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 중 2019년 4월 런던 경찰에 체포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미국 송환은 피했지만 보석은 허용되지 않았다.
영국 법원은 미군의 2010년, 2011년 기밀 통신문을 공개해 컴퓨터 해킹, 스파이 활동 등 총 17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된 어산지를 건강 상의 이유로 미국에 송환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버네사 바레이처 판사는 어산지의 활동이 언론인의 역할을 넘어섰다고 인정했지만 어산지를 미국으로 송환할 경우 자살을 포함한 심각한 건강 상의 위험이 존재하므로 송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가 이후 법원에 출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보석은 허용하지 않았다.
미 법무부는 영국 법원의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항소는 현재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최소한 여러 달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음 항소에서 패배할 경우 다시 항소해 영국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갈 수 있다.
어산지는 스웨덴에 머물던 2010년 11월 한 여성에 의해 성폭력 신고를 당했고 스웨덴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그가 런던으로 돌아온 사이 스웨덴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하자 어산지는 에콰도르 정부의 도움을 받아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스웨던 검찰은 어산지를 성폭력으로 기소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기소를 취하했으나 영국 법원은 스웨덴의 기소가 유효하며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했다. 에콰도르의 정권이 바뀌며 어산지의 시민권을 취소하자 영국 경찰은 그를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했다.
런던 동남부에 있는 벨마쉬 감옥 독방에 수감되어 있는 어산지는 미국 법원으로 송환되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75년형을 받을 수 있다. 그가 미국에서 받고 있는 혐의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벌인 전쟁 범죄가 담긴 50만 건의 군 기밀 파일과 관련이 있다.
멕시코 대통령인 안드레스 오브라도르는 어산지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락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어산지의 모국인 호주의 총리인 스콧 모리슨도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집으로 편히 돌아와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