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전, 하이재커 2명과 사우디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있는 영상이 공개되다

9/11 테러 전, 하이재커 2명과 사우디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있는 영상이 공개되다

CBS, 폭스뉴스 국가안보 수석 기자 출신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캐서린 헤리지가 2001년 9월 11일 테러를 감행한 하이재커 2명이 공격 1년 반 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와 함께 있었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헤리지는 이번 주 하이재커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정보당국 사이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다룬 새 보고서의 일환으로 이 영상을 공개했다.

 

2000년 2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는 ‘환영회’로 소개된 만찬이 열렸다. 이 자리를 촬영하던 영상 기사는 행사 주최자인 오마르 알바이우미로부터 실내 한쪽을 촬영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카메라가 순간적으로 해당 구역을 비췄다.

 

헤리지와 취재팀은 이 장면을 정지시켜 촬영이 금지됐던 구역에 앉아 있던 인물들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이들 중 한 명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소속 종교 담당 관료인 무함마드 알카타니로 파악됐다. 같은 자리에는 훗날 9/11 테러를 감행한 하이재커 나와프 알하즈미와 칼리드 알미드하르도 참석했다.

 

전 국가방첩안보센터 국장을 지낸 빌 에바니나는 헤리지와의 인터뷰에서 하이재커와 사우디 정부 관계자 사이의 이 같은 직접적 연결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중대한 사안’이라고 표현하며, 이 영상이 9/11 위원회에 제출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헤리지가 입수한 FBI 문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이슬람업무국 소속 직원이었던 아델 알사드한과 무타이브 알수다이리가 미국 내에서 ‘선발대’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 당국은 이 두 사람의 존재와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하이재커들이 미국에 도착한 뒤 이들을 도울 인물들을 물색하는 역할을 했다.

 

이는 연방 수사당국이 테러 공격 전후로 하이재커들을 지원한 외국 조직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 헤리지의 전체 조사에는 이 밖에도 비공개 정부 기록, 하이재커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추가적 연결고리, 알카에다와 연관된 FBI 접촉선에 관한 증거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영상 공개로 25년 넘게 논란이 이어져 온 9/11 테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와 하이재커들의 연관성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드러나 있었다. 2002년 9/11 관련 의회 합동조사를 공동 주도했던 전 상원 정보위원장 밥 그레이엄은 이후 10년 넘게 조사 보고서 부속 문건인 28쪽 분량 자료의 공개를 요구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 문건을 계속 비공개로 유지했으나, 그레이엄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초당적 압박 끝에 2016년 7월 하원 정보위원회가 문건 공개를 승인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과 하이재커들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최초의 공식 자료였다.

 

같은 해 미국 의회는 9/11 유가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테러지원국에대한사법정의법(JASTA)’을 통과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백악관은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법안 철회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였다. 그러나 의회는 상원 97 대 1, 하원 348 대 77이라는 압도적 표결로 거부권을 무효화했다. 이는 오바마 임기 8년 동안 유일하게 뒤집힌 거부권으로 남았다.

 

훗날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테러 공격을 감행하게 될 두 사람은 2000년 초 캘리포니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영상과 문건은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P, 로이터, ABC, NBC, 폭스뉴스 등 주요 매체에서 다뤄지지 않고 있다. 수사당국이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무엇이 감춰졌는지, 하이재커들의 미국 내 지원망이 실제로 얼마나 깊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이번에도 큰 반향 없이 묻힐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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