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애틀 시의회가 제니 더컨 시장의 경찰 예산 삭감 법안을 기각하는 데 성공했다.
시애틀 시장인 제니 더컨은 지난 6월에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와 안티파 시위대가 시의 일부 지역을 점거하고 자치구역을 선포하는 걸 허용하는 동시에 경찰을 자치구역에서 물러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6월 한 달 동안 시위대의 자치구역에 해당되는 6개 블록에 강도, 강간, 살인 사건을 포함한 범죄율이 525% 급등했다. 그제서야 더컨 시장은 경찰의 시위대 자치구역 ‘CHOP’의 진입을 승인했다.
법무장관인 윌리엄 바는 민주당 소속의 더컨 시장이 시위대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더컨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법무장관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평화로운 시위를 진압하려고 한다고 맞섰다.
더컨 시장은 더 나아가 시애틀 경찰국장의 사임을 포함한 연간 예산 삭감 법안을 제안했고 법안은 8월에 통과됐다. 그러나 시애틀 시의회는 시장이 제안한 경찰 예산 3백만 불 삭감 법안을 7대2로 간신히 기각했다.
시애틀 시의회 의장인 로레나 곤살레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종적 심판, 3억 불 예산 부족, 유행병, 기후 위기, 노숙자 위기, 연방 리더십 부족 등 속에서 우리의 근본적인 의무는 예산의 균형 유지와 시애틀의 가장 취약한 시민들의 필요 충족에 있습니다.”
CNN은 8월 25일에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흑인 제이콥 블레이크의 사망 후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와 안티파 시위대가 방화를 저지른 위스콘신주 케노셔의 현장을 보도하면서 ‘경찰 총격 후 불에 타고 있지만 대체로 평화로운 시위’라는 설명을 붙였고 시위대가 ‘폭력을 통해 평화를 추구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대체로(mostly)’가 사용된 반어적인 의미를 가진 밈이 유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형 산불을 가리켜 ‘불에 타고 있지만 대체로 평화로운 산불이 캘리포니아를 파괴한다’라고 적은 밈이 인기를 얻었다.
민주당과 일부 언론의 경찰 예산 삭감 지지 속에서도 미국인들은 ‘대체로’ 경찰력을 줄이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위가 격렬했던 5월 29일과 30일에 실시된 YouGov의 여론조사에서 경찰 예산 삭감에 65%의 응답자들이 반대했다. 6월 23일에서 7월 6일까지 실시된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응답자 중 ‘지역사회에서 경찰을 덜 보고 싶다’는 답변은 19%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