstein emails right after Epstein arrested in 2019? Now we know why Trump hired him as private attorney. pic.twitter.com/tWnYpmOP7N
— Ramsatu (@montee51) June 11, 2026
9/11 Was an Epstein Job?
Epstein’s Circle and Their Ties to the September 11th Attackshttps://t.co/vCigvXmvMK pic.twitter.com/GSJnf0Cwdm— judy morris (@judymorris3) June 12, 2026
Epstein’s 9/11 Documents Have Gone Missing? (18th February 2026) Redacted
There is one gaping hole…where was Epstein and Ghislaine Maxwell on 911. What was their involvement?https://t.co/P2e8WB7kjy— The Librarian 🤫https://shonaduncan.substack.com/ (@duncan_shona) February 18, 2026
Ghislane Maxwell 911 Ed Epstein and the Rothschilds 🤔 pic.twitter.com/2zEvBIpkLv
— mrredpillz jokaqarmy (@JOKAQARMY1) February 7,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