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를 거래할 때 미국 달러를 사용하던 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관료를 인용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중국과 거래할 때 미국의 달러가 아닌 중국의 위안을 사용하는 안을 고려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역학 관계가 극적으로 변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바뀌었고,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며 사우디에 많은 수익성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우디 왕가에 제공해왔다.”
중국은 작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수입이 크게 늘기 시작해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를 제치고 중국이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국가이다.
마찬가지로 사우디아라비아도 2018년부터 다시 미국보다 중국에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는 중국에 대규모 석유화학 정제소를 건설하고 있다고 지난주에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내린 후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원유 증산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페트로달러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또한 미국은 사우디의 적대국인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이란과 핵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거의 반세기 동안 미국 달러로만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위안화를 받는 사우디의 정책 변화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의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예멘 전쟁에 대한 지원 부족,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에 대해 사우디가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유명 투자 전략가인 졸탄 포자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지위가 약해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위기가 끝나면 미국 달러는 훨씬 더 약해지고, 반대로 위안은 원자재 바구니의 지원을 받아 더 강해질 것입니다. 브레튼 우즈 시대는 금괴가 뒷받침 했고, 브레튼 우즈 II는 내부 화폐가 뒷받침 했으며, 브렌튼 우즈 III는 금괴와 기타 원자재가 뒷받침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