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립학회, ‘비행기를 타려면 농지 절반을 포기해야 한다’

영국 왕립학회, ‘비행기를 타려면 농지 절반을 포기해야 한다’

영국에서 친환경 항공 여행이 가능하려면 현재 농지의 절반을 바이오 연료 생산에 할당해야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영국 왕립학회는 영국 항공사가 매년 사용하는 1,230만 톤의 재래식 제트 연료를 친환경적인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려면 전체 농지의 절반을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해 전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화석연료의 대안인 바이오 연료는 식물로서 성장하는 단계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연료로서 탄소를 덜 배출한다. 왕립학회는 녹색 항공의 또 다른 대안으로 언급되는 수소에 대해서는 영국 전체 풍력 및 태양 에너지 생산량의 3배가 필요하다고 말해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그랜트 셰프스 당시 교통장관은 2040년까지 모든 국내 항공편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제트 제로’로 만들고 2050년에는 모든 국제 항공편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왕립학회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연구를 주도한 카디프 대학의 화학과 교수 그레이엄 허칭스는 비행기 이용이 현재 영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가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어진 바이오 연료가 항공기, 공항, 유조선의 설계를 크게 변경하지 않고 사용될 수 있는 점을 큰 장점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허칭스 교수는 현재 영국의 전체 농지의 절반에서 식량 재배를 중단해야만 녹색 항공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추정으로는 적어도 영국 농지의 50%가 (바이오 연료 재배에) 사용되어야 합니다.”

 

영국의 BBC는 2020년 2월에 기후변화를 위해 여객기 이용을 포기할 것을 제안했고, 2022년 11월에는 기사 ‘우리는 기후변화를 위해 여객기 이용을 말아야 할까?‘에서는 잦은 비행기 이용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영국인이 소비하는 식량 생산의 절반을 포기하는 것은 당장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이 아니기 않기 때문에 왕립학회의 이번 연구는 대중의 비행기 이용을 제한하는 방향의 정책 형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7명 중 1명이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기로 동의한다고 홈페이지에서 주장하고 있다. 왕립학회의 이번 결론은 2021년 6월에 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인 ‘지속 가능한 여행의 새로운 시대가 이륙을 준비한다‘의 주장과 일치한다.

 

프랑스는 2021년 4월에 철도로 2시간 반 이내로 이동이 가능한 지역 간의 여객기 이용을 막는 법안을 논란 속에 통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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