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매장 내 종이 가격표를 디지털 전자 가격표로 전면 교체하는 작업을 2026년 안에 마무리한다. 일부 매장에서는 의류 등 상품의 가격표 자체가 사라지고, 소비자가 직접 스마트폰 앱으로 바코드를 스캔해야만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회사는 이 기술이 다이내믹 프라이싱, 즉 시간과 상황에 따라 같은 상품의 가격을 바꾸는 데 쓰이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치권과 소비자단체는 여러 정황을 근거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월마트는 2024년 6월 디지털 가격표 도입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매장 직원이 모바일 앱으로 가격을 즉시 변경할 수 있어, 기존에 이틀 걸리던 가격 변경 작업이 몇 분 만에 끝난다. 회사는 2,300개 매장에 우선 도입한 뒤 연말까지 미국 내 4,600개 전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크로거 역시 일부 매장에서 같은 기술을 시험 적용하고 있다.
두 회사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해 왔다. 크로거 대변인은 전자 가격표가 회사 웹사이트에 게시된 가격이나 주간 프로모션을 반영하는 용도로만 갱신되며, 고객이 어떤 방식으로 쇼핑하든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가격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마트도 모든 소비자에게 매장마다 동일한 가격이 적용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의 머시 두 빌러 정부 관계 담당 부사장은 전자 가격표가 종이 가격표보다 정확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여럿 있다. 2024년 8월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과 밥 케이시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은 크로거 최고경영자 로드니 맥멀런에게 서한을 보내, 전자 가격표가 시간대나 날씨 같은 일시적 요인에 따라 생필품 가격을 끌어올려 이윤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프 머클리 오리건주 상원의원과 벤 레이 루한 뉴멕시코주 상원의원은 이런 우려를 근거로 전자 가격표를 이용한 다이내믹 프라이싱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소비자단체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의 린지 오언스 상임 이사는 2026년 초 공개한 영상에서, 월마트가 매장 내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전문으로 하는 프랑스 전자 가격표 업체와 제휴했다고 폭로했다. 이 영상은 2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화제를 모았지만, 월마트는 이 지적에 대해 별도의 소비자용 해명 자료를 내놓지 않은 채 두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기술 도입이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이롭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여기에 더해 월마트 매장에서 의류 가격표가 사라지고 앱 스캔이 강제된 사례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면서, 가격 정보 접근성 자체를 낮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졌다.
이런 우려가 실제 사례로 확인된 곳이 있다. 2025년 12월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와 컨슈머리포트, 미디어단체 모어 퍼펙트 유니언이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인스타카트는 인공지능 가격 최적화 소프트웨어 에버사이트를 이용해 소비자마다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실험을 대규모로 진행해 왔다. 조사팀은 4개 도시에서 437명의 쇼핑객을 대상으로 같은 시각, 같은 매장에서 같은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게 한 뒤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상품의 약 74%가 서로 다른 가격이 제시됐고, 동일 상품의 가격이 최대 다섯 가지로 나뉜 경우도 있었다. 워싱턴 D.C.의 한 세이프웨이 매장에서 판매된 시그니처 셀렉트 콘플레이크는 같은 시각에 2.99달러(약 4,200원), 3.49달러(약 4,900원), 3.69달러(약 5,200원)로 최대 23% 차이가 났다.
이 우려는 지난 4일 연방 상원 청문회로까지 번졌다. 조시 홀리 미주리주 상원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원 법사위 산하 범죄·테러대응 소위원회는 기업들의 인공지능과 소비자 개인정보를 이용한 개인별 차등 가격 책정 여부를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가 다룬 핵심 개념은 이른바 ‘서베일런스 프라이싱’으로, 쇼핑 이력과 위치정보, 온라인 활동, 가족 구성 정보 등을 이용해 한 소비자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 최대 가격을 추정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홀리 의원은 이를 “미국 역사상 최대 사기극 중 하나”라며 “AI 산업과 거대 기업들이 결탁해 모든 미국 소비자를 상대로 이것을 실행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월마트와 크로거의 전자가격표가 직접 거론됐다. 증인들은 종이 태그와 달리 원격으로 거의 즉각 가격을 바꿀 수 있는 전자 가격표가 온라인 쇼핑에서 쓰이던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기반 가격제를 지지하는 쪽은 이 기술이 맞춤형 할인이나 로열티 혜택 제공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한 반면, 비판하는 쪽은 소비자가 자신의 어떤 정보가 수집되고 그것이 눈앞의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홀리 의원은 기업들이 로열티 프로그램과 온라인 활동을 통해 고객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한 크로거 고객이 회사로부터 자신에 대해 작성된 62페이지 분량의 쇼핑 프로필 사본을 받은 사례를 인용했다.
크로거 고객에게 전달된 62페이지 분량의 쇼핑 프로필은 회사가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 않다는 기존의 부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실관계다.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와 별개로, 개별 고객에 대해 그만한 분량의 프로필을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데이터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월마트와 크로거의 전자 가격표가 인스타카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개인별 차등 가격에 쓰이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두 회사가 부인하는 동안 소매업계 전반에서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사한 가격 실험이 실제로 진행됐고, 그 실험은 규제기관이 개입한 뒤에야 중단됐다. 이제는 연방 상원 소위원회가 같은 사안을 공식 조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 WALMART CAUGHT CHANGING PRICES IN REAL TIME – WHILE A CUSTOMER IS SHOPPING
A man filming inside Walmart says he watched a digital price tag change right in front of him as he walked up to buy a cup.
“I’ve never been in a store and watched the price go up right in front of… pic.twitter.com/C3zAYZwg9x
— HustleBitch (@HustleBitch_) January 5, 2026
They’re Watching You Shop, And Charging You Extra for It | Surveillance Pricing Is Here. It’s Creepy. And It’s Coming for Your Wallet. (links in comments)
You’ve probably noticed it without realizing. You pull up the same TV for sale on your phone and your laptop and the prices… pic.twitter.com/BUGRzwSPYE— Prescott Pulse (@prescottpulse) August 9, 2026
🚨 JOSH HAWLEY EXPOSES WALMART’S CREEPY SHOPPING CART PATENT — IT TRACKS YOUR HEARTBEAT
Senator Josh Hawley just went off after revealing a real Walmart patent.
Walmart has patented a shopping cart that uses sensors to track:
• How fast you’re pushing the cart
• Your heart… pic.twitter.com/bMZf8FuFON— HustleBitch (@HustleBitch_) August 7,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