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을 대문자로 표기하기는 AP 통신, ‘모두의 생명이 중요하다’ 발언은 인종차별

흑인을 대문자로 표기하기는 AP 통신, ‘모두의 생명이 중요하다’ 발언은 인종차별

세계 최대 통신사인 미국의 AP가 앞으로 흑인을 표기할 때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기로 결정했다.

 

AP의 부사장인 존 데이니제프스키는 흑인을 가리킬 때 대문자 Black으로 표기하고 소문자 black은 사람이 아닌 색을 나타낼 때만 사용한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발표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벌어지면서 언론인들 사이에 흑인의 영문 표기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데이니제프스키 부사장은 히스패닉(Latino), 아시아계 미국인(Asian American),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처럼 흑인도 대문자로 표기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미 몇 년전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는 스타일과 언어에 대해 논의하면서 수용의 필요성과 우리의 스토리텔링, 그리고 언어의 진화에 대한 존중을 포함한 많은 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와 USA 투데이, NBC 뉴스는 지난주에 흑인을 대문자로 표기하기로 결정했고, 전국 흑인 언론인 협회는 다른 언론사들도 이를 따를 것을 촉구했었다. 그러나 백인에 대해서는 소문자 white을 쓰는 관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반발을 의식한 AP는 백인을 여전히 소문자로 표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흑인(Black)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왔다고 하더라도 뚜렷한 역사를 갖고 있고 문화적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백인(white)은 일반적으로 같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는 54개의 국가에 12억 명의 흑인이 2천 개가 넘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 흑인이 백인과 달리 역사적, 문화적 공통점이 있다는 AP의 해명이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퓨 리서치 센터는 미국의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 시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여 인종별 참여 비율을 발표했다. 가장 참여 비율이 높은 인종은 46%를 차지한 백인이었다. 다음은 히스패닉으로 22%, 흑인은 17%, 아시아인은 8%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젊은 백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참여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가 흑인의 인권보다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시위로 변질되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모든 생명이 중요합니다”라고 적은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국의 2019년 올해의 수영복 수상자는 수상이 박탈되었고, NBA 팀인 새크라멘토 킹스의 TV 중계를 32년간 맡은 그랜트 네이피어는 “한 명, 한 명 모두의 생명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해 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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