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보일러를 금지하는 독일

가스 보일러를 금지하는 독일

독일 정부가 석유 및 가스보일러의 사용을 금지함에 따라 독일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올해 4월에 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친기업자유민주당(FDP)으로 구성된 독일 연합 정부는 독일에서 가장 흔한 수단인 가스와 석유 난방을 금지하기로 합의한 후 녹색 경제 및 기후 장관 로베르트 하벡이 상정한 ‘건축 에너지법’ 초안이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독일은 2045년까지 기후 중립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독일 가정의 80% 이상이 화석연료 기반의 난방을 사용하고 있어 국가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 있었다. 독일 연합 정부 내에서 새로운 건축 에너지법을 찬성하는 의원들과 주택을 소유한 독일인들의 비용 증가를 염려하는 의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독일은 당장 내년부터 독일 가정의 화석연료 기반의 난방 의존도를 65% 이하로 줄여야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난이 심화되면서 2025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법안은 사실상 내년부터 모든 신축 건물의 재래식 가스 및 석유 난방 시설을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2045년부터는 독일 전체에서 화석연료 기반의 난방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모든 기존의 난방 방식은 전기 열 펌프 방식으로 대체된다. 독일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 설비의 80% 이상을 전기 열 펌프가 차지하고 나머지의 대부분은 지역난방이 맡는다.

 

이와 같은 급진적인 변화에 따른 논란의 중심에는 높은 전환 비용이 있다. 전기 열 펌프는 기존 난방 시스템보다 최소한 두 배 더 비싸다. 최근에 언론사 빌트는 독일인의 61%가 전기 열 펌프 비용을 걱정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주택 소유자뿐만 아니라 세입자들도 건축 에너지법 채택에 대한 우려가 있다. 독일은 유럽에서 세입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고, 주택 소유자가 세입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전환 비용의 20~40%에 해당되는 보조금 지급과 80세 이상의 주택 소유자 또는 사회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의 면제를 제안한 상태이다.

 

빠르면 올해 여름에 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건축 에너지법은 야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고 여당인 사회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어 결국에는 수정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총리는 개정안이 채택되더라도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고 못을 박고 있다.

 

“하지만, 저는 기본 구조가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기 및 가스 보일러 사용 금지는 독일 정부에 2028년까지 약 100억 달러(약 13조 7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숄츠 정부는 열 펌프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감소와 풍력 및 태양열 용량의 확장으로 비용을 절반 가까이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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