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샤이머 교수, “이란 전쟁 몇 주 안에 못 끝내면 세계 대공황 올 수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 “이란 전쟁 몇 주 안에 못 끝내면 세계 대공황 올 수 있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가 이란 전쟁이 조속히 끝나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대공황에 가까운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대 정치학과 석좌교수인 존 미어샤이머가 9월 24일 언론인인 크리스 헤지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는 이란을 굴복시킬 군사적 수단이 남아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2월 28일부터 4월 8일까지 40일간 이란을 공습했으나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핵심 무기 재고가 부족해 공습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에서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며 중간선거 뒤에 전쟁이 끝난다고 예고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공습으로 이길 방법이 있다면 지금까지 미룰 까닭이 없다며 선거 후 대규모 공습설에 신빙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전쟁이 9월 8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대되면서 사우디 원유의 수출길이 대부분 막혔다. 7월 13일 사우디가 후티 장악 지역인 예멘의 주요 공항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에서 후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홍해 쪽 수출항인 얀부까지 공격했다. 이란에 우호적인 이라크 민병대는 사우디를 가로질러 얀부로 이어지는 송유관의 펌프 시설 세 곳을 타격했다. 하루 400만 배럴가량을 실어 나르던 송유관은 재가동 뒤에도 그 40%인 약 160만 배럴만 보내고 있다. 사우디는 9월과 10월에 원유를 공급할 수 없다고 유럽에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20일 후티 반군 공격 계획을 취소했다. 사우디는 9월 10일 두 차례, 17일 한 차례 미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앞의 두 번을 거절한 뒤 세 번째 요청에는 공격 의사를 내비쳤다가 사흘 만에 물러섰다. 군 장성들이 후티를 이길 수 없고 감당하지 못할 무기만 소모하게 된다고 조언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미국이 2025년 3월 후티와 전쟁을 시작해 두 달 만에 승리를 선언하고 물러난 것도 이길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며, 지금은 무기 재고가 그때보다 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허용하는 나라와 공항까지 제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8월 24일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에 2차 제재를 가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으나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가 동참을 거부한 뒤에 나온 조치다. 7월 14일 시작된 두 번째 해상 봉쇄는 이란 선박 대부분을 막고 있지만 이란이 항복 직전까지 몰렸다는 징후는 나오지 않았다. 이란 수출 원유의 80%를 사들이는 중국은 항공기로 군사 장비를 실어 보내고 있고, 베선트 장관의 발표 뒤에도 이란 항공기가 중국에 착륙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2억 8,500만 배럴까지 줄었다. 비축량이 2억 5,000만 배럴 아래로 내려가면 원유를 저장한 지하 저장고가 심각하게 손상될 위험이 있어 더 꺼내 쓸 여유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전쟁 전 하루 1,200만 배럴을 수입하다 700만 배럴로 줄였던 중국은 현재 900만 배럴을 들여오며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충격을 덜어 준 비축유 방출, 중국의 수요 감소, 사우디의 홍해 우회 수출이 모두 한계에 이르렀고, 미어샤이머 교수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한층 빨라진다는 데 동의했다.

 

세계 2위 디젤 생산국인 러시아가 디젤 수출을 중단했고, 1위 생산국인 미국도 수출 중단을 논의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 부족이 심각해진 가운데 사우디 원유마저 끊기면서 유럽이 받는 압박은 더 커졌다. 헤지스는 세 가지 완충 장치가 작동하던 때에도 디젤, 휘발유, 비료 가격이 50% 올랐다고 지적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원유와 디젤 공급난, 물가 상승, 채권 시장 상황을 함께 거론하며 세계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과 대화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는 2029년 1월까지 협상하지 않겠다던 입장에서 물러선 것이지만, 논의는 교전 중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 제재와 배상금, 동결 자산 해제에 집중돼 있고 핵 문제는 뒤로 밀렸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세계 경제가 악화될수록 이란의 협상력이 커지기 때문에 이란이 큰 양보를 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이란을 압박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미국이 전쟁에 발이 묶이거나 패배하는 편이 중국과 러시아에 유리해 두 나라가 돕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전쟁을 끝내지 못하면 경제 충격이 10년 넘게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공황은 1929년부터 2차 세계대전 무렵까지 계속됐고, 1973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금수 조치도 여러 해 동안 후유증을 남겼다. 전쟁의 장기적 경제 결과를 예측하는 경제학자는 드물고 주류 언론만으로는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6월 17일 이란과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대공황 당시 대통령이던 허버트 후버처럼 되고 싶지 않다며 ‘경제적 재앙’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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