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내무장관인 호르스트 제호퍼가 준비 중인 유럽의 이민 시스템 개혁안이 드러났다. 언론에 유출된 4장 길이의 초안은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할당된 이민자들을 의무적으로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은 불법 이민자가 유럽에 처음 도착한 국가가 보호시설을 제공하도록 규정한 기존의 더블린 조약을 대체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 중동에서 집단으로 도착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남부 유럽 국가들인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유럽연합에 더블린 조약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책임 분담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2015년 7월과 9월에 유럽연합은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도착한 각각 4만 명, 12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할 것을 다른 회원국들에게 요구했으나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는 반대하면서 아직까지도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제호프 장관은 유럽난민보호시스템(CEAS) 개혁안을 유럽위원회 의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에게 12월 2일에 제출했다. 폰 데어 라이엔 의장은 2020년 2월에 정식으로 개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럽재판소는 2017년 9월에 유럽위원회가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 난민 수용을 강제할 법적인 권리가 있으며 유럽회원국들은 유럽위원회의 난민 수용 명령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고 판결했었다. 그러자 더블린 조약에 서명했던 유럽연합 회원국 중의 일부가 유럽연합이 유럽재판소를 통해 기존 조약에 없던 내용을 회원국의 동의 없이 추가한 셈이라고 반발했었다.
프랑스의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월에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 총리인 주세페 콘테와의 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이 이민자들을 자동으로 수용하는 시스템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었다. 그는 유럽연합에 이민자들을 자동으로 수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를 거부하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심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최근 체코의 총리인 보후슬라프 소보트카는 체코 통신사인 CTK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불법 이민을 반대합니다. 우리는 또한 유럽에서 살려고 하는 밀수단을 허용하길 거부합니다. 우리는 할당제를 거부하며 이 문제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다면 저는 놀랄 것입니다. 유럽위원회가 이것을 멈추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해 개정안에 대한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