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터키의 사우디 아라비아 영사관에서 10월 2일에 살해된 것으로 공식 확인된 언론인 카말 카쇼기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폭로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조건으로 선데이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카쇼기의 친구는 고인이 예맨전에서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에 대한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죽기 일주일 전에 만났었습니다. 친구는 기분이 좋지 않았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말하려 하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구는 증거가 되는 문서를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다음에 제가 들은 건 실종이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정권 탈취에 성공하자 친사우디 정부를 세우기 위해 2015년 3월에 예멘을 침공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수단의 연합군에 미국, 영국, 프랑스가 포함된 서방의 지원을 받고 있다.
카쇼기의 친구는 카쇼기가 언급한 화학무기가 구체적으로 백린탄이라고 언급하진 않았지만 과거 예멘에서 미국이 제공한 백린탄이 사용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걸 고려할 때 백린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산소에 반응하고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백린탄은 강한 연기와 열을 내뿜고, 신체에 접촉하는 순간 피부는 물론 장기까지 타들어 간다. 최근까지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상대로 사용했고, 10월 9일에는 시리아에서 미국 전투기가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러시아가 주장하기도 했다.
백린탄은 주로 아군의 움직임이 적에게 노출되는 걸 일시적으로 막기 위한 스모크 스크린의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작년 6월 7일 기사에서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과 인권 단체의 증언으로 볼 때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백린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었다.
화학무기금지협정은 백린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 않지만, 제네바 협정은 민간 구역에서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의도적으로 예멘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