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이 경고하는 미국 민주당의 좌경화

내부자들이 경고하는 미국 민주당의 좌경화

콜로라도 주지사 제러드 폴리스와 진보 진영에서 오랫동안 모금을 이끌었던 에반 바커가 각기 다른 자리에서 민주당의 좌경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바커는 캔자스시티의 노동조합 가정에서 태어나 진보 진영을 위해 수천만 달러를 끌어모은 실력자였다. 그는 신간 ‘남은 것이 없다: 어느 민주당 운동가의 고백’에서 2024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현장에 서 있던 순간을 전환점으로 꼽았다. 이 책에서 바커는 노동 계급을 대변하겠다던 정당이 정체성 정치와 도덕적 과시에 매몰되면서 스스로의 뿌리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바커는 자신이 그저 방관자가 아니었다는 점도 숨기지 않는다. 그녀는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민주사회주의 계열 참모들에게 모금 조직 운영법을 직접 가르쳤고, 진보 정치인들에게 후원자를 상대하는 화법을 코치했으며, 억만장자들과 함께 탄탄한 모금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뉴욕의 브래드 랜더와 다리알리자 아빌라 슈발리에, 콜로라도의 멜라트 키로스 등 최근 사회주의 진영 승리의 배후 인물들과 직접 일했다고 밝혔다.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당이 노동 계급을 저버렸다는 결론에 이르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폴리스 주지사는 뉴스맥스 방송에 출연해 사회주의의 정의부터 짚었다. 그는 사회주의를 생산수단에 대한 정부 소유와 통제로 규정하며, 중국 군부가 다수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와 희토류 기업 엠피 머티리얼스 지분 15%를 보유하게 된 상황에 대해서 불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시장의 선수이자 심판을 동시에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폴리스는 민주사회주의자들의 정강 가운데 상원 폐지, 선거인단 제도를 국민 직접 투표로 대체하는 방안, 연방대법원 권한 제한, 이민세관집행국과 교도소 폐지, 주요 산업의 공공 소유 확대 등을 거론하며 이는 단순한 경제 정책 논쟁을 넘어 헌법의 근간을 흔드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주의와 파시즘 사이에는 종이 한 장 차이밖에 없으며 두 이념이 극단에서 만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인식은 여론조사 수치로 뒷받침된다. CNN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이 너무 진보적으로 변했다고 답한 미국인의 비율은 2025년 5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3년 48%,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6년 42%에서 꾸준히 상승한 수치다. CNN의 해리 엔텐 선임 데이터 분석가는 1999년 당시 민주당원의 26%가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답했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한 자릿수까지 줄었고, 반대로 당원 5명 중 3명이 자신을 진보적 또는 매우 진보적이라고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콜로라도와 뉴욕의 예비선거 결과는 이 흐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콜로라도 1선거구에서는 29세의 멜라트 키로스가 다이애나 디게트 하원의원을 꺾었고, 뉴욕 13선거구에서는 32세의 다리알리자 아빌라 슈발리에가 아드리아노 에스파야트 하원의원을 눌렀다. 힐러리 클린턴의 오랜 측근인 민주당 전략가 알 모투르는 한 방송에 출연해 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중도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하며, 최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후보들의 일부 정책은 본선에서 유권자들에게 거부당할 만큼 극단적이라고 우려했다.

 

당의 균열은 이념 노선에 그치지 않고 자금 구조를 둘러싼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4월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를 직접 겨냥해 검은 돈의 영향력을 규탄하려던 결의안이 부결됐다. 위원회는 특정 단체를 지목하지 않는 포괄적 결의안만 통과시켰다. 비판자들은 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와 가상화폐 업계, 인공지능 로비 단체를 겨냥했던 원안이 무해한 수준으로 희석됐다고 지적했으며, 그중 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와 계열 조직들이 2026년 예비선거에 쏟아부은 외부 지출액만 1,400만 달러(약 199억 원)를 웃돈다고 전했다.

 

이 논쟁은 당의 재정 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번 중간선거를 200만 달러(약 28억 원)의 부채를 안고 시작했으며, 워싱턴 소재 본부 건물을 담보로 1,500만 달러(약 213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마틴 위원장은 이달 회의에서 2028년 대선 경선의 기업 자금과 검은 돈 유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개혁 패널 구성을 제안할 예정이지만, 전직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제이미 해리슨은 이런 결의안이 상징적 수준에 그칠 뿐 실제 정치자금위원회의 지출 행태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직 주지사와 전직 선거운동가라는 서로 다른 위치에서 나온 두 경고가 겹치는 지점은 뚜렷하다. 두 사람 모두 당의 급진화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이라고 짚는다. 중도로 돌아설지 그대로 밀고 나갈지는 결국 당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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