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를 기소한 미국 법무부의 주요 목격자가 기소의 근거가 된 중요한 진술을 번복했다.
아일랜드 국적의 시구르두르 잉기 토르다손(28세)은 십 대 시절인 2010년과 2011년 위키리크스의 자원봉사자로 근무했으나 5천 불을 받고 FBI 정보원으로 변신한 후 어산지가 개인적으로 해킹을 지시했다고 주장해 미 법무부의 어산지 기소에 중요한 목격자가 되었다.
미성년자 성폭력, 금융 사기의 전과가 있는 토르다손은 지난 26일 아일랜드 언론사인 스툰딘과의 인터뷰에서 기소에 사용된 자신의 핵심적인 진술들이 거짓이며 어산지가 해킹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영국 감옥에 수감 중인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영국 법원은 어산지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송환을 거부한 상태다.
미군의 이라크 전쟁 범죄가 담긴 미 육군의 기밀 문건 등을 해킹하고 유출한 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어산지는 미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최고 17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소에서 가장 핵심 범죄 혐의인 해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는 순간,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내부고발자로부터 받은 정보를 공개하고 보도하는 건 모든 언론사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소장에는 2008년 아이슬랜드의 경제 위기의 계기가 된 부실 대출 사건이 언급되고 있다. “어산지 씨와 십 대가 나토 국가 1의 은행으로부터 훔친 파일을 해독하려고 공동으로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토르다손이 번복한 증언에 따르면, 당시 파일은 어산지의 지시를 받고 훔친 것이 아니라 이미 은행 내부고발자에 의해 유출되어 온라인 상의 많은 이들이 이 파일을 해독하려고 애쓰는 중이었다.
토르다손은 위키리크스에 근무하던 시절의 채팅 기록을 공개했다. 이 기록에는 위키리크스 내의 누구로부터도 해킹을 지시받은 내용이 없다. 2012년 위키리크스는 수석 보좌관 또는 통신 책임자의 공식 직책을 요구하고, 제보받은 문건을 절차 없이 공개하는 등 문제를 일으킨 토르다손을 아일랜드 법원에 횡령 및 사기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토르다손은 FBI가 제공한 5천 불과 함께 자신의 기소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산지는 토르다손이 공개한 채팅 기록에서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네가 옳든 그르든 모든 혐의에 대해 널 보호하고 네 편이 되어줄게… 하지만 그 대가로 완전한 충성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