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을 반세기 넘게 이끌었던 클라우스 슈밥 창립자가 자신의 제네바 자택에서 도청 장치를 발견했다며 형사 고발장을 제출했다. WEF는 각국 정상과 기업 총수, 국제기구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와 정치의 공동 의제를 설정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민관 협력 플랫폼으로, 슈밥은 이 조직을 창립 이래 반세기 넘게 사실상 홀로 이끌어 온 인물이다. 이 사건은 슈밥이 2025년 재정 유용 의혹으로 논란 속에 사임한 지 약 1년 만에 불거졌다. 세계 엘리트들의 연례 회동으로 알려진 다보스포럼을 설계한 인물이 조직 내부 갈등과 수사의 대상으로 전락하기까지의 과정은, 그가 반세기 동안 쌓아 온 위상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블룸버그가 지난 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슈밥 측 대변인은 이 도청 장치가 자택에 대한 통상적인 보안 점검 과정에서 발견되었다는 성명을 이메일로 전달했다. 슈밥은 이후 제네바 검찰에 형사 고발장을 제출했으며, 예비 조사 결과 해당 장치는 최근 3년 이내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성명은 밝혔다. 수사 당국은 현재 설치 책임자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성명은 “슈밥이 해당 기간 동안 상당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안은 특히 민감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장치의 출처나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어떤 결론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고발은 슈밥 자신이 과거 사생활과 투명성에 대해 밝혀 온 입장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2016년 1월 스위스 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메르켈, 오바마 등과 통화하는데, 스위스나 미국의 정보기관이 도청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느냐”고 묻자, 슈밥은 “그렇다, 자연스럽게 그것이 내 인격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숨길 게 없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앞서 2014년 SonntagsZeitung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국가안보국(NSA) 감시 폭로를 언급하며 “모든 것이 투명해진다. 이것은 막을 수 없다. 우리가 용인될 수 있게 행동하고 숨길 게 없다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밥의 재정 유용과 조직 문화 의혹, 그리고 사임
88세인 슈밥은 이 포럼의 회장직을 반세기 넘게 수행하며 조직을 세계 엘리트 네트워크의 상징적 무대로 키워 냈다. 그의 자택은 WEF 본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WEF의 내부 조사에서는 슈밥과 그의 부인이 회사 자금 110만 달러(약 16억 5,000만원)를 의심스러운 용도로 지출한 정황이 확인되었다. 여기에는 호텔 마사지 14회, 공식 업무가 없던 부인 명의의 일등석 항공권, 뚜렷한 업무 목적을 확인할 수 없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지로의 출장 경비도 포함됐다.
같은 조사에서는 슈밥 본인이 여성 직원들을 성희롱했다는 의혹과 함께, 50세 이상 직원들을 조직에서 밀어내려 했다는 의혹, 괴롭힘 방지 대책을 강화하려 한 인사부서와 여성 고위직 인사들에게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2024년 별도 보도에서 WEF 조직 문화 전반에 인종차별과 성차별, 보복성 인사 조치가 만연했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백인 관리자가 흑인 직원 앞에서 인종차별적 비속어를 사용한 사례, 흑인 직원들이 승진에서 배제되고 다보스 네트워킹 기회에서도 소외됐다는 진술이 담겼다. 한 전직 흑인 직원은 소송을 통해 백인 상사를 ‘주인님’으로 대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출산휴가에서 복귀한 뒤 백인 동료로 교체되며 해고당했다고 증언했다.
슈밥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며, 조사 착수를 결정한 WEF 지도부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은 끝에 조직을 떠났다. WEF는 2025년 8월 발표한 성명에서 “중대한 잘못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조사를 담당한 변호사들이 이사회에 제출한 결과 보고서에는 차별 행위와 데이터 무결성 훼손, 자금 유용 정황이 담겨 있었으며, 이는 WEF가 공개한 성명과 “배치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한 슈밥이 일부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일부 이사회 구성원들이 불만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슈밥은 최근 WEF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이사진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한편, 자신에게 자문역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자문역은 단순 조언에 그치지 않고 향후 지도부 인선에 발언권을 갖는 자리였다. 그는 또한 자신에게 배정되었던 개인 경호 인력의 복귀와, 자신과 부인 힐데 슈밥이 WEF 해외 거점을 방문해 고별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그리고 조직과의 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개인 소송 비용의 절반을 WEF가 부담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한국에서의 수용: 4차 산업혁명에서 그레이트 리셋까지
슈밥이 주창한 의제는 특히 한국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출간된 그의 저서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 28개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이 중 30만 부가 한국에서 팔려나갔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을 포함한 주요 후보들이 앞다투어 4차 산업혁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했다. 슈밥은 2018년 4월 방한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으며, 이 자리에서 이듬해 다보스포럼의 화두를 한국으로 삼겠다면서 문 대통령을 다보스포럼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슈밥이 제시한 ‘그레이트 리셋’ 개념 역시 한국어판 서문이 별도로 실릴 만큼 국내에서 주목받았으며, 이주열 당시 한국은행 총재는 2021년 범금융권 신년사에서 ‘그레이트 리셋’이라는 표현을 직접 인용해 위기 대응 각오를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도 한 경제포럼 축사에서 “인류 전체의 난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레이트 리셋이 정말 절실한 그런 때”라고 말했다.
WEF가 그레이트 리셋 의제의 핵심 구호로 내세운 ‘빌드 백 베터(build back better)’, 즉 ‘더 나은 재건’이라는 표현은 2021년 6월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도 등장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영국이 의장국인 올해 G7은 세계가 더 나은 재건으로 가는 확실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중앙은행 총재가 각기 다른 자리에서 WEF가 만든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WEF를 둘러싼 오래된 논쟁
슈밥 자신의 발언도 과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2017년 하버드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진행자 데이비드 거건과 나눈 대화에서, 슈밥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WEF의 ‘영글로벌리더(Young Global Leaders)’ 출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내각 절반 이상이 영글로벌리더 출신이라며 “우리는 내각에 침투한다”고 말했고,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이후 여러 나라에서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었다.
이 발언을 직접 인용하며 논란을 키운 정치인도 있다. 호주 자유당 소속 알렉스 앤틱 상원의원은 2022년 3월 30일 상원 본회의 발언에서 슈밥의 ‘내각 침투’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며 WEF를 권위주의와 마르크스주의 이념에 물든 조직으로 규정했다. 그는 WEF가 기후변화 대응과 이른바 구조적 인종차별, 온라인 디지털 신원 확인 등 세계주의적 의제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반자본주의적이고 반자유시장적인 조직으로서 서구의 가치와 정치 과정을 전복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앤틱은 팬데믹 기간 WEF가 봉쇄, 백신 의무화, 백신 여권, 마스크 의무화 등 가장 강경한 방역 조치들을 일관되게 옹호해 왔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WEF가 2016년 공개했다가 이후 삭제한 ‘2030년 세계에 대한 8가지 예측’ 영상 속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아도 행복할 것’이라는 문구를 거론하며, 이 구호가 나치 강제수용소의 ‘노동이 자유롭게 하리라’나 조지 오웰 소설 속 ‘무지는 힘이다’와 같은 결의 디스토피아적 표어라고 경고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가가 모든 것을 소유하는 셈이며, 이를 가리키는 단어가 바로 ‘공산주의’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이 같은 우려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자연의 토큰화’가 거론된다. 미국에서는 인트린식 익스체인지 그룹(IEG)이 록펠러재단과 미주개발은행 등의 지원을 받아 ‘자연자산기업(Natural Asset Company)’이라는 개념을 고안했고, 뉴욕증권거래소가 2021년 이를 새로운 상장 자산군으로 인정해 달라는 규정 변경안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국립공원을 포함한 공유지와 사유지의 생태적 가치에 대한 권리를 자연자산기업이 보유하고, 이를 다시 지분으로 쪼개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구조였다.
이 제안은 토지 소유주와 목장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2024년 1월 철회됐다. WEF도 2025년 9월 펴낸 보고서 ‘자연을 위한 금융 솔루션’에서 자연자산기업과 생물다양성 크레디트, 토큰화 등을 통해 숲과 습지, 대기 등 자연 자산을 금융 상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토큰화 구조에서는 겉보기에 누구나 지분을 나눠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토큰 소유자 개개인이 해당 자산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극히 제한적이고, 자산의 실질적 운용과 통제권은 이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소수의 금융기관에 집중된다는 게 비판론자들의 지적이다. 작은 조각을 나눠 가진 개인은 사실상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한 채, 자산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만 대형 자산운용사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앤틱이 WEF를 반자본주의적이라고 규정한 근거는 슈밥이 1971년부터 주창해 온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개념에 있다. 주주 이익 극대화를 우선하는 전통적 자본주의와 달리,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이 직원과 고객, 지역사회, 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이 개념을 제도화한 대표적 조직이 로스차일드 가문의 린 포레스터 드 로스차일드가 2020년 바티칸과 함께 출범시킨 ‘포용적 자본주의 협의회(Council for Inclusive Capitalism)’다.
이 협의회는 WEF의 회원 조직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도덕적 지도’를 표방하고 마스터카드, 비자, 뱅크오브아메리카, 세일즈포스 등 총 10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업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로스차일드는 협의회 출범 당시, 자본주의가 번영을 낳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을 소외시키고 지구를 훼손했으며 사회의 신뢰를 잃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이해관계자 모델이 시장의 수익률 신호 대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지표에 따라 자본 배분을 결정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선출되지 않은 소수의 거대 자산운용사와 기업 연합이 사실상 시장의 가격 기능을 대신해 사회적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앤틱을 비롯한 비판론자들이 WEF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반자본주의’로 규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슈밥 개인을 둘러싼 이번 도청 사건과 재정 유용 의혹은, WEF라는 조직 자체를 향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비판과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2024년 대선 출마 당시부터 다보스포럼을 향해 거듭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글렌 벡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WEF를 ‘억만장자들의 클럽’이라 부르며, 이 조직이 부를 상위 계층으로 이전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전체주의적 통제를 가하는 방향으로 세계를 조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앨라배마대학교 연설에서는 블랙록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가 WEF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WEF가 ‘그레이트 리셋’이라 부르는 계획을 인류 전체에 적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케네디 주니어가 이 발언을 했던 2024년 당시 핑크는 WEF 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이었으나, 2025년 8월 WEF 이사회가 슈밥에 대한 내부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핑크를 앙드레 호프만과 함께 WEF의 임시 공동의장으로 선임해, 사실상 슈밥의 후임 역할을 맡고 있다.
WEF founder Klaus Schwab finds a spying device at his home.
Who would have the audacity to bug the technocrat king?
Irony levels off the charts, their whole agenda is total surveillance and “you will own nothing and be happy.”
Karma’s a fckn b*tch.
Bitcoin is the one… pic.twitter.com/YoCxnwPgl3
— ₿roodloper (@broodloper) July 9, 2026
Klaus Schwab filed a police report after discovering a wiretapping device in his Geneva home…
Also Klaus Schwab a few years ago:
“All people will have to accept being monitored, honest people will not be afraid, because they have nothing to hide.” 👍😂 pic.twitter.com/g9JXifR4lh
— Shinning Star (@AbsoluteTrue2Me) July 9, 2026
Digital ID: Here is the WEF’s plan for you, straight from their website.
Their goal is to create a situation whereby every aspect of daily life—healthcare, banking, food, travel, internet, social media, communications, energy usage, etc—requires a valid digital ID, without which… pic.twitter.com/RmwP1qcgcX
— Valerie Anne Smith (@ValerieAnne1970) July 4, 2026
“So we penetrate the cabinets” of governments
2017 – Klaus Schwab discusses how the WORLD ECONOMIC FORUM has penetrated governments with its Young Global Leaders & Global Shapers
They have built a ‘Virtual’ One World Government that they control#StopTheWEF… pic.twitter.com/AdjFbg4PIL
— Modern Problems (@ModProCom) July 8, 2026
Australian senator, Alex Antic, exposes the totalitarian aspirations of Klaus Schwab’s World Economic Forum, and its ‘Great Reset’ agenda, in the Australian parliament.
“The WEF is steeped in authoritarianism and Marxist ideology. It’s an ideology which is creeping into… pic.twitter.com/24yk9OiCOH
— Wide Awake Media (@wideawake_media) November 28, 2023
“If you control the food, you control the people. That’s ultimately the end goal.”
~Alex Newman“The WEF & UN are waging war against farmers, in an attempt to seize control of the global food supply, under the banner of UN Agenda 2030.” pic.twitter.com/EWoPzDFeoJ
— Valerie Anne Smith (@ValerieAnne1970) July 7, 2026
Glenn Beck asks RFK Jr. what his stance is on the World Economic Forum (WEF):
“It’s a club of billionaires that shifts wealth upward and imposes totalitarian controls.”
“They fly to Davos in private jets and tell world leaders how to rule the rest of us.”
“During COVID, 4… pic.twitter.com/Xu8NwepcXt
— matrixbot (@thematrixb0t) May 25,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