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범을 석방한 미국

9/11 테러범을 석방한 미국

주류 언론이 중국 스파이 풍선 사건 보도에 몰두하는 가운데 9/11 테러범이 석방되었다.

 

 

미국의 CIA가 쿠바의 관타나모에서 운영하는 비밀 감옥에 수감 중이던 마지드 칸(42세)이 현재 벨리즈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칸의 법무팀이 지난 2일에 성명을 발표했다.

 

“관타나모에서 16년 이상을 보내고 군사위원회 형을 마친 지 거의 1년이 지난 오늘, 마지드 칸이 미국 당국의 탄원 및 협력 합의에 따라 벨리즈로 이송되었습니다.”

 

“그는 2006년 9월에 CIA의 비밀 구금에서 관타나모로 이송되고 석방된 첫 수감자이고,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으로 제3국 재정착을 허용한 사례입니다. 칸 씨와 그의 법률팀은 벨리즈가 그에게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칸은 미국과 벨리즈 정부에 감사를 전했다. “저는 삶에 주어진 다시 한번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입니다.”

 

“저는 많은 해 전에 해야 했던 일들을 깊이 후회하고 만회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아프게 한 사람들과 신에게 용서를 계속 구할 것입니다.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20년 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고, 저도 많이 변했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 특히 벨리즈인들에게 생산적이고 법을 준수하는 사회의 일원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믿어줘서 고맙고,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미 국무장관 앤서니 블링컨은 작년 9월에 벨리즈의 총리를 만나 칸의 이주를 논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관타나모 수감자 두 명을 추가로 제3국으로 석방할 계획이다.

 

칸은 9/11 테러 당시 미국의 볼티모어 카운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버지니아주의 한 IT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파키스탄 국적자인 칸은 알카에다의 돈 전달책으로 활동하면서 9/11 테러와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의 암살 시도에 가담했다.

 

2003년에는 11명의 사망자와 수십 명의 부상자를 일으킨 자카르타 호텔 폭탄 테러에 사용된 돈을 태국으로 운반하기도 했다. 2012년에 26년 형을 받았지만 유죄를 인정하고 CIA의 고문을 받는 등 미 당국에 협조한 대가로 국방부 법무관으로부터 11년 이하의 감형을 받았다.

 

칸은 2021년 선고 공판에서 장시간 천장 빔에 매달린 채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하도록 얼음 물을 뿌리고 구타, 물고문, 강제 관장, 성폭행, 굶주림 등 CIA의 ‘강화된 심문(enhanced interrogation)’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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