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립 학교 도서관에서 책들이 사라지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가에 위치한 에린데일 고등학교 도서관 책들의 절반이 사라졌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해리 포터, 헝거게임 등은 더는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지난주에 10학년이 된 레이나 다카타는 올해 5월부터 도서관에 책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증언한다. “올해, 학교 도서관에 왔는데 책이 전혀 없는 빈 선반들이 줄지어 있었어요.”
다나카는 도서관 직원으로부터 책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 선반이 더 비어 보이는 건 2008년 이전에 출판된 모든 책을 치워야 하기 때문이에요.”
펠 학군 위원회(PDSB)는 2008년 이전에 출판된 책들에 대해 평등을 기준으로 책을 골라내는 작업을 지시했다. 사회적 포용성을 갖추지 못한 책들을 도서관에서 퇴출하기 위한 작업이다.
온타리오 교육부 장관 스티븐 레체는 위원회의 책 검열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서면으로 통보했다. “온타리오주는 새로운 책의 추가를 통해 우리 공동체의 풍부한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캐나다의 역사, 반유대주의 또는 유명한 고전 문학에 대해 교육하는 지난 수십 년 간의 책들을 제거하는 행위는 모욕적이고 비논리적이며 직관에 어긋납니다.”
소장 서적에 대한 대대적인 퇴출 작업을 진행 중인 건 에린데일 고등학교뿐만이 아니다. 전국의 도서관들에서 곰팡이가 피거나 훼손된 오래된 책들이 처리되고, 소장한 책들이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정보”의 원천이 되기 위한 ‘제초 작업’이 전개되고 있다.
다나카 학생은 평등이라는 이름 하에 역사가 도서관에서 지워지는 일을 염려하고 있다. “일본 수용소에 대해 쓴 작가들이 지워지고 일본계 캐나다인들에게 역사적으로 진행되었던 모든 사건들이 지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의 부모들, 은퇴한 선생들, 그리고 학생들은 학군 위원회가 출판 날짜를 기준으로 픽션과 논픽션의 책들을 모두 치운 사실에 주목한다. 그들은 포용성과 같은 주관적인 기준이 책의 선별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우려하고 있다.
이 도서관의 설립자인 톰 엘라드도 우려하는 학부모 중 한 명이다. “도서관에 들어가는 올바른 자료가 무엇인지, 잘못된 자료가 무엇인지에 대한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합니다.”
그는 학부모회, 교장, 위원회 이사와 대화를 나누고 지방 정부 관계자들과도 연락을 취했지만 올해 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지역 언론사인 CBC 캐나다는 위원회의 계획과 동기에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위원회는 학교 도서관의 책 선정하는 작업은 학군 위원회의 고유 소관이며, 이 작업은 6월에 이미 완료되었고, 단순히 발행일이 기준이 아니라는 짧은 성명을 내놓은 후 인터뷰를 거절했다.
성명은 “2008년 이전에 출판된 책들 중 손상되었거나, 부정확하거나, 인기가 없는” 책들이 제거되고 정확하고, 커리큘럼에 부합하고, 위원회의 계획을 따르며, 학생의 관심과 참여에 반응하는” 책들이 남는다고 설명한다.
“필 지역 교육 위원회는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책들이 학교 공동체와 더 넓은 사회의 다양성에 문화적으로 반응하고, 적절하며, 포괄적이고,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