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러시아와의 잠재적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밀 문서가 유출되었다.
독일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하여 군 예산을 매년 늘려간다는 계획이 올해 9월에 작성된 68페이지 길이의 군 내부 기밀 문건에서 확인되었다고 슈피겔이 보도했다.
독일 연방군 사령관 에버하르트 조른이 러시아가 독일을 공격하는 시나리오 하에서 독일군의 군사력 강화 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전쟁은 다시 현실이다”라고 적은 이 문건은 전쟁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군사비 지출을 늘려 독일이 전 세계에서 3번째 군사 강국이 되는 야심찬 목표를 드러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소규모의 특수군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이 문건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비하여 군사 조직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에게 전환점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위협으로 지목하고 독일의 재무장을 준비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매년 500억 유로의 군 예산과 1천 억 유로의 특별 방위 기금을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의회는 이 특별 기금을 지난 6월에 승인했다.
로이터는 독일이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를 매년 군사비에 투입하여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군사비 지출국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일의 군 예산은 2023년에는 거의 600억 유로, 2024년은 700억 유로 이상, 2030년에는 800억 유로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나토 내에서의 독일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올해 9월에 독일은 나토의 이름으로 러시아 국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에 병력을 추가 배치했고 10월에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나토 훈련에는 약 5천 명의 독일군이 참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재무장으로 통해 유럽의 군사 강국으로 다시 나설 명분을 얻었다고 말한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안보연구센터의 콘스탄틴 블로킨은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공포증은 워싱턴과 바르샤바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군사력을 늘리기 위한 명분으로 이용된다. 베를린은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을 재무장의 기회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