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장 승인 아래 하루 만에 물청소 후 콘크리트 포장된 찰리 커크 암살 현장

경찰 서장 승인 아래 하루 만에 물청소 후 콘크리트 포장된 찰리 커크 암살 현장

정치적 암살 사건의 범죄 현장이 통상적인 보존 절차와 달리 사건 발생 하루 만에 물로 씻기고, 이후 콘크리트로 덮인 정황이 문서로 확인됐다. 미국 보수 성향 감시단체 주디시얼 워치가 유타 밸리 대학교(UVU)로부터 유타주 정부기록공개법(GRAMA)에 따라 확보한 64쪽 분량의 기록에는 지난해 9월 10일 이 대학 교정에서 터닝포인트USA 창립자 찰리 커크가 암살된 지 하루 만에 현장 정리 비용이 청구되고, 대학 관계자와 시공업체 사이에서 핏자국 제거와 포장 공사 일정을 조율하는 문자메시지가 있었다.

 

주디시얼 워치는 지난해 11월 20일 GRAMA 청구서를 제출하며 커크 암살 현장에서 이뤄진 증거 및 물건 제거와 관련된 모든 기록, 그리고 교정 내 포장 공사와 관련해 대학과 시공업체 사이에 오간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견적서, 청구서, 발주서 일체를 요구했다. 여기에는 대학 경찰 및 보안 담당 인력의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보고서, 지시사항도 포함해 달라는 요청이 담겼다. 청구 대상을 증거 및 물건의 ‘제거’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단체 스스로가 이 사안을 단순한 시설 복구가 아니라 증거 처리의 문제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확보된 문서 가운데 응급 지급 요청서에 따르면, 암살 다음 날인 9월 11일 시공업체 앞으로 6,090.52달러(약 840만 원) 상당의 청구서가 이미 접수됐으며, 품목 설명란에는 “총격 사건 현장 정리”라고 기재돼 있었다. 청구서에 적힌 업체명은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서 검게 지워져 확인할 수 없었다. 암살 다음 날 이미 정리 작업이 발주되고 대금이 청구됐다는 사실 자체가 현장이 수사를 위해 충분한 기간 보존됐는지에 관한 의문을 낳는다.

 

9월 12일, 즉 사건 이틀 뒤 오간 문자메시지에서 관계자 한 명은 “경찰이 분수대 쪽으로 불러서 물을 좀 가져다 달라고 했다. 잔디를 걷어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냥 씻어 내려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가 “좋은 소식이다. 알려주시면 전달하겠다”라고 답하자, 첫 번째 관계자는 “이제 다 끝났는데, 아직 정리할 게 좀 남아 있다. 그래도 어렵지 않게 치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같은 대화에서 상대방이 “남은 게 혹시 핏자국이냐”고 묻자, 현장 담당자는 ’20센티미터 정도 되는 웅덩이가 아직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어진 문자에서 두 사람은 웃음 이모지와 함께 “오염의 해결책은 희석이다”라는 표현을 주고받으며 물을 더 뿌려 씻어내는 방식을 논의했고, 담당자는 “호스를 가져다 뿌리겠다”고 말했다. 상대방이 “오늘 밤에 하냐”고 묻자 담당자는 “아니다, 내일 한다. FBI가 아직 현장에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시기에 오간 별도의 문자메시지에서는 스프링클러 재가동 여부를 둘러싼 대화도 확인됐다. 한 관계자가 “스프링클러를 다시 틀어도 되느냐”고 묻자 한동안 답이 없었고, 이후 “다시 한번 물어보겠다”는 답이 이어졌다. 잠시 뒤 “서장님이 물을 틀어도 좋다고 하셨다”는 메시지가 도착했고, 요청자는 “감사하다”는 말로 답했다. 세척 재개 여부가 현장 실무자가 아니라 경찰 지휘부의 승인을 거쳐 결정됐다는 사실은 이 정리 작업이 개인의 독단이 아니라 수사기관 내부에서 용인된 결정이었음을 시사한다.

 

9월 13일 자 문자메시지에서 담당자는 “언제 갈지 알려 달라”고 적었고, 상대방은 “혹시 장갑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담당자는 “몇 개 구해오겠다”고 답했다. 하루 뒤인 9월 14일, 포장 공사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은 입을 다물도록 잘 훈련돼 있다”고 적었고, “[삭제된 이름]이 언론 쪽 담당자들과 이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장 정리가 단순한 청소 작업을 넘어, 정보 통제와 대외 대응까지 함께 고려된 사안이었음을 보여준다.

 

같은 날 오간 다른 문자메시지에서는 현장에 설치할 안전 바리케이드 색상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한 관계자가 “대학 쪽에 쓸 수 있는 바리케이드가 있긴 한데, 색이 밝은 빨간색”이라고 전하자, 상대방은 “그건 사양하겠다. 다른 색은 없느냐”고 답했다. 첫 번째 관계자는 폭소 이모지와 함께 “저도 그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빨간색이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피하려 한 이 대화는, 현장 관리가 사건의 실체보다 외부에 비치는 인상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뤄졌음을 드러낸다.

 

현장 정리에 직접 참여한 인물의 증언도 이 문서 내용과 맞물린다. 시공업자 댄 메렐은 지난 5월 팟캐스트 ‘지미 렉스 쇼’에 출연해, 평소 일요일에는 작업을 받지 않는데도 암살 며칠 뒤인 일요일에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전화를 건 상대방은 유타 밸리 대학교 현장 사진을 보내며, 자신보다 윗선의 지시로 월요일까지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메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른 팀이 지반을 파낸 상태였고, 그는 급히 인력을 모아 포장 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 증거를 의식하지 않고 그저 돕는다는 생각이었지만, 이후 온라인에서 의문이 제기되자 자신이 한 일을 뒤늦게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지반 굴착 작업의 이유를 두고는 별도의 주장도 제기됐다. 캔디스 오언스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지면을 깊게 파낸 이유가 폭발물 잔여물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PETN 계열 폭발물이 토양에 잘 흡착되는 성질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만약 현장에서 폭발물이 사용됐다면 흙 자체를 걷어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언스는 앞선 방송에서 커크를 병원으로 이송한 SUV 뒷좌석에 흩어져 있던 검은 강화유리 조각 사진을 함께 제시하며, 이를 커크가 착용했던 무선 마이크가 충격으로 산산조각 난 흔적으로 추정했다.

 

정부기관이 총격 현장 정리에 직접 나서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에서도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총격범 토머스 크룩스가 사망한 AGR 인터내셔널 건물 옥상은 통상 민간 전문 업체가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생물학적 증거 현장이었지만, FBI가 이를 직접 물로 씻어냈다. 클레이 히긴스 하원의원은 이를 두고 “경찰 역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행위”라며 분노했다. 크룩스의 시신도 총격 열흘 만인 7월 23일 화장됐으며, 히긴스 의원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러 간 8월 5일에야 화장 사실이 알려졌다. 버틀러 카운티 검시관과 지역 보안관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공식 발표에 대한 신뢰도를 가늠할 여론조사 결과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뢰도 평가기관 뉴스가드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미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버틀러 총격이 “조작됐다”가 24%, “잘 모르겠다”가 29%로 절반 이상이 공식 발표를 인정하지 않았다. 커크 암살 사건에서도 비슷한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지난주 열린 타일러 로빈슨의 예비심리에서 드러난 증거 공백과 관련이 있다. 검찰 측이 부른 탄도 감식관은 커크의 몸에서 나온 탄환 파편이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총기에서 발사됐는지를 두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로빈슨이 찍혔다며 검찰이 제출한 옥상 감시카메라 영상은 원본이 아닌 확대와 보정을 거친 편집본이었다.

 

이번 청구에 대해 유타주 법무차관보 니콜 퍼거슨은 답변서에서, GRAMA 담당 부기록관 스테이시 파울러가 대학 경찰(UVUPD)에 문의한 결과 대학 경찰은 현장 통제권을 갖거나 증거 및 관련 물건 제거 작업에 관여한 바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개된 문자메시지에는 스프링클러 재가동 여부가 경찰 ‘서장’의 승인을 거쳐 결정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대학 경찰이 현장 정리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퍼거슨의 답변은 이 기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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