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자유법에 의해 공개된 이메일에서 미군이 유전자 멸종 기술에 1억 불을 투자한 것이 드러났다.
유전자 멸종 기술은 말라리아 모기, 전염병을 옮기는 설치류 등의 동물이나 곤충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멸종시키는 기술로,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미국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이 전 세계에서 유전자 멸종 기술 개발에 가장 큰 후원자라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유엔의 생명다양성협약사무국(CBD)은 내년에 유전자 멸종 기술 연구를 중단시키는 안을 놓고 토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엔 외교관은 “많은 국가들이 이 기술이 미군의 과학기술 기관인 고등방위연구계획국에서 나오는 것에 염려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최첨단 유전자 편집 기술인 Crispr-Cas9은 리보핵산(RNA)을 이용하여 DNA 가닥을 절개하고 들어가 특정한 특성을 변경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만약 이 기술을 말라리아 모기에 적용시킨다면, 말라리아 모기의 성비를 조종하여 말라리아 모기 전체를 멸종시킬 수 있다.
고등방위연구계획국과 Crispr-Cas9 기술을 이용한 연구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토드 쿠이켄 박사는 고등방위연구계획국의 합성생물학 연구가 기밀로 분류되어 있어, 외부에서 구체적인 연구 내용을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쿠에켄 박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08년과 2012년 사이에 8억2천만 불을 합성생물학 연구에 투자했으며, 2012년부터는 주로 고등방위연구계획국과 군 기관들이 해당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Foreign Policy는 2016년 3월의 ‘군인이 없는 전쟁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특정 인종을 불임시키는 것이 먼 미래의 일일지 모르지만 피를 흘릴 필요가 없는 이상적인 무기로 언급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