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하고 무자비한 음모 – 서방의 예멘을 제거하기 위한 은밀한 작전

거대하고 무자비한 음모 – 서방의 예멘을 제거하기 위한 은밀한 작전

 

 

현재 예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칼럼을 익살이 님이 번역해서 보내주셨습니다.

 

출처:

Signs of the Times

https://www.sott.net/article/311578-Monolithic-and-Ruthless-Conspiracy-The-Wests-Obliteration-of-Yemen-by-Covert-Means

 

 


 

 

 

 

 

 

2015년 3월부터 사우디 아라비아의 일방적인 예멘 봉쇄가 시작된 이래, 아라비아 반도 내에서 반인류적 범죄가 대규모로 자행되고 있다. 언론인, 구호단체 또는 외교관들이 이 나라에 접근하기가 대단히 어렵지만, 흘러나오는 정보로부터 미루어 추측해보면 이 곳의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다. 2011년 이전의 시리아와 비슷한 수준인 2천5백만명의 인구를 가진 예멘에서 적어도 천육백만 명이 식음수를 찾지 못하고 있고 의약품 부족으로 6백5십만 명이 굶고 있으며, 1백7십만 명의 어린이들은 영양부족을 겪고 있다. 2015년 8월에 예멘을 방문한 국제적십자사 단장인 피터 마우어러에 의하면, 5개월 뒤의 예멘은 5년 후 시리아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전쟁은 누구의 전쟁인가? 서구언론은 사우드 가와 걸프만에 있는 군주들이 이란 정권에 의하여 지휘되었거나 적어도 조장된 위헌적 쿠데타에 대항하여 적법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를 세우려고 예멘에 개입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이 문맥에서 보자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민간인 폭격은 ‘실수’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많이 다르다.

 

 

예멘의 지정학적 위치

 

예멘은 숙명적으로 식민통치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나라다. 처음에는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고 지금은 워싱턴의 대리자인 사우디의 통치를 받고 있다. 인구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비슷하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다. ‘독립국가’ 예멘의 정부는 언제나 사우디의 재력과 극우 와하비스트들의 이슬람율법해석에 강력한 영향을 받아왔다.

 

그런데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 꽁지에 불이 붙었다. 이란이 미국의 경제제재로부터 해방되어 전 세계 에너지 무역에 당당한 플레이어로서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란은 사우디 아라비아보다 인구가 세배 가까이 많고 석유와 가스매장량은 사우디 못지 않으며,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강력한 무역/군사 동맹국을 업고 있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는 미국과 영국이 사우디에 의존하는 만큼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우디의 유일한 방편은 그들(영미)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다.

 

사우드 가와 월스트리트, 런던, 파리 등의 이해관계가 공통분모를 갖는 곳은 당연히 에너지 산업이지만, 그와 동시에 세계 무역로의 확보도 포함된다. 최첨단 기술이 범람하는 오늘날, 아직도 매우 오래된 재래식 기술이 여전히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항해이다. 전 세계 무역의 약 90%가 물 위에서 이루어진다. ‘파도’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법이다.

 

인프라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란이 중동에서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란은 이 세상에서 가장 바쁜 무역항로인 호르무스 해협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력이 영원히 이곳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미국의 보호가 사라지면, 걸프만 연안의 국가들과 사우드 가는 이란이 시장으로 파고 들어오는 것을 이란이 뜻하는 대로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우디에게는 홍해와 아덴만 사이에 위치한 또 다른 해협인 만데브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예멘에서 새롭게 등장할 독립적인 정부에게 빼앗기는 일만큼은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그들이 예멘 내의 후티 반군의 배후세력을 이란으로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우드 가는 자신들의 마키아벨리식 사고를 그대로 이란에게 투영시켜서 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사우드 가가 이란의 위치에 있다면, 바로 같은 시아파인 후티 반군을 조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전략이 지난 반세기 동안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슬람세계에서 구사해온 전략이다.

 

미국과 프랑스는 홍해의 건너편 지부티에 자신들의 군사기지를 갖고 있는데, 최근 중국이 그 지역에 자신들의 군사기지를 세우겠다는 의도를 강조했다. 중국은 21세기 실크로드라는 야심찬 계획 하에, 중국에서 인도양을 건너 아덴만, 홍해, 수에즈 운하, 심지어 지중해 연안에 이르는 곳까지 무역 허브와 군사기지 등을 세우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 일대의 나라들은 모두들 한결같이 중국 친화적이고 심지어 서구의 대규모 관련사업들은 이와 같은 계획 덕분에 큰 돈을 벌 수 있으리라고 흥분하기까지 한다. 문제는 ‘우주의 지배자’를 자처하는 특정 서구국가의 절대권력자들은 바다에 대한 독점적 지배권을 잃느니, 차라리 전 세계를 전화의 구렁텅이로 내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날 에덴만 양 연안에 위치한 소말리아와 예멘에서 극도의 혼돈과 무정부주의가 암세포처럼 퍼져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들 나라는 사실 중국과 유럽의 항해무역의 관문으로서 번영해야 맞다. 그러나 세계 헤게모니에 대한 독점적 장악을 추구하는 워싱턴의 전략적 결과물로서 두 나라는 황폐해졌다.

 

 

예멘의 봉기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알려진 예멘의 후티 족은 사실 민중적 혁명을 이끌고 있다. 이란의 정권과 같은 시아파이긴 하지만, 1990년대에 봉기한 이래로 종파를 초월한 다양한 계층에서 지지를 받아왔다. 민주적 개혁과 모든 이에 대한 사회정의를 표방해왔고, 그래서 곧잘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비견되어 왔다. 그러나 이란과의 연결은 거기서 끝이다. 이란이 군사적으로 후티 반군을 지원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역자 주: 2016년 10월 현재, 이란은 후티 반군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아덴만에 구축함 두 대를 파견하였다. 이는 최초로 이란이 후티 반군을 군사적으로 지원한 첫 사례가 된다. 그러나 이 기사가 쓰여진 시기인 2016년 2월 기준으로는 이러한 주장이 맞다). 이제까지의 이란의 후티 반군에 대한 지원은 정신적인 지지와 봉쇄된 예멘에 보내는 구호물자가 전부였다.

 

사우드가는 2009년에 후티 반군을 공격한 바 있다. 1994년 집권한 이래로 줄곧 사우드가를 달래왔던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요청에 의한 형태의 공격이었다. 예멘 민중들의 민주화에 대한 갈망과 후티 세력을 근절하려는 압둘라 살레와 사우드가의 연합 작전은 그을린 대지 작전(오퍼레이션 스코치드 어스)이라고 부른다. 이 작전은 한 미국 외교관에 의하여 ‘망상적이고 위험한’ 수로 폄하되기도 했다.

 

언제나 무자비하고 망상적인 행동을 하는 데 있어 수치를 모르는 미국은, 오바마 정권 하에서 80개의 공격대상을 삼은 그을린 대지 작전에 참가했다. 북 예멘 지역에서 드론, 폭격기, 전함을 내세워서 적어도 47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보고하였다. 이 만행은 이 지역에서 ‘아라비아 반도 내의 알카에다’라는 조직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정당화되었다. 나이지리아의 한 부잣집 아이가 속옷에 폭탄을 숨기고 자유국가로 떠나려하다가 붙잡힌 것이 그러한 세력의 증거라고 했다. ‘속옷 폭탄 테러’라는 촌극의 목적은 사실 예멘의 민주화 봉기를 탄압하기 위함이었다.

 

그 시기에 서구인들은 후티 반군에 대한 얘기를 거의 들을 수 없었는데, 2011년 봉기가 사실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사실 이것은 아랍의 봄 민중 봉기들 중에서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는 일들 중 하나였다. – 역자 주: 아랍의 봄은 친미 독재정권 중 워싱턴에게 있어 존재 이유가 다한 정권들을 민중봉기의 형태로 제거하기 위해 중앙정보국 등의 배후활동으로 일어난 인위적인 봉기였다. 그러한 아랍의 봄의 영향을 받아서, 예멘에서는 그 어떤 외부세력도 원하지 않던 진정한 의미의 민중봉기가 일어난 것이다). 예멘 민중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 때문에 사우드 가는 어쩔 수 없이 살레를 내쫓고 그의 오랜 세월 2인자였던 아브드 랍부 만수르 알 하디를 대신 내세웠다. 그러나 리더쉽이 결여된 알 하디는 진정한 변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단일 정부 수립만으로 달랠 수 없었다. 헌법 개헌이 채 이루어지기 전에 결국 후티가 2015년 1월에 수도인 사나아를 장악하였다. 알 하디와 그의 정부는 전원 사퇴하고 사우디로 도망쳤다.

 

아주 잠시나마 예멘은 식민주의로부터 탈피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듯 보였다. 그러나 사우드 왕가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다. 스스로 사퇴하고 달아났던 압둘라 살레가 자신의 사임을 번복하고 ‘위헌적인 쿠데타’를 전복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자 유엔안보리는 결의안 2201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에 의하면, 후티 반군은 정부의 모든 위치에서 즉시 내려올 것이며, 양측은 특정 기간내에 다음과 같은 조항들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였다. [1] 개헌, [2] 새 헌법의 찬반을 가리는 국민투표, [3] 새로운 법률 하에서 민주적 선거를 행할 것 등이 그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야누코비치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미국의 자세를 고려해볼 때,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했던 러시아 대표사절의 머리 속에서는 과연 어떠한 생각이 오고 갔을지 궁금하다. 2014년에 폭력적인 민중봉기가 일어나서 자신의 책무를 버리고 키에프를 떠난 야누코비치에게는 그 어떤 정통성도 남아 있지 않다고 미국의 대변인 얀 사키가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누코비치는 자신의 책무를 버린 적이 없다. 그는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도망친 것 뿐이었다. 압둘라 살레는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었지만 결코 후티 반군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낀 일이 없었다. 후티 반군은 압둘라 살레에게 총알 한 방 쏘지 않았다.

 

 

오바마 스타일의 ‘충격과 공포’

 

우리가 알고 있기로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미국의 사우디 대사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국의 공군이 후티 반군을 공습하는 결정적인 폭풍 작전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일이다. 9개국이 사우디의 군사행동을 지원했다.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수단,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그리고 바레인이다. 소말리아의 활주로가 동맹군들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얘기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소말리아는 현재 중앙정부라는 것이 존재조차 하지 않는 무정부 상태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사우디 대사의 기자회견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국은 사우디에게 운송과 군사정보면에서 지원을 할 계획이며, 공습에 관한 합동작전계획실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영국정부는 자국의 군사 전문가들이 풍부한 경험–시리아 리비아 그리고 이라크를 잿더미로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극우 와하비스트 정권과 협조하고 공격대상을 고르는 일을 기술적으로 도왔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것들은 사전에 미국에 의해 계획된 것으로 보이며, 이면에서는 국제법이나 유엔의 의무조항 등이 무시당했다.

 

예멘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시리아 사태와 매우 유사하다. 민중봉기가 잔악하게 탄압된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미국이 이 지역 꼭두각시 왕족을 뒤에서 조정하며 시민들을 학살하는 극악무도한 독재자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여기서 또 다시 서구언론이 지껄이는 내용이 사실과 극단적으로 다를 뿐 아니라, 정반대임을 알 수 있다. 혜성과 충돌하는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결코 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을 사우디는, 알 하디 정권에 민주주의를 포장하면서 동시에 가진 수단을 총동원하여 시리아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리던 중에 사우디와 걸프만 국가들은 미국과 영국 등에게서 구입한 무기와, 그나라에서 온 기술고문관들을 이용해서 갑자기 폭력적으로 예멘에 개입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들의 군대는 영국 등에서 온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서 카타르는 극히 최근에 와서야 자국인 조종사를 쓰기 시작했다. 카타르 공군은 대부분 나토를 방불케한다. 프랑스제 폭격기, 미국제 폭탄, 그리고 영국인 조종사와 기술자로 이루어져 있다.

 

2011년 리비아의 소멸 앞에서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밀려났듯이, 결정적 폭풍작전은 미국이 배후에서 꾸민 것으로, 9/11 이후 미국의 호전적 대외정책의 포장을 자유주의자 오바마의 취향에 맞게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부시 정권의 충격과 공포 작전과 다를 것 하나 없이 사우디라는 종속국가를 앞세워 배후에서 미국이 조정하여 예멘의 독립을 훼손시킨 것이다.

 

 

사우디와 서구의 전쟁범죄

 

그래서 도대체 그 미국와 영국의 전문가들은 사우디에게 어떤 대상을 공격하라고 알려주었을까? 공습은 반군에게 맞춰지지 않고 예멘의 일반 대중들에게 맞춰졌다. 우리는 이것으로부터 그들의 진정한 목적은 예멘이라는 나라를 송두리째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결론내릴 수 밖에 없다. 학교, 병원, 모스크, 일반 주택가, 난민수용소, 탁아소, 시장, 공장, 발전소, 식량저장고 이 모든 것이 사라졌다.

 

수도 사나아의 공항, 후다이다의 항구, 도로, 각국 대사관과 결혼식까지 모두 공격 대상이 되었다. 2015년 7월 24일, 사우디는 항만도시 모카(역자 주:모카 커피로 유명한 곳) 주변의 발전소와 주택가를 공습하여 적어도 120명의 민간인을 학살하였다. 모카의 발전소장인 바질 야파르 카심은 다음과 같이 보고하고 있다:

“폭격기가 아무런 경고도 없이 주택가를 공습했습니다.  이유를 모릅니다. 우리는 매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자와 어린이와 노동자가 밀집한 지역을 공습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주택가에서만 6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공격 이후 대여섯시간이 지난 후, 사우디는 인도적 차원에서 5일간 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2014년과 같은 형태로 5일간의 휴전을 선언한 것이다. 사흘 뒤 사우디는 다시 여러 지역에서 공습을 했고 시장과 호텔 등도 공격대상에 포함되었다. 마지막 휴전발표는 2015년 12월 15일에 있었고 원래 발표대로라면 7일간 지속되어야 했다. 그러나 휴전발표 직후 사우디는 바니 알 하다드라는 마을을 침략했고 그 직후 하쟈의 북부지역을 공습하였다. 이러한 일들로부터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다. 군사적 유리함을 얻기 위하여 의도적 거짓말을 하고 예멘 민중들을 공포와 충격으로 몰아붙여서 그들의 후티 반군에 대한 지지를 철회시키는 것이다.

 

일주일전 예멘 사태를 조사한 유엔 패널의 발표에 따르면, 사우디 동맹군은 민간인과 민간시설을 매우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공격했다. 수십억 달러어치 무기들을 사우디에 제공하는 일에 저항이 일어나자, 영국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중동부 장관인 토비아스 엘우드로 하여금 영국 국회에 나가서 유엔 패널의 보고서는 후티 반군이 퍼뜨리는 거짓말에 의하여 편향되었다고 거짓말하게 하는 일 뿐이었다.
테러의 신들에게 배운대로 사우디 연합군은 극악무도한 더블 탭 공습을 자행하였다. 더블 탭 공습이란 최초에 파괴력이 작은 폭탄을 투하하여 많은 구조자와 주변 민간인들이 폭격 장소로 몰리게 만든 다음, 그곳에 몰린 이들을 모조리 학살하기 위하여 커다란 화력의 폭탄을 동일 장소에 시간 간격을 두고 투하하는 공습을 일컫는다. 영국산 폭격기가 미국산 폭탄을 비처럼 투하시키는 와중에, 외부에서 들어온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그들은 실질적으로 카타르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육군에 해당하는 세력들이다)는 민간인 대부분이 공습 도피처로 쓰고 있는 모스크를 폭파시켜서 후티  반군을 지지하는 민간인들을 제거하고 외부로 흘러나갈 난민세력을 모두 없애고 있다.

 

경험 미숙과 풍요와 사치 속에서 겁쟁이로 자란 사우디 군은 결의로 똘똘 뭉친 후티  반군과 정면대결할 자신감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직접 쳐들어가는 대신 블랙워터와 같은 용병회사를 고용한다. 서구언론에는 일언반구도 나오지 않지만 예멘에서는 후티 반군과 싸우다가 전사하는 영국인, 미국인, 프랑스인, 남아공인, 호주인, 콜롬비아인 등이 넘쳐나고 있다.

 

언제나 피에 굶주려 있는 사우디는 이집트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에서의 군사 지원과 더불어 미국, 영국, 이스라엘의 폭격기 지원, 그리고 미국의 폭탄 지원을 약속받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신나게 한 건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을 것이다. 9개월의 기간 동안 사우디 아라비아는 예멘 내전 개입에 60억 달러를 허비하였다. 러시아-이란의 개입이 없고 큰 기적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원유가가 70% 급락하여 사우디 아라비아가 부채로 인해 디폴트를 선언할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한 것이 그나마 예멘 민중들이 한숨 돌리게하고 있다. IMF의 경고에 의하면,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금과 같은 지출을 유지할 경우, 2020년에 IMF에 손을 벌리게 된다고 한다.

 

 

난민 양산하기

 

서구인인들은 눈앞에 닥친 시리아 난민 위기 때문에 예멘 사태를 그동안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시리아 난민사태는 서구의 여론이 시리아의 정권교체를 지지할 수 있도록 정치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특히 유럽의 리더들은 난민들을 정체시켰다가 한 번에 통과하도록 ‘명령’받았기 때문에 시리아의 다에쉬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난민들이 한 번에 유입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쇼의 목적은 무슬림 난민들이 유럽 서구문명을 망가뜨리도록 놔두는 일에 있지 않았다. 이러한 일의 진정한 목적은 문명 간의 충돌을 조장시켜 9/11 이후의 장기 정책인 전 세계 모든 곳을 경찰국가화하는 데 있다. 당신이 자신을 이슬람교도인, 기독교인, 유럽인,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 전통주의자, 무신론자, 그 어떤 것으로 분류하고 인식하는지에 상관 없이 글로벌 엘리트들의 눈에 당신은 그저 문명을 파괴하는 개떼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더 나은 통제를 위해 테러를 하고 최면을 걸고 마취시켜야할 대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와중에 유럽은 예전에 미국이 하던 대로 전쟁으로 남겨진 것들을 주워담는 짓을 강요받는다. 바로 난민을 수용하는 일이다. 그 결과로 난민이 유입된 도시의 혼란이 증가하고 히스테리아와 분노로 가득찬 분위기가 조장되며 점점 파시스트의 향이 짙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예멘에서만 적어도 14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다. 2016년 말에는 2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예멘사태가 일어나기 직전, 이미 대부분 소말리아에서 예멘으로 유입해온 24만6천여 명의 난민들도 고려되어야 한다. 모두 합치면 50만 명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부유한 걸프만 국가들은 이 난민들의 유입을 불허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역자 주: 유럽)

 

2015년 6월에 구호물자를 두 차례 보냈던 이란을 제외하면, 예멘 사태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유일한 나라는 러시아이다. 러시아 또한 2015년 6월에 46톤의 구호물자를 항공편으로 보냈고 2개월전에는 23톤의 구호물자를 보낸 바 있다. 이란과 러시아는 이보다 더 많은 구호물자를 보내려 했지만, 예멘을 철저하게 공중과 해상에서 봉쇄하고 있는 사우디 군 때문에 번번히 회항해야만 했다. 러시아는 반군과 살레측에 휴전하고 개헌을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가 군사개입할 듯한 상황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가능하기도 하다.

 

현 상황은 예멘에게 지옥이고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또 하나의 킬링필드로서 나토 헤게모니를 위해 희생양으로 도륙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그나마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사태를 제대로 직시하고, 서구의 정부들이 예멘에서 대규모 양민학살을 일으키고 지지하고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특히 우리를 지켜준다면서 정반대로 우리를 혼돈과 무정부사태로 이끌어가고 있는 정치가들의 사기와 거짓을 깨닫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SNS등을 통하여 예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가급적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사우디에서 생산되는 것을 거절하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로부터 가까운 곳이던 먼 곳이던, 이런 전쟁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일을 외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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